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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한국일반 > 사회/문화 등록일 2006-07-13
작성자 관리자 (admin)
정주 외국인의 선거권: 당위성과 현황
정주 외국인 선거권 부여에 대한 찬반론
김희정
한국국제이주연구소 연구위원

한국에서도 정주 외국인의 선거 참여가 활발해 지고 있다. 작년 7월 제주도는 ‘국민’이 아닌 ‘주민’이 투표권을 갖는 주민투표법에 의거하여 행정구역 개편여부를 두고 주민투표를 실시하였다. 이에 외국인 영주권자 114명이 투표권을 행사했었다. 더구나 오는 5월 31일에는 외국인이 최초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05년 8월 공직선거법이 개정됨에 따라 한국에서도 5․ 31지방선거에 "영주권 취득 후 3년 이상이 지난 외국인"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세계적으로도 유럽 일부 국가에서만 외국인에 대해 선거권을 인정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선거권을 부여"했다라고 발표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이 고무적인 것이기 하지만, 다른 나라의 정주 외국인에 대한 선거권 부여 현황을 살펴보면서 국제화 시대에 있어서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어느 일부 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임을 보여줄 것이다. 또한 한국과 다른 나라의 정주 외국인 선거권의 규모와 수준을 비교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의 선거권, 나아가 정치 참여 확대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선 외국 사례를 소개하기에 앞서,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사안에 대한 찬반 논리를 비교 정리하여, 정주 외국인 선거권 부여의 당위성을 논하고자 한다.

I. 정주 외국인 선거권 부여에 대한 찬반론

이 장에서는 정주 외국인 선거권 부여에 관한 찬반 입장의 논리를 정리해 본다. 일반적으로 반대론은 모든 사람은 한 국가에 속하며, 그 국가의 국민으로서 자주적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국민주권론’ 혹은 주권재민론에 근거하고 있다 (김희곤 1999, 이윤환 2001).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도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편, 찬성론의 경우, 국제화 시대에 외국인의 정주가 일반적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의 개념 자체가 한 나라에 뿌리내리고 정착하여 살고 있는 정주 외국인을 포함할 수 있도록 좀 더 넓게 정의 내려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모든 정책 결정의 영향을 받는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함으로써, 정주 외국인에 대한 정치적 지배가 민주적으로 정당화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1. 반대론

반대론의 입장은 다섯까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주면 국적 (혹은 시민권)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 지고 따라서, 국적 혹은 시민권 자체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는 입장이다. 이는 반대 입장의 두 번째 논리이자 반대입장의 철학적 기반이 되는 국민주권론과 연관되어 해석될 수 있다. 국민 주권론에선 "국민"이 정치적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외국인은 아무리 체류기간이 길더라고 해서 결코 "국민"이 될 수 없으며, 따라서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주는 것은 근/현대 세계 정치 질서의 중요 원칙인 국민주권론에 반한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사상은 한국과 같이 식민지배의 경험이 있는 국가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 반대 입장도 이러한 "국민"과 "외국인"의 구분에 기초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주게 되면, 외국인은 그 권리를 "국민"의 이익에 반할지도 모르는, 즉 그 외국인이 "국민"인 나라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다. 이러한 두려움은 외국인의 본국에 대한 충성심이 정주하고 있는 나라에 대한 충성심 보다 약하다는 고정관념에 기인한다. 찬성론자들은 충성심의 대상이 모호한 것과 충성심이라는 것인 봉건적 개념이라고 반박을 하지만, 충성심의 문제는 여전히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문제와 더불어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있어 강한 반대 의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두려움은 네 번째 반대론과도 관련이 있다. 즉, 정주 외국인이 지방 자치단체 수준에서 투표를 하는 것은 괜찮지만, 국가적 차원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등)의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외국인"과 "국민"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전제 하에, 외국인이 지방선거에서 투표하는 것은 국익에 크게 위협이 되지 않을 수 있으나, 국가적 차원의 선거는 국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이러한 입장은 단순한 두려움을 넘어서서, 법적으로 제도화 된 경우도 많은데, 한국도 선거법 상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는 "대한민국 국민"이 참여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이 그 예다. 따라서 정주 외국인의 선거 참여는 위법이라는 반대 의견이 강하며, 정주 외국인이 온전한 선거권을 누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주 외국인의 선거 참여에 대한 두려움을 종식시키는 것 이외에 법적, 제도적 개선도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국인은 한 나라에서만 선거권을 갖는데 반해, 정주 외국인이 본국과 거주국 두 곳에서 선거권을 누리게 되면, 이것은 정주 외국인이 정당한 근거 없이 특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이 또한 일인일국이라는 근대 국가 형성공식에 근거한 논리라 볼 수 있다.

