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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학자료 > 강의안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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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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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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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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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이슬람권에서의 전문인선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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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 발제원고 - 중동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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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안타깝게도 중동 이슬람권에 대한 선교활동은 한국교계에 아직 활발하게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들어서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기 시작하고 있으나 그 시급성에 비해 체계적인 접근이 아쉬운 상황이다.
오래 전부터 영/미 선교계는 이슬람권에 관심을 가지고 가능한한 적극적으로 전방개척사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정치, 경제, 군사 및 문화적으로 워낙 뚫기 어려운 지역적 특성상 최근 영/미 선교사들도 활동이 활발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에 반해 하나님의 은혜로 한국인 선교사들의 활동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인 선교사 파송단체를 비롯하여 본 중동선교회 그리고 일반 개별 교회 파송 선교사도 중동 이슬람권에 적극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기왕에 선교자원 재배치 등 한국 선교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를 중동 이슬람권에 대한 선교전략의 활성화를 위해 몇 가지 사항을 중심으로 발제를 드리는 바이다.
1. 중동 이슬람권에서의 전문인 사역에 대한 정의 - 기능적 특성에 비추어
(1) 비용을 기준으로 한 전문인 사역자의 재정능력
현실적으로 가장 사역이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는 중동 이슬람권에서 한국인 선교사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고 잘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전문인 사역의 성격이라고 본다. 본 회를 비롯하여 협력관계에 있는 여러 선교단체, 교단, 개별 교회 등에서 최근 이슬람권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현지에서 활동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전문인으로서 적확한 사역을 펼치는 선교사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본 회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중동 이슬람권에서의 전문인 선교사는 ‘사역비와 생활비를 포함하여 전체 액수의 50% 이상을 자비량으로 조달할 수 있는 선교사’ 라고 정의할 수 있다. 지역적 편차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으로 볼 때 이슬람권에서의 사역비는 월평균 미화 1,000달러 내외로 볼 수 있다. 한 편 생활비만 본다면 평균 이상의 자녀 교육비와 특수한 경비를 제외하고 월평균 미화 1,000 달러로 4인 가족이 생활하는데 별 지장이 없다.
그렇다면 2,000불 가량의 소요비용 중에서 자비량 수익으로 1,000달러 가량을 조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전문인 선교사인가 아닌가라는 나름대로의 기준이 세워진다고 본다. 물론 전문인이라고 해서 특수한 자격이나 기술로 높은 수준의 수입을 기할 수 있다면 당연히 양질의 사역이 가능할 것이다. 이슬람권 내에서 외국인이, 거기에 선교사역을 병행하면서 매월 1,000달러의 수입을 거두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비록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잘 준비하고 미리미리 시뮬레이션을 한다면 어렵다고만 볼 수도 없다.
일단 이슬람권에서 사역을 희망하는 선교사에게는 자비량 구조를 최소한 매월 1,000달러 이상 갖출 것을 권장한다. 최근 새로이 파송되는 선교사와 사역의 새로운 지경을 넓히려는 선교사에게 위와 같은 내용을 적극 홍보하고 자비량 구조를 권장하고 있다. 현재 본 회 소속 선교사 중 성공적인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케이스를 예로 제시한다.
- O국 소속 선교사(4인 가족)
월평균 사역비 : 미화 900달러(현지인 청년교회와 제자양육, 선교사 본인 활동비 포함)
월평균 생활비 : 미화 1,080달러(식대, 월세, 기본 생활비 포함)
자녀교육비 :
(1) 한국에 보낸 대학생 아들 1명 - 월평균 800달러(학비 평균, 생활비 포함)
(2) 현지 사립학교에 다니는 딸 1명 - 월평균 650달러(학비 평균 및 용돈)
월평균 총 지출 : 미화 3,430달러
수입 중 후원 헌금 : 미화 1,830달러
수입 중 자비량 : 미화 2,200달러(현지 대학교수로 재직 중. 연구비 및 각종 수당 포함)
월평균 총 수입액 : 미화 4,030달러
월평균 저축액 : 미화 600달러
위에 예시한 가족의 경우는 모범적인 재정관리의 예에 속한다. 앞으로 다른 모든 선교사 가족들도 위와 같은 재정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파송 단계에서부터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2) 선교사가 직업이나 전문기술을 갖추어야 하는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만만치 않은 생활비가 들어가는 중동 이슬람권에서의 사역을 펼치기 위해 자비량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은 무엇보다 비자 발급이 어려운 지역임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비량 구조를 갖추면 일단 비자문제가 쉽게 해결된다. 신분문제도 어렵지 않게 보안이 가능해진다. 왜냐하면 특별한 직업 없이 현지인들을 만나고 활동하는데 정확한 직업이나 자비량 구조가 없으면 역으로 현지인들에게 신분이 쉽게 탄로 난다. 하는 일 없이 생활하는 것에 대해서 곧 눈치를 채는 것이다. 지나치게 눈에 띄는 행동과 적극성만 나타내지 않으면 발각될 염려가 없다는 주장은 오히려 사역을 활발하게 펼치지 못함에 대한 변명이 되기 쉽다. 이런 저런 이유로 후원금에 주로 의지하여 생활하는 선교사는 신분에 대한 문제부터 실제 경제력이 이르기까지 생활에 여유를 갖기가 어렵다.
