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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선교칼럼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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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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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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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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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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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우리가 다른 문화와 접하게 되면서 조심해야 할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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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다 약속 시간을 지킨다는 의미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시간 자체에 대해서도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한번은 선교사들과 인도네시아 정부 관리들이 이곳에서 중요한 회의를 같이 하게 되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었는데 나를 제외한 외국인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모두 정해진 시간에 와서 앉아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인 내가 혼자 앉아 있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시골로 갈수록, 그리고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약속 장소에 늦게 나타나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정해진 시간에 나타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칭찬을 듣기보다는 그 사람의 아랫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며 지위가 있는 사람이 무게가 없이 가볍게 행동한다는 뒷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적당히 늦게 도착하는 것은 이 곳 사람들 모두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이다.
그때의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외국 사람들과의 회의에서는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났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은 약속 시간을 정확히 지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 그들의 통례와는 달리 모두 정시에 나왔으며 외국인들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적당히 늦게 나오게 된 것이 전혀 다른 결과를 빚게 된 것이다. 서로의 의도는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사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함께 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 있어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 신경 써야 할 점이 많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은 사용하면 없어지는 것이며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에 약속 시간을 어기는 것은 큰 결례가 된다고 생각하는 문화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과, 시간은 무한히 있는 것이며 지금 못하면 다음에 할 수 있고 계속 주어지는 시간을 가지고 스트레스를 주고 조급해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문화권에 살고 있는 사람이 어떤 일을 같이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과 동역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무엇보다도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마음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어떤 때는 나의 사소한 생각과 행동이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상대에게 심한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로는 너무도 당연하고 상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다른 문화권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의미와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의식을 항상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과의 동역이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는 피곤하겠지만 바로 그런 긴장감을 항상 가져야 한다는 것이며 내가 좀 힘들고 피곤하여 만사가 귀찮게 느껴질 때 나의 심중을 알아주고 나를 편히 놓아주면 좋겠다고 생각될 때마저도 상황이 그렇지 못할 때 오는 좌절감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다른 문화와 접하게 되면서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우리에게 있는 자기 본위와 자기 편리주의적인 사고방식일 것이다. 상대방을 자기 본위로 평가하고 자기 식대로 행동하는 것은 항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두 문화나 그 이상의 문화에 자기 편리대로 적응하는 것도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둘이나 여러 문화 속에서 자기가 선호하고 자기에게 편리한 것만 자신에게 받아 들여 혼합적인 적응을 하는 것이 의외의 큰 문제를 일으킬 수가 있다. 이러한 문화 적응은 타문화권 사람과 자기 문화권 사람 모두를 피곤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서양의 나이에 관계없이, 우리 시각에서 볼 때는 예의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스스럼없는 행동에 적응하여 우리 문화권의 선배에게 그러한 사고방식으로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은 자기의 후배가 한국식의 깍듯한 선배 대우를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자기 편의주의적인 문화 적응이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타문화권에서 오래 살게 되면 그 문화에 적응하게 되겠지만 어떤 때나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 것을 지키려는 것들이 생겨나 자기 문화권 사람에게는 자기 문화적인 사고와 행동을 은근히 바라는 경향도 일어나게 되는데 이럴 경우에 자기 편의주의적인 문화적응을 한 사람은 같은 문화권 사람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되어 버릴 것이다.
김연수 선교사(성경번역선교사, 인도네시아 이리안 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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