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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섬선교정보 > Mission Research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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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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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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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의 종교갈등의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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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동산이 만일 지금도 존재한다면 아마 그 모습은 여러 면에서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섬과 유사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술라웨시는 이전에는 셀레베스라고도 불렸던 적이 있고, 인도네시아를 구성하는 주요 섬들 가운데 하나이다. 항상 비가 알맞고 충분하게 내리고 초지와 숲이 잘 잘달되어 있으며, 높은 산은 풍광이 수려하다. 또 군데군데 알맞게 호수들이 배치되어 있고, 해변에는 야자수가 잘 자라고 있다. 술라웨시섬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무려 50가지가 넘는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서로 종족은 다르지만 대체로 말레이족의 방계 종족들로 생각된다.
술라웨시의 역사는 격동의 연속이었다. 술라웨시가 서구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향신료 무역상들이 16세기에 이곳을 발견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두 나라의 무역상들은 당시 불라그족 해적들로부터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당시 불라그족은 술라웨시에서 가장 강력한 토착종족이었다. 유럽의 상선들은 이들 불라그족 해적들로부터 약탈을 당하기 일쑤였다. 이렇게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이 지역에서 별다른 재미를 못보고 물러난 18세기에 들어서 더치동아시아회사가 이 지역을 장악하면서 네덜란드의 지배가 시작되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들도 손아귀에 넣게 된다.
문화와 문명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술라웨시는 인도네시아의 변방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새로운 사조나 문화 혹은 기술의 혜택은 수마트라와 자바에만 전해질 뿐 술라웨시로는 좀처럼 넘어오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를 지배하는 역대 왕조들도 항상 자바와 수마트라에 권력기반을 공고하게 굳혀 놓고 한숨을 돌릴 만해야 비로소 술라웨시에 관심을 갖곤 했다. 술라웨시의 종교를 생각할 때 시대별로 크게 4분해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2세기 경 스리비자 왕조가 술라웨시에 진출하고서야 불교가 들어왔다. 스리비자 왕조가 몰락한 뒤에도 불교는 계속 이 곳에 남아 그 뿌리를 상당하게 내렸다. 그후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이슬람교가 인도네시아의 주요지역인 자바와 수마트라에 보급이 되었고, 이 두곳의 포교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자 술라웨시로 흘러들어왔다. 이슬람이 그 세력을 공고히 하고 술라웨시에 그 세력을 급속하게 확대하면서 불교와 힌두교는 거의 소멸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 곳에 기독교가 들어온 것은 1511년 당시 포르투갈의 정복자들이 술라웨시섬 근방의 또 다른 큰 섬인 멜라카를 정복하면서부터이다. 당시 멜라카섬을 지배하던 왕조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마지막 이슬람 왕국으로 기록되고 있다. 정복자들을 따라 들어온 포르투갈의 카톨릭 선교사들은 멜라카섬 사람들이 의외로 복음에 대해 마음을 열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고무되었다. 포르투갈이 그 세력을 넓혀 술라웨시까지 지배력을 확대하면서 기독교도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나 이 곳 사람들은 옆의 멜라카섬 사람들처럼 그렇게 복음에 호의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신자를 확보하는데 상당히 난항을 겪었고 우여곡절 끝에 교회들도 세워졌다. 물론 이때 세워진 교회는 카톨릭교회였다.
이곳에 개신교 선교사가 처음으로 들어온 것은 독일이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몰아내고 인도네시아를 지배하기 시작한 18세기 중반부터이다. 네덜란드 선교사들은 대부분의 술라웨시 사람들이 기독교나 카톨릭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은 반면 몇몇 종족들이 상대적으로 복음에 대해 반응을 보이는 것에 주목했다. 또 이미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의해서 생겨난 카톨릭 신자들을 개신교인으로 개종시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개신교로 개종한 카톨릭 신자들과 복음을 새로이 받아들인 소수의 원주민들을 기반으로 술라웨시의 개신교회는 초반의 고전을 극복하고 빠른 부흥운동이 일어났다.