현재 중동 이슬람권은 외국인이 기업, 즉 법인을 설립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터키만 해도 거액의 법인세는 물론이거니와 고용한 직원에 대한 고용세가 인건비를 넘어설 만큼 기업운영에 큰 부담이 있다. 과거 선교 초창기에는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에 기업을 세운 기독실업인들의 도움으로 해당 회사에 직원인 것처럼 적을 두고 활동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기업에게 주어지는 부담이 상당한 결과 현재는 그런 형태의 고용은 거의 중단되었다.
현재 가장 무난한 비자가 유학비자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 역시 학생 신분으로 현지에 온 외국인이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 때문에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를 확률이 높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우리는 어떤 형태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가? 첫째,
안수를 받고 안 받고의 문제를 떠나 가급적 직업을 가지는 편이 좋다. 아니, 보다 강제적으로라도 직업을 갖고 파송 되는 편이 장기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이것은 파송하는 본부와 선교사 본인 양측이 반드시 유의해야 하는 점이다. 일단 전체적인 상황을 미루어 볼 때 사역이 10년이 넘어서면 후원자 관리에 어느 정도 한계가 온다. 현지에서 후원자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10년이 넘으면 후원자 그룹 자체에 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이럴 때 오랜 시간 후원금만 의지하던 선교사는 오히려 사역에 힘을 더 쏟을 수 있는 시점에 후원금 때문에 한국에 다시 들어오거나 사역이 위축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다.
선교사 개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하기에는, 특히 중동 이슬람권에서의 사역자들의 입장에서는 좀처럼 해결이 쉽지 않은 명제인 것이다. 그래서 가능한한 현지에서 일정 수준의 수입을 만들 수 있는 선교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둘째,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직업훈련에 대한 현실적인 교육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결론에서도 다시 한 번 강조하겠지만 미용기술부터 선교사의 경험을 살려 현지에서 일정 수준의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선교사가 돈 벌기 위해서 현지에 파송된 것은 아니다. 또한 신학적으로도 비판이나 반론의 여지가 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범세계적으로 전문인 선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또한 큰 흐름을 타고 있다. 게다가 선교의 경험이 다양하게 축적된 구미 선교단체는 이미 일정 부분의 수익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계, 특히 선교계의 보수적인 시각으로 선교사들의 신축적인 재정운용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그들을 진정으로 돕는 길은 최소한의 생활비라도 자비량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3) 중동 이슬람권에서의 전문인 사역에 대한 정의
한마디로 “현지 사정에 적절하고 확실한 일정 수준의 자비량 구조를 갖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의료사역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의사면허를 가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현지인들의 필요를 파악, 한국의 본부나 협력단체를 통해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 선교사의 본분에 가까운 사역일 수도 있다. 또한 중동 이슬람권 특유의 문화 때문에 여성 사역자들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대두되고 있음도 사실이다.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여성 선교사는 남성 선교사들이 접근할 수 없는 수많은 현지의 여성들에게 어렵잖게 다가갈 수가 있다. 미용기술을 연마하는 여성 선교사들이 조금씩이지만 늘고 있는 상황도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만약 미용기술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 한국에서 본격적인 미용수업을 통해 일정액의 수입을 벌어보기를 제안한다. 왜냐하면 자격증을 딴 것만으로는 아직 손에 미용기술이 익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지 여성들도 활발하게 보급되는 위성방송을 통해서 최신 유행에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그러므로 미용기술 자격증 취득 외에도 상당한 수준의 숙달된 손기술이 필요하다.
