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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학자료 > 논문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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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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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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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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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한국교회의 부흥운동 (1903-1908)과 선교학적 고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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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열 (침례신학대학교 선교학, Ph.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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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vival Movement (1903-1908) in the Early Korean Churches
and Missiological Appraisal
안희열 (침례신학대학교 조교수, 선교학, Ph.D.)
Ahn, Heui-Yeol (Assistant Professor,
Korea Baptist Theological University/Seminary,
Missiology, Ph.D.)
1. 들어가는 말
20세기 초 한반도를 휩쓴 교회부흥운동은 1903년의 원산부흥운동, 1907년의 평양대부흥운동, 1909년의 백만인구령운동 세 가지가 있다. 본고(本稿)에서는 이 세 가지 가운데 원산부흥운동(1903-1906)과 평양대부흥운동(1907-1908)을 집중적으로 조명할 것이며 특히 2007년은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감사의 해이기에, “Again 1907”이 다시 한 번 한반도에 임하기를 대망(大望)한다. 본 연구자가 각성(awakening)이란 용어 대신 부흥(revival)이란 말을 사용한 것은 선교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1903년 이전에 잘 하지 못했던 연합운동, 해외선교, 현지인 이양, 토착교회 설립을 1903년부터 1908년까지 경험함으로 6년 동안 한국교회가 급속도로 부흥하였기 때문이다. 부흥운동(1903-1908)의 불길은 캐나다 선교사 하디(Robert A. Hardie)에 의해 처음으로 점화(點火)되었다가, 이후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산(擴散)시킨 자는 길선주 장로였다. 그는 마치 “바짝 마른 대 초원에 성냥불을 지피듯” 한반도 전 지역에 성령의 불을 지폈다. 이 과정을 통해 한국교회는 지난 세월동안 별로 열매가 없었던 현지인 지도자를 배출하거나 토착교회를 세우는데 박차를 가함으로 한국교회의 첫 부흥시기를 맛보게 되었다.
원산부흥운동(1903)과 평양대부흥운동(1907)은 동시대에 일어난 1904년의 웨일즈부흥운동과 1906년의 아주사부흥운동과는 달리 피선교지에서 일어난 운동이었다. 복음의 불모지에서 부흥의 역사를 일으킨 평양대부흥운동에 관해『코리아 미션 필드』(Korea Mission Field)는 “한국을 구원하기 위해 여러 세기에 걸쳐 두 번 다시 경험할 수 없는 전략적 순간” 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부흥은 바로 선교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선교문화인류학자인 헤셀그레이브(David J. Hesselgrave) 박사는 처음 현지인에게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성경보다는 선교사라고 하였다. 이제 한국교회가 피선교지에서 벗어나 12,874명의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하는 선교강국으로 급성장한 것은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이 일에만 만족하지 말고 하디 선교사와 길선주 장로처럼 한국 선교사들이 파송 받은 선교지에서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과 같은 영적부흥을 일으켜 하나님의 지경을 넓혀 가는지 자문(自問)할 때라고 본다. 한국교회의 부흥운동(1903-1908)은 개신교 선교 20년 즈음에 일어났는데 오늘날 한국선교 부흥 20년의 역사와 흡사하다. 본 논문은 20세기 초반 한반도를 뒤 흔든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의 정신(spirit)을 선교학적으로 고찰하고, 그 장, 단점도 살펴볼 것이며, 부흥운동의 원리를 선교지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는지 연구하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다만 본고에서는 부흥운동이 사라지게 된 배경을 선교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여백 상 다루지 못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2. 부흥운동 시기의 한국정세와 부흥요인
2.1 부흥운동 시기의 한국정세(情勢)
20세기 초 한국교회에 부흥의 불길이 솟아오를 무렵 무기력한 한국은 강대국의 각축장(角逐場)이 되어 비운의 역사를 맞게 되었다. 당시 러시아와 일본은 한국을 집어 삼키기 위해 누구보다도 혈안이 되었다. 1895년 10월 8일 명성황후의 시해사건이 있은 후 고종이 친러파의 권유로 러시아 공사관으로 아관파천(俄館播遷)함으로 러일간의 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다가 1904년 2월 6일 일본은 독단으로 러시아와 국교를 단절하고, 2월 9일에는 일본군이 여순(旅順)항에 있던 러시아 함대를 기습 공격함으로 1904년에 러일전쟁이 터지고 말아 한반도는 러시아와 일본 간의 이권다툼으로 전쟁터로 변하고 말았다.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승리함으로 1905년 7월 27일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과 “가츠라-테프트(Katsura-Taft)” 밀약을 체결하였고, 마침내 11월 17일에 강제적으로 한국과 을사조약을 체결함으로 한국은 모든 주권을 상실하였다.