2. 찬성론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도 다섯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외국인의 정치 참여에 관한 유일한 국제 협정인 "지방 수준에서 외국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협정(Convention on the Participation of Foreigners in Pubic life at Local Level)"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다섯까지 입장들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정치 참정권은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인권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집단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을 때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 아직 독립적 가치 판단의 능력이 없는 아동이나, 판단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 판단의 도덕성이 의심되는 중범죄자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는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정주 외국인의 경우 선거권에서 배제될 정당한 이유가 없다. 이러한 논거에 대해 반대론의 입장은 "외국인"은 문화적 역사적으로 정주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으로, 역사적 문화적 특수성을 기초한 적절한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이러한 반론이 논의의 출발점이 "정주"외국인 (residence alien)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정주"라는 것은 이미 합리적인 정치적 내릴 수 있을 정도의 문화적 역사적 친밀성을 확보했고, 생활의 기반을 출신국 보다는 정주국에 더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찬성론자들은 또한 이주민의 정주, 정착이 현대 사회에서 일시적이거나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이주민의 정착이 지속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리라는 것은 앞으로 적지 않은 사회 구성원들이 단지 국적을 가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기본적 권리인 정치 참정권누리는 못하게 되고, 이것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심각한 위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대 국가 형성기에 등장한 "국민-외국인"의 이분법을 좀더 폭 넓고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을 포함할 수 있도록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주 외국인들은 국적을 가진 사람들과 거의 동일한 의무를 지기 때문에 그들에게 권리인 선거권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찬성론자들이 내세우는 세 번째 논리이다. 정주 외국인들은 생산, 소비, 납세 등을 통하여 경제 활동에 참여하며 또한 기본적인 질서를 법을 지킬 의무를 내국인과 동일하게 지닌다. 징병제가 원칙인 몇몇 국가들에서는 정주 외국인의 경우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국가적 차원이기 때문에 국방의 의무를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지방 차원에서 선거권을 박탈당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찬성론자들은 주장한다. 또한 정주 외국인들이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법적 제한 때문에 군복무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사실 이것은 정주 외국인들 (특히 한국 거주 화교들)에게 이미 취업과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방의 의무를 하지 않는 다는 이유만으로 선거권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은 그 논거가 더 빈약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정주 외국인도 납세의 의무를 하고 있고 상황에서 "대표 없이는 세금 없다"는 원리에 입각하면 그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권리 침해이다.
정주 외국인들에게 선거권을 주어 그들의 공적 영역으로 참여를 이끌어 냄으로써 그들이 사회에 좀 더 적극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찬성론에서 제시하는 또 하나의 근거이다. 국경을 넘는 이주가 보편적이고 상시적인 것이라면, 그들을 이방인으로 간주하는 정책보다는 적극적으로 사회에 통합시키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외국인"과 "국민"이 가질 수 있는 이해의 상반됨을 해결하고 평화로운 공존의 방향을 찾는 것이 더 미래 지향적이고 현명한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정주 외국인들에게 선거권을 주는 것은 해외 거주 자국인들이 그들이 정주하고 있는 국가에서 정치에 참여하고 정책에 자신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준다는 것이다.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A국이 국내 거주 B국인에게 선거권을 주면, B국 또한 B국에 거주하는 A국민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A국 정부는 자국민의 권익을 최대한 보호해야 하는 국가적 임무를 다하는 것이 된다. 한국에서 정주외국인에 대한 선거권 부여의 가장 중요한 배경은 또한 해외 한국인, 특히 재일동포의 정치참여의 장을 넓혀주기 위한 것이다. 한국에서 정주 외국인의 참정권이 처음 공식적으로 논의 된 것은 1993년 3월 일본의 게이조 오부치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거론하면서 이다. 이는 한국정부가 일본정부에게 지속적으로 재일 동포의 선거권을 부여하라는 요청을 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한국 내 정주 외국인의 선거권 부여가 해외 거주 하는 한국인의 선거권 참여를 위한 한 정치적 전략적인 관점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지난 4월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 정주 외국인의 투표 참여 예행연습을 주관하면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아래에 인용된 것과 같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한국에 정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선거권을 줌으로써, 재일 동포들의 참정권 획득이 용이해지라 전망하고 있다.