어쨌든 다른 선교지와 대동소이하게 중동 이슬람권도 전문인 사역이 절실히 필요하다. 교육열은 높으나 질높은 교육을 받는 것이 어려운 지역적 특성 때문에 유아부터 대학교까지 교육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교사도 대단히 귀중한 인적 자원이다. 그의 사역은 아마도 쉽게 꽃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영어로 무엇인가를 교육할 수 있다면, 특히 영어회화나 기초적인 컴퓨터 활용을 강의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지금 당장이라도 자비량은 물론이거니와 현지에서 쉽게 정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도 남는다.
위에서 설명한 여성 사역, 교육 사역은 어느 선교 현장에서도 시급히 요구되는 분야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동 이슬람권에서도 이러한 분야는 즉시전력이 될 수 있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사역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이제 중동 이슬람권은 전문인이 활동하기에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지경이 넓어지고 있다. 정치적인 문호도 눈에 띌 정도로 열리고 있으며 경제활동을 펼치기에도 의외로 장애물이 많지 않다. 다만 사회문화적으로 또 이슬람 근본주의에 의한 정치적 압력으로 선교활동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찾기에 따라서, 연구하고 현지를 깊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빈틈을 의외로 많이 발견하게 된다. 우리 선교사들의 전문인 사역이 곧 더욱 활발해지기를 소망하는 마음 간절하다.
2. 지역적 특성으로 본 중동 이슬람권 선교사의 자질
(1) 중동 이슬람권은 사회문화적으로 쉽게 파악이 가능한 지역인가?
한국에도 지방색이라는 것이 있고 국경을 맞대다시피 깊은 역사적 연원이 있는 중국과 일본하고도 완전히 다른 독특한 우리나라만의 색깔이 있다. 마찬가지로 중동 이슬람권도 30개국이라고까지 할만큼 여러 숫자의 나라들이 존재한다. 게다가 그 나라들이 차지하고 있는 범위도 동으로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빼고도 서남아시아로부터 서로는 아프리카 대륙 끝 마우리타니아까지, 남으로는 중부 아프리카까지에 이르는대다가 북으로는 구 소련 땅 깊숙이 중앙아시아까지 이르른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한 마디로 이슬람권은 “이렇다!”라고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이다.
그렇다면 파송받기 전 선교사가 단순한 단기선교나 정탐여행의 경험에만 의지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정보와 이해가 넘쳐나게 된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한 국가는커녕 한 지역에 대한 이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파송받게 된다는 것이다.
개선점을 찾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점은 단순히 ‘중동 전문가’ 가 아닌 ‘선교적 관점에서 본 중동 이슬람권 각 지역별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이슬람 지역에 관한 부분은 정보의 질과 양이 우수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정보들이 기독교 선교사들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축적되고 있는 상황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각 선교단체와 선교부들이 몇 해 전 중복연구와 비용낭비를 피하고자 연구과제를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만들기로 했던 프로젝트를 기억한다. 아직 진행 중인 부분도 있어서 무어라 언급하기에는 이르지만 그런 형태를 차용한 또 하나의 프로젝터를 범 선교계 차원에서 추진하기를 제안한다. 소위 “중동 이슬람권의 사회문화 연구”라고 이름붙여 보겠다.
(2) 지역연구론에 동참하는 선교사 훈련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단순히 선교사가 아니라 자신이 사역하는 지역에 대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장기사역자에게 대단히 메리트 있는 도전이라고 본다. 그것도 자비량으로 하거나 한 곳이나 몇 군데 국한된 단체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범 선교계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국가기관과 협력관계를 맺는 규모의 접근이 필요하다.