19세기 말경 한국사회는 경제적 부패와 민심의 동요로 가득 찼다. 예를 들어 제주도에는 63%의 농부들이 전체 농토의 고작 18%만을 소유하고 있었고, 6%의 부자들은 44%의 농지를 소유하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이 증폭되었다. 농민들은 수차례 국가에 탄원을 제출하여 토지정책의 시정을 요구했지만 거절되어 전국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1811-12에는 평안도와 함경도에서 홍경래의 난이, 1862년에는 농민반란이 전라도 전주에서, 1894년에는 동학농민운동까지 발전하였다. 동학농민운동이 발생하기까지 한반도에서 일어난 농민 봉기의 회수가 무려 100회나 되었다고 한다.
정치적 무능력과 사회적 혼탁은 우리의 중요한 모든 것을 타인의 손에 빼앗겼고 한국인의 가슴 속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와 아픔을 남기고 말았다. 교회성장학자인 도날드 맥가브란(D. McGavran) 박사는 전쟁이나 독립투쟁 같은 정치적 혼란이 심한 지역일수록 오히려 복음의 수용성(receptivity)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 불안하여 신(神)에 대한 갈급함이 많기 때문이다. 주권을 상실한 한국사회가 바로 그러했다. 이들은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하나님 앞에 쏟아 부어 간절히 기도함으로 원산과 평양대부흥운동이 발생토록 하는데 기여했다.
2.2 부흥운동의 요인
1903년부터 1908년까지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주로 세 가지 요인에서 기인했다. 첫째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한 기도 때문이었다. 1903년의 원산부흥운동의 불씨는 하디 선교사가 자신의 사역실패 원인을 한국인에게 돌리다가 화이트(Mary C. White)와 맥컬리(Louise H. McCully)가 인도하던 여성선교사들의 기도모임에 강사로 초대받아 기도 하던 중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자신의 교만함, 신앙의 결핍, 성령강림의 체험이 없음에서 기인한 것을 솔직하게 고백함으로 발생되었다. 하디는 기도회를 통해 성령의 폭포수 같은 은혜를 경험하게 되어 참 기쁨과 자유 함을 맛보게 되었고, 이로 인해 그는 한국교회에 부흥운동을 일으키는 최초의 지도자가 된 것이다.
기도에 관해 초기 한국교회는 여러 가지 일화가 있다. 그 중 기억될 만한 것은 블레어(William N. Blair) 선교사의 증언인데 그는 1907년 1월 14일 저녁 평양 장대현교회의 사경회에서 일어난 기도에 관해 “그레함 리(Graham Lee) 선교사가 사회를 보면서 회중에게 기도하자고 선포했더니 여러 사람들이 기도를 시작하므로. . .기도 소리는 마치 폭포수 소리와 같아서 대해호(大海湖) 같은 기도가 하나님의 보좌로 밀려 올라가는 듯하였다”라고 언급했다. 기도는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이는 능력이었다. 평양대부흥운동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여러 사람들이 큰 목소리로 함께 기도하는 통성기도였다. 이는 하워드 존스톤(Howard A. Johnston) 선교사가 1906년 웨일즈부흥운동의 통성기도를 그 해 가을 한국에 소개하면서부터였다. 통성기도는 간절히 기도에 집중케 하여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회개케 함으로 지역교회나 신학교에서도 즐겨 사용되어 한국교회의 부흥운동을 이끌었다.
