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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 > CIS(중앙아시아)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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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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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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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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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로 돌아오는 날 (백선호 선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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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삐쩨르부르그의 힘든 싸움과 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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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7월 저는 교육선교사로 신학교 사역을 위해서 모스크바에 도착했습니다.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러시아로 가면 치안이 불안해서 어떤 불상사를 당할지 모른다는 선입견과 들어온 이야기와는 달리 저에게 비쳐진 러시아는 좀 달랐습니다. 물론 부족한 게 많았지만 러시아인의 특유의 여유와 친절에 저희는 놀랐습니다. 아기를 안은 저희를 보고 자리를 양보하고 겨울에 아기의 방한 대책을 잘하지 않았다고 길에서 아내를 몹시 나무라는 할머니... 집 근처 호수가에서 아이는 고기를 잡고 어른은 수영복만 입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잔디 위에 허옇게 드러누운 사람들... 시간이 정지한 듯 넓고 조용한 주택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회주의와 무신론이 팽배했던 사회였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본다면 독특한 생활양식과 참을성을 가진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음속에 생긴 생각은 “러시아는 문화 선진국, 경제 후진국!”이었습니다. 늘 새롭고 이국적인 곳에서 선교사로 헌신하기를 원했던 저에게는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모스크바의 신학교 사역은 힘든 점도 많았으나 새로운 즐거움은 더해만 갔습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해서 우리 가족은 선교지역과 신학교를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모슬렘 민족주의 우즈베키스탄
1995년 8월 우리가 도착한 우즈베키스탄은 회교의 나라로 새로운 정취가 있었습니다. 천연 가스가 많은 나라이고 물가가 모스크바보다 훨씬 쌌고 고려인들이 많아서 어떤 지역은 우리 나라의 시골 같은 생각이 드는 나라였습니다. 구 소련이라는 말과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은 고려적인 분위기는 선교사로 헌신했을 때 상상하지도 못한 환경이었습니다. 시온고의 주민은 95퍼센트가 고려인라 러시아어를 쓰면 노년층의 사람들은 싫어하고 꾸짖기도 하였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인을 말하자면 그들은 정직하고 순박하지만 마음을 노출하지 않는 것에 익숙한 은밀한 면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친절함은 기독교 대 그들의 종교에 있어서는 예외였습니다. 회교권의 압박속에서 저희의 사역지와 신학교는 한 번 더 카자흐스탄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정리와 안식을 주었던 “카자흐스탄”
1997년 2월 정든 곳 우즈베키스탄을 뒤로 두고 눈이 덮인 겨울 도로에 세 대의 대형트럭에 신학교의 짐을 나눠 싣고 여러 시간에 걸쳐 카자흐스탄의 침켄트로 도착한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추운 겨울날이었는데 카자흐스탄에 도착하니 온 도시가 칠흑같이 어두웠습니다. 전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전기가 없을 때가 많아서 전기가 들어오는 날엔 온 식구가 박수를 치고 못 보았던 비디오를 틀어보고 세탁기와 다리미를 작동시키던 그런 생활도 자기 십자가라고 생각하니 영광이었습니다. 보기에는 자유롭고 멀쩡한 도시가 선교 비디오에서나 볼 수 있는 열악한 선교지 환경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셋째 아기에게 먹일 우유를 타는데 전기와 가스가 다 불통일 때는 끓인 물이 없어서 걱정도 하고 매일 저녁 몇 개나 되는 람포 등의 심지를 자르고 기름을 붓고 유리관 속을 수세미로 지긋지긋 할만큼 닦아본 것도 이제는 추억으로 새롭기만 합니다.
카자흐스탄의 사람들은 서구적인 얼굴이면서도 피부색은 짙어서 저를 동족으로 착각하고 친근하게 대해주었습니다. 노어가 아닌 카자흐어로 당혹스럽게 자주 말을 건네는 것을 빼고는 그 친근이 좋았습니다. 카자흐스탄은 모슬렘이지만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은 강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사역은 많은 면에서 저희에게 안식과 재충전의 기회가 되게 하였고 그 때 우리 순복음 선교사님들과 또 다른 교단 선교사님들과의 에피소드와 추억은 기억할 때마다 즐거움입니다.
신학교 사역이 이젠 익숙해졌다고 느껴질 때 하나님께서는 또 한 번의 이사를 준비하셨습니다.