"재일동포의 참정권을 일본에 요구해왔던 우리가 외국인의 참정권을 일절 인정하지 안았던 것은 모순된 행동이다 세금도 내고 경제활동을 벌이면서 국내에 장기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적어도 지역 현안에 관해서는 자기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우리가 먼저 외국인의 권익을 보호해 줌으로써 재외 국민과 동포의 권익이 신장될 수 있고, 국제화 시대에 맞는 국가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 2조 2항이 대한민국은 재외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처럼, 재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민주 국가의 중요한 의무 중의 하나다. 재외 국민들이 그들이 정주하고 있는 국가에서 선거권을 가지게 함으로서, 정주국에서 선거권이 없는 정주 외국인에게 불리한 법률 및 제도가 채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의 첫 단계가 바로 본국에 있는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II. 여러 나라의 외국인 선거권 현황 및 요건

여러 나라의 정주 외국인 선거권 현황을 살피기에 앞서, 우선 이 글에서 소개하는 사례들이 포괄적이긴 하지만, 누락된 나라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밝혀 둔다. 정주 외국인 선거권 부여 현황들이 계속 바뀌고 있고, 특히 지방 자치단체 차원에서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면 그러한 나라들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것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과 같이 지방선거가 아니라 주민투표만 외국인의 참여를 허용하는 경우는 정주외국인이 어떤 형태로든 정치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선거권"은 아니기 때문에 통계에는 잡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1. 정주 외국인 선거권 현황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 부여는 전반적으로 유럽 국가들, 특히 북유럽 국가들이 선구적인 사례들을 제시한다. 일례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는 이미 1970년대부터 3년 이상 거주 외국인에게 지방 선거에 참여할 권리를 중앙 정부 차원에서 보장하고 있다. 이렇게 북유럽 국가에서 시작된 정주 외국인 선거권 부여가 유럽 통합과 함께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어 이제는 일상 정치의 일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19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유럽 통합의 최종목표가 정치적 통합이라는 것을 명시함으로써 유럽연합의 시민들은 그들의 국적과 상관없이 자신의 주소지가 있는 모든 회원국에서의 정치 참정권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비단 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북아메리카 (캐나다, 미국)와 라틴 아메리카(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오세아니아 (뉴질랜드), 아시아(한국, 일본)의 나라들도 어떤 형태로든 정주 외국인의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적 다양성 외에도,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형태 또한 다양하다. 그 형태들은 세가지 기준에 의하여 분류할 수 있다. 첫 째는 권리 부여의 주체이다. 지방 정부 차원에서 권리부여를 할 수도 있고 중앙 정부 차원에서도 가능하다. 둘째는 선거권을 받을 수 있는 정주 외국인의 "요건"에 대한 문제이다. 이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그 요건을 모든 사람이 갖출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비차별적 (non-discriminatory) 형태, 그렇지 않고 특정 사람만이 갖출 수 있다면 그것은 차별적 (discriminatory) 선거권 부여이다. 최소 거주 기간이 전자의 예가 될 수 있고 특정 출신국은 후자의 예이다. 마지막으로 선거권의 범위에 따라서도 그 형태를 분류할 수도 있다. 지방 선거에서만 참여가 가능한 선거권이 있는가 하면, 정주 외국인들에게 중앙정부 수준의 선거에도 참여토록 하는 나라들도 있다. 이 세 번째 범주는 첫 번째, 즉 선거권 부여의 주체와는 다르다. 중앙 정부가 정주 외국인에게 지방 선거에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면 주체는 중앙정부 이지만 그 범위는 지방 선거가 되는 것이다.
표 1은 이 세가지 범주에 따라 정주 외국인 선거권 부여 형태를 분류한 것이다. 표에서 나타나 듯이 중앙 정부가 지방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일반 적인 형태이다. 뉴질랜드와 우루과이를 제외하면, 중앙정부에 선거권을 부여하는 경우도 차별적 요건을 제시함으로 사실 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2. 선거권 요건