둘째로, 사경회를 통한 성경공부 때문이었다. 초기 한국교회의 사경회는 성경공부와 기도회로 특징지을 수 있다. 성경공부는 주로 오전에 기도회는 오후에 열렸는데, 헌트(W. B. Hunt)의 증언에 따르면 교사들이 성경을 가르칠 때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예외 없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자주 보았다고 하였다. 기도회와 함께 말씀연구 역시 초기 한국교회의 부흥을 일으키는데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하디 선교사가 1903년 9월에 원산 사경회를 준비하면서 감리교 몇 사람들과 성경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공부하던 어느 날 최종손이 걷잡을 수 없는 죄책감으로 자신의 죄목을 종이에 적어 읽었는데 이후 1년 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났음을 저다인(J. L. Gerdine) 선교사가 보고했다. 데이비스(George T. B. Davis)는 “한국교회 능력의 비결은 그 교회가 하나님 말씀으로부터 영양분을 섭취해 왔다는 사실에 있다”고 주장했다. 1903년부터 1907년까지 한국교회의 성경 사경회는 한국교회의 부흥운동을 이끄는 강력한 수단이 된 것이다.
셋째로, 이방인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영혼의 부담감 때문이었다. 19세기 말부터 한국으로 입국한 개신교 선교사들은 대게 미국과 캐나다 출신으로 무디 부흥운동이나, 학생자원운동(Student Volunteer Movement)이나, 나이아가라 사경회(Niagara Bible Conference)에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복음전파에 상당한 열정을 보였다. 무디부흥운동에 큰 영향을 받은 선교사로는 맥코믹(McCormick) 신학교 출신의 마펫(S. A. Moffett), 베어드(W. M. Baird), 스왈른(W. L. Swallen), 클락(C. A. Clark), 그레함 리(Graham Lee), 블레어(W. N. Blair)로 이들 모두는 전천년주의 종말신앙을 지니고 있었다.
학생자원운동에 영향을 받아 한국에 내한한 선교사로는 윌더(Robert P. Wilder)가 있다. 그는 프린스턴 대학 출신으로 학생자원운동의 지도자였는데 비록 자신은 녹슬고 찌그러진 깡통 같다 할지라도 생명을 구하는 물을 나를 수 있다며 한국선교사로 헌신했다. 그리고 토론토 대학 출신인 하디와 게일(James S. Gale) 역시 직ㆍ간접적으로 학생자원운동의 영향을 받고 한국으로 파송되었는데 이들은 학생자원운동의 구호인 “이 세대 안에서 세계복음화”를 몸소 한국에서 실천하며 한국교회의 부흥에 크게 이바지했다.
나이아가라 사경회에 영향을 받아 한국에 파송된 대표적인 인물로는 침례교 선교사인 말콤 펜윅(Malcolm C. Fenwick)이 있다. 전천년주의 종말신앙과 해외선교를 강조한 나이아가라 사경회는 펜윅으로 하여금 초기한국교회의 부흥운동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그는 1903년 10월 원산의 창전교회에서 열렸던 연합집회 때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가 함께한 복음동맹에 참여하였고, 이후 원산 사경회의 모든 집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부흥운동을 확산시켰고, 1906년 원산 사경회 때에는 그리스도의 재림이란 강의를 통해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자신들의 죄를 자백토록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클락 선교사는 1901년부터 1907년까지 한국교회가 성장한 것은 복음 전파의 결과라고 했는데 당시 한국교회는 순회 사역의 전도방법으로 꾸준히 복음을 전하여 1907년에는 한국 교인 수가 무려 7만 5천명으로 증가하였다.
3. 원산부흥운동(1903-1906)과 선교학적 특성
3.1 선교사 영성
선교지에서 교회 부흥의 발단은 선교사로부터 시작된다. 원산부흥운동을 점화시킨 하디는 토론토 대학을 졸업하고 학생자원운동의 영향을 받아 토론토 의대의 YMCA의 후원을 받고 1890년 9월에 내한했지만, 13년 세월동안 별다른 열매를 거두지 못했다. 1898년부터는 남감리교 의료선교사로 사역을 하다가 복음 전하는 일에 전념토록 하기 위해 의료선교를 포기하였고, 1901년부터는 강원도 통천 지방에서 지경터 교회를 개척해 3년간 열심히 일했지만 실패하여 심적으로 무척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하디는 1903년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선교사 기도모임에서 자신은 오랫동안 선교사문화우월주의(ethnocentrism)에 빠져 가난한 한국인들을 무시했고, 성령을 의지하기 보다는 자신의 학력과 자질에 기대였음을 선교사들과 한국인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고백했다. 예전에는 사역의 실패를 한국인에게 돌렸지만 바로 자신이 성령의 역사를 의지하지 않았음을 확신했고, 이러한 고백은 너무 고통스럽고 굴욕적이라고 하였다. 하디가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고 죄를 자복한 영적체험은 한국교회 부흥의 불씨가 되었고 점차 원산에 있던 교회와 다른 지역까지 강하게 영향을 끼쳤다.