특히 내륙지방의 종족들은 복음을 빨리 받아들인 반면 과거에 해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불라그족 등 해안에 거주하는 종족들은 이슬람을 완강하게 고수했다. 이처럼 각 종족들이 종교적 배경이 달라지면서 종족간의 갈등은 곧 종교간의 갈등의 양상까지 함께 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양상은 과거 이 섬에 불교와 힌두교가 경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도 종족간의 갈등은 종교간의 갈등의 양상까지 함께 나타났으나 이슬람이 이 지역을 석권하면서 사라졌다. 그런데 그러한 양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어쨌든 네덜란드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했다고 해서 모든 종족이 복음을 받아들인 것은 아닌 것이 분명했다. 일부 종족들은 기독교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그들이 전통적으로 섬겨온 애니미즘을 청산하지는 않아 혼합주의의 길을 걸었다. 예를 들어서 남부 술라웨시의 토르잔족은 기독교를 받아들였으면서도 여전히 자신들은 하늘을 나는 배가 술라웨시 내륙의 거대한 산과 충돌하면서 이곳에 표류하여 남게된 자들의 후손이라고 믿고 있다. 게다가 그들의 조상들에 대한 전설이 성경에서 노아의 방주가 이리 저리 떠다니다가 산에 걸린 이야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들은 기독교를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민족신화를 버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확신하고 자신들을 신성시하게 되었다. 그들에게는 또 죽은 자의 무덤에 음식을 함께 묻는 풍습이 남아 있는데 그들은 그래야 죽은 자의 영혼이 이 음식을 먹으며 힘을 얻어 저승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쨌든 18세기에 접어들면서 술라웨시에는 기독교가 전해지기는 했지만 이렇다할 부흥과 발전은 보여지지 않는 정체 양상을 띠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1915년 들어서 돌변한다. 헨드릭 폰 클리프트 라는 네덜란드 선교사가 이 곳에 들어와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폰 플리프트 선교사와 그의 동역자들에 의해 커다란 부흥과 기독교의 붐이 함께 일어났다. 과거에는 복음에 적대적이거나 무관심했던 종족들이 집단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는 1917년 들어서 사역지를 콜라카에서 모와레로 옮겼다. 여기서 그는 톨라키족을 만나게 된다. 이 만남으로 인해 톨라키족은 지금도 복음에 대해 가장 열려 있는 종족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20세기 초에 들어서도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의 통치 아래 놓여 있었다. 네덜란드군의 점령으로 술라웨시에서의 종교간의 갈등이나 폭력은 겉으로 드러나게 표출되지는 않았다. 폰 클리프트 선교사를 중심으로한 대부흥의 기간이 끝나갈 즈음 술라웨시의 분위기는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정세의 유동성으로 인한 위기감으로 주민들 간의 결속력이 상당히 강화되던 시기였다. 1942년 초, 일본이 인도네시아를 침공했다. 네덜란드의 점령 당시 술라웨시의 모든 종족들이 모두 네덜란드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침략에 대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일본에 대한 증오감이 형성되었다. 일본은 네덜란드와 달리 식민지 주민들에 대해 매우 잔인한 방법으로 탄압하였기 때문에 인심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2차대전 당시 술라웨시의 주민들은 전쟁이 끝난 후의 술라웨시섬의 장래 문제를 놓고 크게 두 부류로 갈라져 있었다. 일부는 다시 네덜란드의 그늘 아래 들어가는 것이 좋다는 쪽이었고, 다른 쪽은 독립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쪽이었다. 술라웨시는 2차대전 기간 동안에도 역시 인도네시아의 변두리 지역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점령군의 진주도 늦었고, 점령군을 격퇴하려는 연합군의 진주도 늦었다. 미군은 1944년에 이 섬은 뒷전에 놓고 이 섬에서 수백 마일이나 북쪽에 있는 루손섬에 상륙했다.
영국군은 일본으로부터 버마를 다시 찾는데만 열중했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에게 루손섬을 빼앗긴 후 자연스럽게 인도네시아 전선에 대한 보급로를 잃으면서 술라웨시에서도 철수하고 말았다. 미국이 견고하게 바다와 하늘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를 지켜낼 방도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술라웨시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전역이 일본의 점령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일본이 패배의 기색을 보이자 그동안 소강상태에 있던 일본에 대한 무력 저항 운동도 활발해 졌다. 이들의 활동은 인도네시아 전선에서의 일본의 패전을 조금이나마 앞당기는데 기여를 했을 것임이 틀림 없다.