표2에서 알 수 있듯이, 외국인이 거주국에서 선거권을 가지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은 1)거주기간, 2) (영주권 등) 특정 자격, 그리고 3) 특정 출신국 등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거주 기간의 경우,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5년까지 다양하지만, 2-5년 사이가 가장 일반적인 기간으로 볼 수 있다. 거주 기간 외에도 특별한 자격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이나 헝가리처럼 영주권을 가진 사람만이 선거에 참여 할 수 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 거주 요건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고 하더라도 영주권을 획득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해 보면, 외국인이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10년 정도의 긴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특정 출신국에만 선거권을 부여하는 차별적 형태도 있는데, 그 선택적 부여의 기준은 다시 네 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는 과거의 식민 지배/종속의 관계이다. 영국이 모든 commonwealth 시민들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이 그 예이다. 두 번째가 상호주의이다. 포르투갈이 브라질, 페루 등 특정 나라의 국민에게만 선거권을 주는 것이 그 예이다. 포르투갈 국민들은 이들 나라에서 선거권을 누리게 된다. 세 번째는 상호주의와 비슷한 형태로, 지역적 혹은 국제적 기구 회원국 국민에게 선거권을 주는 경우이다. 표에서도 나타나듯이 EU 회원국은 다른 회원국 국민에게는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북유럽 나라들 경우 다른 북유럽 출신 국민에게는 정주 기간 요건이 아예 없거나 완화 시켜주는 등, 지역적 국제적 기구의 회원국 국민들을 우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친밀성, 특히 언어의 공유이다. 포르투갈이 상호주의에 입각해 선거권을 주지만, 브라질 국민에게 거주 요건을 완화해 주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식민 지배/종속과 언어적 유사성이 연관되어 있는 것과 같이 이 네 가지 경우들이 상호 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III. 결론을 대신하며