하디의 부흥의 열기는 강원도 일대를 지나 개성과 서울 등지까지 확산되었고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04년 10월 서울 정동 감리교회에 있었던 사경회에서는 지적(知的) 충족으로만 만족했던 우수한 두뇌를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죄와 허물을 깨닫고 죄용서 함을 구하는 역사가 처음으로 일어나기도 했고, 1905년에는 송도 사경회에서 일어난 부흥의 불길이 성도 개인생활에 큰 영향을 끼쳐 이들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고백한 이후에 성령이 부으시는 큰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고 한다. 1906년에는 하디가 대학생들에게도 회개운동을 불러 일으켰는데 이 때 봄 학기를 맞이하여 이화학당과 배제학당의 사경회에서 수많은 여학생들이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며 기도했는데 이 부흥의 열기가 일 년 내내 지속되었다고 한다. 선교사의 살아있는 영성이 교회부흥의 초석(礎石)이 된 것이다.
3.2 연합 사역
초기 한국교회의 부흥운동은 각 교파 간에 지나친 경쟁을 추구하지 않고 함께하는 연합운동을 펼쳐 나갔다. 여러 교단과 교회가 서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되는 역사를 만든 것이다. 에베소교회의 간증처럼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엡4:5)라는 고백이 이들에게 있었다. 19세기 말부터 한국으로 입국한 선교사들은 대다수가 전천년주의자들이었다. 이들은 복음이 가능한 한 빨리 이방인들에게 전해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교단의 장벽을 뛰어넘어 타 교단과 연합하는 것에 적극적이었다. 1903년 원산에서 실시된 사경회부터 연합집회의 성격을 지녔다. 처음에는 감리교 선교사들만의 모임이었지만 점차 장로교와 침례교 선교사들이 동참하였고, 이후 모든 사경회들이 마치 교단의 장벽이 제거된 것처럼 진행되었다.
1903년 남북감리교는 서로 간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배재학당을 북감리교와 남감리교가 함께 운영키로 했는데, 1905년 존스는 남북감리교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선교사 사이에 존재하는 사랑과 동정의 공감대가 우리 양 선교회 소속 한국 교인들을 함께 묶어 주었으며, 이로 인해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보고했다. 또한 선교지 분할 협정(comity)은 한국교회사에 길이 남을 연합운동의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초기 한국 선교사들은 복음이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각 교단 간의 경쟁과 불화를 제거하기 위해 선교지를 나누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직까지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곳에 교단 간의 중복을 막도록 한 것이다. 그 외에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사들은 연합으로 성경 번역에 힘썼고, 또한 통합 찬송가를 만드는데도 함께 주력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선교사의 중도탈락 1순위가 동료선교사들과의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선교사들이 경쟁사회에서 성장하다보니 남들과 어울리는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문방송학과 교수인 김민규 박사는『NQ로 살아라』라는 책에서 오늘날 각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에서 남들과 함께하는 공존지수(Network Quotient, NQ)가 높은 사람이라고 했다. 초기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처럼 오늘날 한국 선교사들에게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남과 함께 연합하는 NQ임을 발견해야 할 것이다.
3.3 해외 선교
원산부흥운동 기간 동안 한국교회의 역사적인 사건은 해외선교의 시작이었다. 1884년 게일 선교사에 의해 개신교가 소개된 지 막 20년 즈음 한국교회는 첫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하는 감격을 누렸다. 피선교 국가에서 선교하는 국가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한국교회 최초의 선교사는 1906년 북간도에 파송된 한태영 선교사였다. 그는 충청도 용안교회 출신으로 침례교인이었고, 펜윅이 1906년 교단을 창설하고 그 해 한태영을 첫 선교사로 파송하였다. 이후 펜윅은 만주, 시베리아, 몽골 같은 북방지역에 선교사를 집중적으로 파송하였다.