외신을 그대로 번역하고 복제해서 각종 매체에서 싣는 중동지역의 소식은 여러 가지 문제점과 정보의 편식을 낳는다. 그에 비해 현지에서 선교사들을 통해 접수되는 정보는 단순히 첩보로서의 가치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제대로 된 정보로 가공하는 것은 상당한 전문영역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선교단체나 교계에서만 처리하기에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선교계에서 수월치 않게 집행되는 연구 및 교육비용을 조금만 절약해도 적지 않은 규모의 연구자원을 모을 수 있다. 우리 측에서 먼저 국가기관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하고 일정 규모의 지원도 요구한다면 듣는 쪽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우리는 사역을 위해, 국가기관은 국익을 위해 공유하면 얼마든지 Win-Win 의 전략을 펼쳐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3) 지역전문가로서의 선교사
지역전문가가 되기를 원하는 선교사가 집중해야 할 과제를 생각해 보겠다. 우선 선교사, 특히 중동 이슬람권의 선교사는 사역지 안에 거주하는 몇몇 유력자와 인간관계를 잘 맺기를 제안한다. 본 회 소속 선교사로부터 직접 제안을 받은 일인데, 아직 실행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현지의 유력자와 별도로 만나 대화할 만한 주제와 필요한 비용을 본부와 함께 고민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 특정 지역에서 특정 그룹의 사람과 이해관계를 맺거나 정치적인 영향력을 갖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로지 한 가지 목표, 사역을 활발하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펼치기 위해서 그렇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초기 정착단계나 아니면 사역을 본격적으로 펼치는 단계에서 대단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랍어로 ‘하비비’라는 단어는 친구라는 뜻을 가진 호칭인데, 몇몇 유력자와 하비비가 된다면 그 사역자는 어렵지 않게 사역을 펼칠 수 있다. 물론 드러내고 기독교 선교사라는 것을 밝히는 것은 되도록 금해야 하지만 인간적인 친구로 맺어지면 유형 무형의 교제를 통해 생활과 사역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화를 하나 예로 든다. 과거 80년대 후반 쿠웨이트에 파송받았던 선교사는 부인 선교사와 함께 칠순의 교사 출신의 인텔리 여성과 ‘하비비’가 되었다. 음식이 오고가고 주로 외국에서 송출되는 라디오 방송의 소식을 나누면서 교제를 하던 중에 놀라운 사실을 접한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다는 소식을 실제로 공습이 이루어지기 전날 알게 된 것이다. 가족도 하나 없이 노구를 이끌고 시리아에서 송출되던 방송을 듣던 칠순의 노인에게서 천금보다 귀한 정보를 얻은 것이었다. 그 노인은 교장까지 역임한 지역의 유지로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감을 인정받던 유력자였던 것이다. 덕분에 선교사 가족은 급히 두바이로 피신할 수 있었고 험한 상황을 겪을 뻔 했던 어려움을 미연에 피할 수 있었다.
지역전문가가 되기 위한 특별한 공부보다는 현지에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들을 정리, 원고로 만들어 여러 사람과 공유만 해도 그의 지역적 식견은 빛을 발할 것이다. 그리고 선교계 내부에서 그 정보를 공유하고 재가공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누군가 그 정보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까운 정보들이 제대로 확대재생산 되지 못하는 것을 보아왔다. 지금부터라도 내 것, 내가 어렵게 경험한 것이라는 마음을 버리고 여러 사람과 선교계의 공동 발전을 위해서 지역적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회원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실명을 가급적 밝히지 않는 대신 보안을 강도 높게 유지하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3. 중동 이슬람권에서의 선교사의 처신
(1) 기본적인 관계 설정에 있어서
선교사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는 사역자는 결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격적으로 비난받아서는 안된다. 일목요연하게 표현해서 수직 수평의 인간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되도록 사역자끼리는 물론 현지인과도 갈등을 빚어서는 곤란하다. 문제는 심심찮게 이러한 종류의 갈등에 대한 보고들이 접수된다는 것이다. 의도는 선하고 잘해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일들이 어느덧 주도권 다툼이 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으로 연결되고는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행정적인 조정이나 조직의 변경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예 초기단계에서부터 제대로 된, 적절한 선을 긋고 동역자나 현지인과 지혜롭게 지내야 한다. 너무 많은 대화, 돈이 오고 가는 관계, 지나치게 한 사람이나 특정 목적에 치우친 관계는 필시 문제를 낳게 된다.
(2) 현지에서의 사역자간 갈등을 피하기 위하여
다른 단체의 선교사, 특히 외국인선교사와 신사적인 관계를 맺는 것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 현지인, 특히 어려서부터 상술을 익히며 자란 아랍인들은 교묘하게 이쪽 저쪽을 넘나들며 잇속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선을 긋고 현지인을 대하지 않으면 묘하게 사람도 잃고 마음도 상하는 경우가 있다.
터키 앙카라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다. 본 회 소속 선교사가 캠퍼스 사역을 하는데 미국에서 온 미국인 선교사와 신사협정을 맺었다. 그냥 막연하게 동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키운 양은 네가, 내가 키운 양은 내가 맡는다는 일견 냉정해보이는 약속을 했다. 그 후 얼마 안있어 한 현지인이 우리 소속 선교사로부터 제자양육을 받는 중에 미국인 선교사 모임에 슬쩍 참석을 해서 그 쪽에도 등록을 시도하였다. 이 때 우리 선교사에게 미국인 선교사가 그 모임 후 전화를 걸어와 “아무개가 내 모임에 나왔다. 당신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온 것인가?”를 문의했다. 그렇지 않다고 하자 “그럼 그 사람은 내가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당신이 맡기를 원한다”라고 정확하게 선을 긋고 통화를 마쳤다.