이 글에서는 정주 외국인 참정권 부여에 대한 찬반론을 비교하고 외국인 정주 외국인 선
거권 부여 현황에 대해 그 유형별로 정리하였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주 외국인 참
정권 부여에 대한 반대 논리는 근대 국가 형성기에 발생한 근대적 개념의 "국민"-"외국인
이분법에 기초하고 있으며, 국경을 넘나드는 이주가 보편화된 현 상황을 반영하기에는 너
무나 경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의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정주 외국인에 대한 선거권 부여는 이제 많은 나라들에서
일상적인 정치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정주 외국인의 사회 통합과 한 국가의 실
질적인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한국 정부가 정주 외국인에게 지방선거에 선거권을 부여하기로 한
것은 그 의의가 크다. 특히 이번 선거권 확대를 누리는 대상의 90%정도가 그 동안 한국
내 유일한 소수민족으로 살아온 중국 화교들이라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한국 내 소수자의
인권 향상에 큰 성과를 이루었다라고 본다.
이번 조치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세 가지 정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첫 째는 이번 선거
법 개정 과정에서 정주 외국인 참정권 부여에 대한 국민적 여론 형성이 부족했다는 점이
다. 앞에서 지적되었듯이, 한국에서 정주 외국인에 대한 선거권 부여 논의는 재일 동포들
의 일본에서 참정권 획득 운동의 일환으로서 외교/전략적 차원에서 시작되었으며, 그 과정
에서 정부 관계자 및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논의는 있었으나, 왜 정주 외국인의 선거권이
필요한지에 대한 국민 여론 수렴이 미흡하였다는 것이다. 정인섭(2004)의 지적대로 민주의
의 구현과 인권의 차원에서 정주 외국인의 선거권부여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 과정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현재 한국의 정주 외국인 정치 참여가 지방 선거 차원에 한정되어 있고, 피선거권은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선거권을 가지는 범위도 영주권 취득 후 3년으로 다소 제한적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외교 전략적 차원에서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제공하면서도, 국내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최소화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인섭 2004). 유럽 여러 나라의 사례에서 보았듯 정주 외국인도 좀 더 자유롭고 광범위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처럼 순혈주의에 입각하여 외국인의 국적 취득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들이 한국인으로 귀화하지 않고서도 민주적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다 (제성호 2001). 따라서 앞으로 5-31 지방 선거의 경험과 다양한 채널을 통한 국민적 여론 형성을 통해 한국에서 정주 외국인의 참정권 확대를 모색해야 할 것 이다.
마지막으로, 현 한국에서 선거권을 갖는 정주외국인과 그렇지 못한 정주외국인 간의 상이성이 커지면서 이들 집단의 간의 갈등, 나아가 그러한 갈등이 사회적 갈등으로 발생할 소지가 있다. 현재 한국에 정주하고 있는 외국인의 대부분은 미등록 이주노동자이데 비해 선거권을 갖게 된 외국인은 영주권을 가지고 3년 이상 거주한 소수의 정주외국인에 국한된 점이다. 영주권 관련 법률을 보면,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규모 투자가나 고학력자에 한정되어 있는데 이들은 이미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지위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로 볼 수 있다. 그들에게 이제 선거권까지 부여하게 되어 그들의 이익과 의사를 정치결정에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되면, 이미 사회적 차별과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과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선택적인 정주외국인 선거권 부여가 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진 경우는 프랑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프랑스는 1950년대경 제 1세대 이주민에게는 선거권을 주지 않았지만, 젊은 2,3 세대 이주민에게는 자동적으로 선거권을 부여한 적이 있는데, 이로 인해 이주민 세대간의 불평등과 갈등이 심화되었던 적이 있다. 물론 한국 정부가 미숙련 노동자들에게는 정주를 허용하지 않고 있고, 정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불법’체류 신분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 논의가 시기상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체류자격이 없지만 ‘실제적’으로(de facto) 정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의사와 이해관계가 공적인 자리에서 토의될 수 있는 구조를 정주외국인에 대한 선거권 부여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한국사회의 진정한 민주성을 담보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하인즈 워드의 방한과 함께 한국 사회는 갑자기 혼혈인 현재 혼혈인 이라는 말 자체가 정치적으로 문제시 되는 단어이나 이 글에서는 논의의 편이상 그냥 사용하기로 한다.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듯하다. 많은 언론들이 조심스럽게 혼혈인의 정치 세력화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중앙일보 4월 4일자 "코시안 정치세력화 가능성…2020년엔 신생아 3명중 1명이 혼혈" 그 동안 사회적 소수자로서 한국 사회에서 권익을 보호 받지 못했던 혼혈인들이 정치 세력화의 가능성을 내보이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받는 것은 환영할 만 일이다. 혼혈인이 정치세력화가 가능한 것은 그들이 선거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선거권은 정치적 공간에서 그들의 이익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회 또 다른 하나의 소수 그룹인 정주 외국인에 대한 선거권 부여는, 단지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사회에서 그들의 권익이 차별 받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방패제가 될 것이다.


<참고 문헌>
․ 곤도 아쯔시 2004. 외국인 지방 참정권의 전망의 과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익, 인권법 연구센터http://jus.snu.ac.kr/~bk21/studyce/center2/indexall.htm
․ 김희곤. 1999. "외국인 주민의 지방참정권" 토지공법연구 제 7권. 287-320
․ 오동석. 2004. 한국에서 외국인 참정권 문제의 헌법적 검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익, 인권법 연구센터http://jus.snu.ac.kr/~bk21/studyce/center2/indexall.htm
․ 이윤환. 2001. "헌법상 정주외국인의 지방참정권" 국제인권법 제4호. 59-105
․ 정인섭. 2004. 한국에서의 외국인 지방참정권 논의 현황.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익, 인권법 연구센터http://jus.snu.ac.kr/~bk21/studyce/center2/indexall.htm
․ 제성호. 2001. "한국 국적법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국제인권법 제4호. 107-155
․ Earnest, David E. 2004. Voting Rights for Resident Aliens; Nationalism, and Postnationalsim and Sovereigntyin ear of Mass Migration. Doctoral Dissertation.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Waldrauch, Harald. 2003. Electoral Rights for Foreign Nationals: a comparative overview of regulations in 36 countries. National Europe Centre Paper No. 73

* 본 자료는 지난 2006년 5월 11일(목) 오후 4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 열린 한국국제이주연구소 정기 세미나(Monthly Seminar CenterforInternationalMigrationStudiesinKorea)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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