장로교에서는 1907년 9월 17일 평양신학교를 졸업한 이기풍 목사를 제주도로 보내기로 결정하고, 그 다음해인 1908년 1월 11일 평양 장대현 교회의 길선주 목사는 이기풍 선교사에게 파송예배를 드리고 그를 제주도로 파송하였다. 평양에 복음을 전하러 온 마펫 선교사에게 돌을 던진 이기풍이 이젠 복음의 불모지인 제주도에 핍박도 두려워하지 않고 선교사로 파송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 할 수 있겠다. 이후 장로교 독노회에서는 외국에 거주하는 한인 디아스포라를 대상으로 1909년에 최관홀을 시베리아로, 한석진을 일본으로, 방화정을 캘리포니아와 멕시코로 파송하기로 결정하여 처음부터 선교하는 교단으로 그 틀을 다듬어 나갔다.
한국교회가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한인 디아스포라 선교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투자할 때라고 본다. 외교통상부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재외동포 수가 무려 6,638,338만 명이나 되는데 앞으로 이 숫자는 더 증가할 추세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현지인 선교는 A급 수준이지만 디아스포라 선교는 그렇지 못했다. 사실 한국교회는 미전도종족이 밀집되어 있는 10/40창문 지역에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제자훈련에 집중하여 가시적인 열매를 거두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인 디아스포라가 주로 이주하는 곳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이 많다. 현재 디아스포라 선교사들은 한인동포를 대상으로 한 사역에만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은 바울과 바나바 같은 이중문화선교사(bicultural missionary)를 많이 배출하여 현지인들을 주께 돌아오도록 하는 비전을 지녀야 한다. 이들은 이미 오래전에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자들의 후손들이지만 지금은 거의가 명목상 크리스천들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향후 10년, 20년 이후에 현지인 언어와 문화에 불편함이 없는 선교사 자녀를 잘 길러내어 이들로 하여금 영적으로 죽어가는 서구인들에게 영적각성(spiritual awakening)을 불러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이 사명이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선교적 과제이다.
4. 평양대부흥운동(1907-1908)과 선교학적 가치
4.1 현지인 위임
선교의 꽃은 현지인 위임이다. 위임(leaving)이란 선교사가 교회를 개척하고 난 뒤 현지인에게 이양하는 것을 말한다. 바울과 바나바가 안디옥교회를 세우고 이들에게 1년간 양육시킨 뒤 이양하고 과감히 떠났는데(행11:19-30, 13:1-3) 이런 모습을 평양대각성운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선교사는 현지인에게 위임할 때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를 기대해야 한다. 선교사 스스로가 현지인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정말로 잘 되는 것을 말한다. 선교사가 ‘피그말리온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우선 문화우월주의 사상을 버려야 한다. 당시 선교사들이 자신의 문화우월주의 사상을 버리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평양대부흥운동 즈음 현지인을 세워 사역을 맡기는데 두려워하지 않은 것은 한국교회의 축복이었다. 이후부터 김익두, 주기철, 이성봉 목사 등 걸출한 현지인 지도자들이 배출되기 시작하였다.
선교사가 자신의 우월주의, 편견, 권위주의, 신앙의 부족을 통회하고 회개하는 것을 본 길선주 장로는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 마지막 날인 1월 15일에 대중들 앞에서 참회하며 자신의 죄를 낱낱이 고백했다. “나는 아간과 같은 죄인이올시다”며 친구가 임종 1년을 앞두고 자신에게 재산을 관리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미망인의 돈 100달러를 사취했다고 회개했다. 길 장로의 회개가 있은 후 함께한 1천 5백 명의 회중들은 각자 통곡하는 회개의 역사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사기, 횡령, 음주, 거짓말, 증오, 도둑질을 고백했다. 이날 저녁 길선주 장로의 설교가 있은 뒤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람 600명은 함께 기도하면서 “길선주 장로는 길선주가 아니라 예수였다”고 고백했다. 조지 굳윈(George Godwin)은 1904년 웨일즈 부흥운동 때 로버츠가 중심 역할을 했다면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 때는 길선주 장로가 그 일을 담당했다고 기술했다. 알렌 선교사 역시 길선주가 평양에서 일어난 성령의 불길을 전국으로 확대한 주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양을 중심으로 하여 의주로, 서울로, 전국으로 다니며 신자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부흥의 역사를 일으켰다.
