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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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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 > 아프리카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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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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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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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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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굼즈이야기 25호, 십자가와 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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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오피아 전설에 의하면 예수님이 못 박히신 십자가가 에덴 동산의 생명 나무로부터 기원 되었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전설에 의하면 예수님이 못 박히신 십자가의 조각이 이디오피아로 건네졌다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콘스탄틴 대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예루살렘에서 4 조각으로 나뉘어진 십자가를 발견했는데, 이 네 조각이 각각 로마, 콘스탄티노풀, 알렉산드리아, 그리고 안디옥에 보내졌습니다. 알렉산드리아에 보내진 이 십자가 조각은 여러 경로를 거쳐 마침내 이디오피아로 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곳 달력으로 마스카람 17일을 이디오피아 사람들은 십자가가 발견 된 것을 기념하여 마스깔(십자가라는 의미)이라는 이름의 절기로 지킵니다. 마스깔은 새해, 성탄절, 그리고 유월절과 더불어 이디오피아의 가장 큰 명절들 중 하나입니다. 정교회 교인들을 중심으로 많은 개신교 교인들이 이 명절을 지키며, 어느 지역에서는 무슬림까지도 이 명절을 지킵니다.
굼즈 사람들도 마스깔 절기를 좋아합니다. 굼즈 사람들에게 마스깔이 명절이 된 것은 이들이 마스깔의 의미를 알아서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는 복음에 전혀 무지한 사람들이므로, 이들이 십자가의 의미를 알아 그것을 기념하여 명절을 지킨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굼즈 사람들은 마스깔이라는 단어의 뜻이 십자가라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다른 족속이 마스깔을 절기로 지키고 있기에 그 영향으로 자신들도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마스깔은 굼즈 사람들에게 최대의 명절입니다. 마스깔에는 마을 마다 서너 마리 의 소가 잔치에 쓰이기 위해 도살됩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밤새도록 술과 춤, 그리고 노래로 휘청거립니다. 마스깔이 굼즈 사람들에게 최대의 명절이 된 이유는 마스깔이 긴 우기 말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우기 말이 되면 우리네로 치면 “보릿고개”를 넘어서고, 옥수수를 비롯한 이런 저런 곡식들을 추수하는 시기입니다. 가축들도 그간의 푸른 풀로 포동포동 살이 한껏 올라있습니다. 집집마다 먹을 것이 풍부해지고 술이 익기 시작해, 그 동안 잠잠했던 마을들이 밤새도록 노래 소리로 활기가 넘치게 되는 시기인 것입니다.
마스깔이 되면 다른 부족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절기를 즐기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몸을 조심합니다. 과거의 전례를 보면, 마스깔 절기에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굼즈 사람들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입니다. 굼즈 사람들에게는 겉으로는 드러내진 않지만, 가슴 속으로는 마스깔 절기를 전후해서 살인을 기대하는 흐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살인자는 영웅처럼 떠받들려 지기도 합니다.
올해도 역시 살인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선교사가 살고 있는 집 주위 10 km 반경 안에서 8명이나 살해되었는데, 이 모두가 굼즈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 것들입니다. 이 살인자들 중에서 적어도 두 명은 선교사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매주 선교사가 방문하여 성경을 가르치고 있는 마을들에 속해있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올해도 굼즈에서 십자가의 절기인 마스깔은 그 본래의 의미를 드러내지도 못한 채 이렇게 술과 춤, 그리고 살인 사건들에 가려 덧없이 지나가고야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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