다음 모임이 끝나고 그 당사자에게 우리 선교사가 “미국인 선교사 모임에 참석했었는가?”하고 묻자 펄쩍 뛰면서 크게 당황하는 것이었다. 설마 리더끼리 직접 통하고 있다고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미리미리 정확한 의견을 통해 서로의 바운더리를 조율해 둔다면 필요없는 마찰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3) 선, 후배 선교사 사이의 사역지, 사역분야 배분 문제는
먼저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의 사역분야나 지역을 되도록 침해하지 않는 편이 옳다. 이것은 기본적인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후에 파송받아 선배 선교사가 자리잡은 지역이나 인근에 들어가는 후배 선교사는 이 점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이럴 경우 같은 선교단체 소속끼리는 문제가 될 것이 없고 애당초 비슷한 지역에 무작정 파송하지도 않을 것이다. 문제는 다른 단체 소속 선교사끼리의 갈등이 문제인데, 이런 경우에는 서둘러 본부나 책임 있는 리더급에서 조기에 상황을 정리하는 편이 옳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항은 선교자원 재배치의 측면에서 본 선교사 사역지 및 사역분야 배분에 관한 것이다. 사실 선교사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대도시를 배경으로 한 사역지가 가장 개인에게는 이상적이다. 자녀교육, 생활수준 및 많은 부분에서의 상황을 미루어 보면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곳만큼 매력적인 곳도 드물다. 게다가 인구가 많으니 사역을 펼칠 확률도 자연스레 높아진다.
문제는 전략적으로 이러한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주로 파송 선교사 본인의 희망에 따라 사역지가 정해지다 보니 예를 들어 터키 이스탄불 시내에만 한국인 선교사가 220명이 넘는 상황까지 초래하게 되었다. 현재의 추세라면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한국인 선교사가 2006년 말 3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가 1,000만이 넘는 거대도시이기는 하지만 이미 한국인 선교사의 숫자는 과다하게 집중되어 있다.
대도시가 아닌 사역지는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좋지 못하다. 선교사이기 때문에 그러한 불편을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선교의 효율, 자원의 합리적인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큰 틀에서의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선교사의 사역분야 역시 사전에 공인된 데이터에 의해서 같은 도시 같은 지역 안에 다른 파송단체 소속의 복수의 선교사가 같은 사역내용으로 부딪히는 경우가 나와서는 안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비슷한 분야, 즉 치료사역과 예방의학사역, 제자양육사역과 제자훈련을 중심으로 한 교회개척사역 등 혼동의 여지가 있는 사역분야끼리도 조정이 필요하다. 이런 것에 대한 사전양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집안싸움으로 번질 염려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맺는 말
이슬람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아라비아 반도에 속한 여러 나라들, 요르단, 카타르, 아랍 에미레이트 등의 나라는 상당한 수준의 개방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코란에서 가르치는대로 여성들을 심하게 억압하는 가정은 많지 않으며 심지어 서구와 별 차이없는 생활을 하는 여성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즉 코란에서 가르치는 원론적인 것과 실생활에서의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 양자간의 괴리가 날이 갈수록 심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내를 4명까지 둘 수 있다고 가르치는 소위 “이슬람이란 무엇인가”하는 원론적인 강의내용은 이제 바뀌어야 할 때가 왔다. 실제로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외한 여타 중동 이슬람권의 결혼신고 통계를 보면 2명 이상, 복수의 아내를 둔 사람은 채 10%를 넘지 않고 있다. 이미 서구화 되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변화의 양상, 특히 우후죽순격으로 설치되어있는 현지의 위성방송 안테나를 보면 격세지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집안에서 저 가정의 부인과 아이들이 24시간 전세계, 미국과 유럽에서 쏘는 다양한 컨텐츠를 거의 여과없이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선교사역도 새로운 세기를 준비한다는 깃발만 강조할 것이 아니다. 실제적인, 그리고 피부에 와닿는 현지인의 ‘눈높이’에 맞는 사역을 펼쳐야 한다. 앞으로는 미국을 그토록 욕하면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하는 근본주의자들이 버티고 있지만 뒤로는 영어 한마디 해보려고 외국인을 보자마자 우루루 따라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앞으로 그들의 방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애태우시며 역사를 베푸시고자 하는 마음, 그들을 향한 긍휼을 우리의 손으로 이루기를, 그리고 사명에 투철히 순종하여 촛대가 옮겨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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