한국교회에 개신교가 소개된 지 20년 즈음 영적으로 준비되고 훈련된 현지인을 배출한 것은 축복이었다. 길선주 장로는 평양대부흥운동이 끝난 그 해에 평양장로회신학교에서 제1기 졸업생으로 졸업을 한 뒤 목사 안수를 받고 장대현교회에서 목회(牧會)하기 시작했다. 당시 선교사들은 현지인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해 1901년에 평양장로회신학교를 개원하였고, 그 결실을 1907년 10월에 맺게 되었다. 현지인 지도자를 배출하기까지 그레함 리 선교사가 장대현교회를 시무하다가 이젠 길선주 목사에게 위임한 것이다. 이후 길선주 목사는 약 800명의 목사와 전도사를 세워 일꾼을 길러내는데 박차를 가하였고, 60여 교회를 더 개척하였다. 한 사람의 현지인 지도자가 길러지게 되니 선교사의 몫을 10배, 20배 이상으로 감당할 수 있었다. 선교사는 자신이 사역하는 당대에만 잘해서는 안 된다. 그가 현지인을 세워 교회를 맡기고 떠난 이후에 현지인에 의해 사역이 유지되고 성장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제 평양대부흥운동을 회상하며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에만 급급하지 말고 이들이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사람을 길러낼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할 때이다.
4.2 토착 교회
선교사가 사역을 하면서 중요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토착화(土着化)이다. 토착화가 되어야 현지인 이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멜빈 하지스(Melvin L. Hodges)는 토착화란 “선교사역의 결과로 한 교회가. . .세워지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고, 스스로 후원할 수 있고, 스스로 현지인 교회를 재생산 할 수 있는 능력을 깨닫는 것이라”라고 언급했다. 한국교회의 토착화는 1890년 네비우스(John Nevius)의 선교정책이 채택되면서 이루어졌는데, 이 원리는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을 거치면서 더욱 토착적이고 독특한 한국교회의 특징으로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1909년 마펫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토착화할 수 있었던 것은 네비우스의 선교정책 가운데 사경회와 자립의 사상을 채택했기 때문이었다고 언급했다.
사경회는 한국인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거나 연구토록 한 것뿐만 아니라 토착화의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경회는 평신도를 대상으로 한 모임과 교회 지도자를 키우기 위한 모임으로 나뉘어 졌는데, 주로 겨울철 농한기나 봄철 제초 작업이 끝난 7월에 각각 두 번씩 열렸다. 사경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참석자들은 자신의 왕복 여비는 물론 체재비 일체를 자비로 부담해야만 했다. 마펫은 한국교회가 사경회를 통해 새신자를 양육하고, 자질을 계발시키며, 매서인, 전도자, 조사, 전도부인 등을 발굴하여 파송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경회에서 영수, 조사, 권사를 발굴할 수 있어서 한국교회의 필요한 일꾼들은 거의 사경회를 통해서 채울 수 있었다. 사경회를 거치면서 훈련된 일꾼들은 영적인 군사로 무장되었고, 각 지역교회를 조직적으로 운영하거나 교회 문제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고, 나아가 자력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한국교회 토착화의 가장 큰 특징은 재정적 자립(自立)이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한국교회는 당시 아무리 가난하다 할지라도 선교사의 도움만 받지 않고 값을 기꺼이 지불하려고 했다. 성도들이 교회에 헌금하는 액수가 엄청나게 늘어나 큰 교회에서는 자기 교회에서 사역하는 조사(助司)에게 월급만 줄뿐만 아니라 작은 교회를 재정적으로 돕는데도 힘을 썼다. 자립의 원리는 교회에만 제한되지 않고 학교에도 적용되어 평양숭실중학교의 경우 선교사의 후원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방과 후에 새끼 꼬기, 책 제본하기, 길 닦기 등으로 자신의 학비와 식비를 자력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역사학자 라토렛(Kenneth S. Latourette)이 한국교회는 외부의 도움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과 능력으로 교회건물을 세우길 원하는 자들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경제적 자립정신이 무척 강했다.
클락 선교사는 사경회에의 성경공부가 한국교회의 자립, 자치, 자전을 실현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지적했다. 평양 장대현교회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날 당시 장대현교회는 선교사의 의존도가 높은 교회였지만, 부흥운동이 있은 후 길선주 목사가 담임하게 되었고, 재정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어서 15년 동안 39개 교회나 개척할 수 있었다. 더욱이 길선주 목사가 1905년에 주도한 새벽기도회는 한국의 독특한 기도회로 정착되었다. 이 새벽 기도회는 한국교회가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궁핍이 함께 하고 있을 때 오로지 살아계신 하나님만이 이런 고통의 터널에서 해방시킬 것이라 믿고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한국 고유의 신앙형태를 만들게 되었다.