1945년 8월에 일본이 패전하자 네덜란드 군이 다시 술라웨시와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에 진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섬별로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투쟁이 시작되었다. 네덜란드군은 이들 게릴라활동의 표적이었다. 제일 먼저 독립을 쟁취한 곳은 자바와 수마트라였다. 지금의 인도네시아 공화국이 탄생한 것이다. 술라웨시는 1949년에 인도네시아에 편입되었다.
신생독립국인 인도네시아는 80% 이상의 주민들이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였다. 그러나 새로 제정된 헌법은 종교적인 자유를 보장하고 있었다. 이슬람 신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나라 치고는 이례적인 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수십년 간 하나님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복음에 마음을 열게 하셨다. 1965년에 공산혁명 세력이 인도네시아를 장악하려는 기도가 있었으나 이 쿠데타는 무산되었다. 만일 이 때 공산혁명이 성공했다면 인도네시아의 모든 기독교 선교사들은 추방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쿠데타 세력을 분쇄하는데 가장 공이 컸던 수하르토 장군은 이 때 얻는 명성과 파워를 기반으로 그가 스스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게 되었다. 선교적 차원에서보면 이 역시 하나님께 감사할 대목이다. 수하르토는 이슬람 신자이기는 하지만 이슬람 강경주의나 이슬람 무장운동을 강력하게 배격하는 정치인이었다. 그가 통치하는 동안 인도네시아정부는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하였다. 이는 다소 비민주적인 압제적 방식을 수반하기는 했지만 치안은 전반적으로 안정되어 있었고, 기독교인과 이슬람 신자들은 큰 차별 없이 비슷한 수준의 권리를 법으로 보장받았다. 외국인 선교사의 활동도 자유로왔다. 이와 같이 선교에 유리한 정치적 국면으로 인해 1965년부터 1975년 사이는 인도네시아 교회의 제2의 부흥기로 기록될 수 있었다. 이 10년 동안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많은 영혼들이 그리스도께로 돌아왔다. 이와 같은 부흥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자바섬 지역이었다. 많은 이적과 치유의 역사도 함께 나타나 복음이 인도네시아 주민들에게 위력적으로 파고든 시기였다.
정치와 경제, 식민지통치와 독립에서도 항상 변방이었던 술라웨시는 복음의 부흥에서도 변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 후반에는 술라웨시의 주민들의 약 16% 정도가 그리스도를 따르고 있다. 이 수치는 인도네시아의 평균적인 수치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술라웨시 내에서도 지역이나 종족별로 많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 어떤 마을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오히려 과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하고, 거의 대부분이 기독교인인 경우도 있는 반면, 어느 지역이나 마을에는 신자가 한 사람도 없는 경우도 있다. 술라웨시에서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슬람 신자들이다. 이와 같은 종교적인 판도는 폰 클리프트 선교사의 1920년대의 부흥기 이후 별로 변하지 않고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불행하게도 술라웨시의 교회는 다른 종교와의 관계에서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금 술라웨시의 기독교인들과 비기독교인들은 공히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2000년에 인근의 멜라카섬에서는 기독교인들과 이슬람 무장세력들 간에 대대적인 유혈충돌이 발생했고, 많은 기독교인 난민들이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멜라카섬을 떠나 술라웨시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들을 살육하던 이슬람 무장세력도 따라 들어왔다. 이들 극단주의 무장세력은 술라웨시의 이슬람 신자들을 선동하여 기독교인들을 섬멸하는데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로 인해 기독교인들이 사는 마을이 불타고 많은 성도들이 폭행과 학살을 당했다. 술라웨시섬 안에서도 기독교인 난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집과 마을을 잃고 옷한벌만 걸친채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고 거처를 찾지 못해 정글로 숨어들고 있다. 난민촌에 수용된 사람들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군이 개입하기는 했지만 그리 적극적으로 치안확보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제압하려들지 않고 있다. 이 비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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