이번에는......? 마음 속에서 늘 돌아가기를 원하면서도 한편 오랬동안 떨어져 있어 두려워도 했던 이질적인 환경, 서러시아 수도권으로 가는 길이 주어졌습니다.
공산주의, 무신론의 망령과의 싸움 쌍삐쩨르부르그의 생활
1998년 4월 저희는 이번에는 제정 러시아의 수도 쌍삐쩨르부르그로 오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이것을 미리 구체적으로 응답을 받았습니다. 쌍삐쩨르부르그는 문화적 자존심이 있고 세계에서 가장 세련된 건축미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 중 한군데입니다. 옛 KGB출신의 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을 비롯하여 수많은 러시아의 문호와 인재가 배출된 러시아 문화의 요람과 같은 곳입니다.
쌍삐쩨르부르그에는 한인 선교사만 약 22가정 정도가 현재 사역중이고 각 나라에서 선교사들이 많이 활동을 합니다. 구 소련이 해체되고 선교사들이 앞을 다투어 러시아로 뛰어들던 90년대 초와는 달리 지금은 자리가 잡히고 안정이 되었으면서도 현지 교회가 서가고 시대적인 임무를 다 한 선교사의 교회나 선교기지들은 조금씩 현지인에게 자리를 양도하는 시기입니다.
쌍삐쩨르부르그의 힘든 싸움과 미래
선교사로서 쌍삐쩨르부르그에서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영적인 무관심과 음란의 영들과의 영적인 싸움이라고 봅니다. 체제 붕괴후의 정신적인 혼돈과 춥고 넓은 국토를 가진데서 오는 수동성과 게으름 그리고 정신적으로 피폐한 마음들이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구교에 해당하는 정교회는 러시아인의 정신적인 지주이기도 하고 최근에 국민정신과 전통, 그리고 민족혼의 토대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복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개신교를 질시하는 거대한 세력이 되었습니다.
개방 전후에 들어온 사교와 영매 등이 많이 유행하고 무엇보다 정상적인 가정이 파괴됨으로써 하나님께 나오는데 심한 방해가 되고 있습니다. 성경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정상적인 결혼 생활로 일관한 중년이상의 부부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집에 전처와 후처가 함께 살고 그러면서도 전처는 상대도 하지 않는 우울하고 슬픈 현실이 우리 정서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쌍삐쩨르부르그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현실적인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라는 곳을 무엇을 도와주는 곳으로만 쉽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적이거나 금전적인 도움이 없다고 생각하면 다 민중을 속인다거나 현실 생활에 도움이 안된다고 속단합니다.
영적인 것과 미래의 비전은 상대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없는 러시아의 현실이 선교사들에게 어렵다면 어려운 점입니다. 또한 한 때 부강했던 거대한 나라의 문화적 자존심이 있는 도시라는 것이 외국선교사가 간과할 수가 없는 점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교회를 이루자”하는 표어를 올해의 지표로 잡았습니다. 교회가 도움을 주는 곳이지만 또한 우리의 도움을 다른 사람과 사회를 위해서 펼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오순절의 맹렬한 기도와 전도, 무엇이든 드리는 생활을 하는 것, 성령세례와 그 은사를 향한 갈급 등이 여기서는 찬바람에 성냥 불을 켜대는 것처럼 어렵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건강한 교회를 보겠다는 소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교회가 전통과 형식은 장대하지만 고대의 종교형식으로 굳어지는 것과 비슷한 양상입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교회는 극장 병원 등을 빌려 예배를 드려왔는데 전임 선교사의 기도로 얻은 사무실의 벽을 다 헐어내고 방음과 실내 공사를 하여 교제와 기도의 장소로 삼았습니다. 교회가 일정한 건물이 없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러시아인에게 말할 수 없는 작지만 요긴한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대도시인 까닭에 터를 잡기가 어려운 반면에 수 많은 유학생, 사업자 등 여러 구 소련계 민족을 가르쳐서 다시 출신지로 내어 보낼 수 있는 여건을 가진 곳이 또한 이 쌍뻬제르부르그입니다.
미약하나마 슬라브인, 우크라이나인, 고려인, 따지크인 등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참고 인내하면서 현지인 사이에 뿌리를 내린 건강한 다국적 다민족 교회를 보기 원하여 기도를 계속드리고 있습니다.
출처 : 성령과 선교 38호에 게재되었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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