4.3 Missio Ecclesia
‘Missio Ecclesia’란 ‘교회의 선교’ 를 말한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교회를 사용하신다는 개념이다. 이를 도표화하면 ‘하나님→교회→세상’ 이다. 초기 한국교회는 전천년주의 종말신앙에 흠뻑 젖어 하루라도 빨리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가득 찼다. 그래서 영적 빈곤을 경험한 이후 새로운 삶을 얻은 크리스천들은 자기 친구나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열정적이었다. 클락은 1895년 당시 한국 개신교회의 성도 수가 겨우 530명 이었는데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날 당시에는 26,037명으로 성장했다고 보고했다.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장대현교회를 통해 확산될 때 평양의 개신교인 수는 14,000 명으로 평양 인구의 1/3을 차지할 만큼이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10년 에딘버러(Edinburgh)에서 제1차 에큐메니칼 세계선교대회를 개최하면서 세계 복음화를 위해 힘을 쏟았던 존 모트(John Mott)가 1907년 한국을 방문하고서 이 세대 안에 한국의 복음화가 바로 코앞에 와 있음을 눈으로 확인하였다. 오지의 땅 한국이 빠른 속도도 복음화되는 것을 확인한 존 모트는 3년이 지난 후 “이 세대 안에 세계 복음화”라는 구호로 에큐메니칼 세계대회를 개최하였다. 평양대부흥운동은 이 세대 안에 복음화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에게 있는 교만, 탐욕, 정욕, 미움, 시기 등 모든 악한 것들을 말끔히 씻어내는 죄의 고백이 우선이었다. 이들의 관심은 주님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정결한 영을 회복하길 원했다. 이들은 전형적인 전천년주의 종말신앙을 소유하고 있어서 영혼구령에는 적극적이었으나 사회를 변화시키거나 변혁시키는 데는 무관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초기 한국교회가 사회적 책임에 관해 전혀 무관심 한 것은 아니었다. 이에 대한 깊은 논의는 다음 장에서 다룰 것이다. 평양대부흥운동을 통해 탈력 받은 ‘교회의 선교’(Missio Ecclesia)는 초기 한국교회 부흥의 축을 이루었다.
5. 부흥운동(1903-1908)과 선교학적 평가
한국교회의 부흥운동(1903-1908)은 신앙 운동이지 교회성장운동은 아니었다. 이러한 운동이 교회 안에서 발행하였지만 그 결과는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여기서는 부흥운동에 관해 선교학적으로 어떤 긍정적인 면을 낳게 했는지, 어떤 부정적인 면을 초래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5.1 긍정적인 측면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은 영적운동임에도 불구하고 교회성장을 이루었다. 당시 부흥운동은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교회 지도자의 내적 변화가 교회 성장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초기 한국교회의 성장에 관해 이만열 교수는 다음과 같은 통계를 제시했다. 1903년에서 1906년 사이 감리교회의 교인 수는 7,988명에서 30,336명으로 늘어가 380%의 증가율을 보였고, 장로교회에서는 1903년에서 1910년 사이 15,712명에서 무려 84,442명으로 증가해 54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고 한다. 장로교와 감리교의 급격한 교회성장 비율을 보면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난 시기에 가장 많이 성장했다는 점이다.
이런 교세 성장의 배경에는 당시 신자들이 심령을 정결케 하려는 운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교회성장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제시한 자들에게 역사학자인 박용규 교수는 당시 정치적 혼란과 소용돌이 속에서 일종의 도피적인 경향이 부흥운동을 촉발시켰다는 자들에게 반론을 제시했는데 본 연구자 역시 이에 동의한다. 어떤 정치적인 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죄의 고백과 뜨거운 기도와 말씀 연구로 인해 교회가 부흥한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전천년주의 사상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교회부흥은 더욱 가속화 되었다. 선교문화인류학자인 헤셀그레이브(David Hesselgrave) 박사는 “전천년주의자들은 다시 오실 하나님 나라를 세운다는 기대 때문에 복음을 전파하여 이방인들이 구원함을 받도록 선교하는 일에 집중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이들은 성령의 강권적인 역사로 복음 전파하는 일에 매진하다보니 교회가 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선교사와 현지인 지도자의 영성회복이 교회부흥의 시금석이 되었다.
5.2 부정적인 측면
정치적, 사회적으로 급속도로 변화하던 시기에 한국교회는 어떻게 대처해 나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교회부흥을 이끌었던 하디, 그레함 리, 블레어 선교사, 길선주 장로는 한결같이 세대적 전천년주의자들이었다. 이들은 절망적 세계관에 사상적 토대를 두고 있기에 복음전파에 우선순위를 두었지 사회변화와 개혁에 대해선 회의적(懷疑的)인 태도를 취했다. 이들의 주된 관심은 주님의 임박한 재림뿐이었기에 가라 않는 ‘배’를 구원하는 것 보다는 물속에 빠지거나, 파선 당한 배에 있는 ‘사람’을 구원하는 것을 귀하게 생각했다. 그렇다보니 ‘세상’ 보다는 ‘사람’ 에게 포커스를 둘 수밖에 없었다. 이들에게 있어서 사회활동, 의료봉사, 그리고 교육활동은 복음전파를 완성시키는 수단으로만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은 한국사회의 나쁜 관습이나 전통을 변화시키는데 큰 일조를 담당했다. 한국교회가 미신타파, 인간평등, 여성인권보장, 동일한 근로혜택을 이룩하는데 도움을 준 것이다. 예를 들어 부흥운동 기간 동안 은혜를 받은 자들은 자신의 여자 아이들을 남자 아이들처럼 여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여권신장을 이루기도 했고, 강화에 있는 한 사람은 9명의 첩을 거느리고 살았는데 사경회를 통해 은혜를 받고서는 그 첩들을 다 내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부흥운동에 참여한 자들은 스스로 도덕 계몽에 앞장서기도 했다. 다만 초기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세상’ 보다는 ‘사람’ 에 우선순위를 두는 자가 많다보니 영혼구령에 주력한 것이다. 아쉬운 점은 급변하는 사회변화에 기독교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6. 나가는 말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은 회개운동, 기도운동, 성령운동으로 시작되었다. 앞서 있는 영적 지도자들의 철저한 회개는 가정과 사회를 정화시켰고, 나아가 함께하는 공동체를 변화시켰다. 그 결과 연합사역, 해외선교, 현지인 위임, 토착교회 설립과 같은 놀라운 결실을 맺어 한국교회는 빠르게 성장하였다. 이러한 운동의 중심이 바로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었다. 각 교단과 교회에서는 ‘Again 1907’ 의 구호를 내걸고 100년 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임했던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일어나길 소망하고 있다. 연구자 역시 이런 성령의 강한 임재하심이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선교지(mission field)에서 일어나길 대망(大望)한다. 금년이 ‘Again 1907 in mission field’의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날 우리는 주께서 ‘성령을 받으라’고 하신 말씀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선교사 소명을 받고 선교지에 왔지만 성령이 임하신 영적 체험을 경험하지 못한 하디는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기도 중에 발견하였다. ‘선교사의 역사’는 ‘성령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울, 모라비안 교도, 윌리암 캐리, 허드슨 테일러 등 수많은 선교사들은 성령에 이끌림을 받아 사역을 잘 감당했다. 놀라운 사실은 선교사의 영성 회복은 현지인 지도자를 배출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선교사의 영성이 선교사의 인격(人格)에 묻어져 나와야 한다. ‘선교사는 가르치는 선생이 아니라 멘토가 되어야 한다’(missionary is not a teacher, but a mentor) 라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선교사의 인격 속에 그의 경건함, 말씀의 깊이, 기도의 힘이 묻어져 나올 때 파워가 있고 역사가 일어난다는 예기다. 하디의 솔직함, 정직성, 영적인 사람의 모습이 한국인에게 비치게 되자 그와 함께한 선교사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한국인들이 변하게 되었고, 나아가 길선주 장로 역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선교사가 사역(ministry)에만 빠졌을 때는 자신을 돌아볼 수 없다. 일 중심의 사역으로는 선교사 자신이 영적으로 너무 메말라 버리기 때문에 함께하는 공동체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하지만 선교사의 삶(life)의 변화는 마치 요동치는 태풍처럼 주변을 정화시키고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성령의 역사와 충만함이 인격 속에 묻혀 나올 때 우리는 다시 한 번 ‘Again 1907’을 이 세대에 경험하게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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