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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선교학자료 > 논문	등록일	2011-03-24

작성자	관리자 (admin)

영국 복음화의 선교전략이 현대 선교에 미친 공헌

안희열 교수 (침신대 선교학)

들어가는 말

한국 교회는 1906년 망국의 실향민들이 많이 모여 살던 간도지방에 처음으로 해외 선교사를 파송하면서 선교의 걸음마 시기를 보냈지만, 1세기가 지난 2001년에는 156개국에 12,000명을 파송하여 2/3세계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선교사를 파송한 선교 강대국이 되었다. 지난 100년의 역사동안 한국 교회는 각 시기에 부응하는 필요한 선교전략들을 사용하면서 선교부흥이 크게 일어났는데 20세기 초반에는 네비우스(John Nevius) 선교전략이 장로교회를 중심으로 각 교단에 큰 영향을 미쳤고, 20세기 중반에는 풀러신학교의 교회성장의 주요 개념이었던 수용성(receptivity) 전략이 널리 확산되었고, 20세기 후반부터는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 전략이 중점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이러한 선교전략들은 이미 중세기독교 시기에 고난과 박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교도들이 들끓던 영국을 복음화시키는데 수고하며 땀을 흘린 성 패트릭(St. Patrick), 콜럼바(Columba), 어거스틴(Augustine of Canterbury)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사실 이들이 복음을 전할 당시 서유럽의 기독교는 서로마 제국의 멸망과 끊임없는 야만족들의 침략으로 선교에 대한 관심과 여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하지만 성 패트릭, 콜럼바, 어거스틴의 선교에 대한 열정은 꺼져가는 유럽대륙의 영성을 회복시키며 선교의 소중성을 각성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5세기부터 7세기까지 영국과 아일랜드의 복음화에 앞장서면서 영국을 선교센터로 삼고 유럽대륙을 점차 복음화하는데 큰 공헌을 한 성 패트릭, 콜럼바, 어거스틴의 선교전략들을 살펴보고 이러한 전략들이 요즈음 ‘현대 선교전략의 지침서’라 불릴 만큼 소중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왜 그러한지 그 이유를 살펴보고 또한 오늘날 선교전략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려고 한다. 1장에서는 복음을 전혀 접하지 못한 미전도 종족 선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성 패트릭의 선교전략들을 살펴보고, 2장에서는 선교사의 도움 없이 현지인 스스로의 힘으로 교회를 이끌어 가는 토착 교회 선교의 소중함을 가르쳐 준 콜럼바의 선교전략들을 살펴볼 것이며, 3장에서는 오늘날 다양한 선교구조에서 어떠한 선교구조가 바람직한지를 발견케 해 준 어거스틴의 선교전략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I. 성 패트릭(St. Patrick)의 선교전략

패트릭(389-461)은 영국의 기독교 가정에서 집사였던 아버지 칼퍼니어스(Calpurnius)와 캘틱 교회의 목사였던 할아버지 포티터스(Potitus)로부터 신앙의 훈련을 받고 자라다가, 16세 때에 아버지의 집에서 아일랜드의 해적 떼들에게 납치를 당해 북부 아일랜드의 안트림(Antrim) 지역에 노예로 팔려갔다. 그곳에서 패트릭은 6년간 노예생활을 하면서 초라한 누더기 옷을 입고 양떼들을 돌보며 이리 사냥용 큰개와 동무하며 잠을 자면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고독과 고난이 파도처럼 밀려오던 시기에 패트릭은 밤을 지새우며 전심을 다해 기도하던 중 처음으로 영적으로 거듭나는 신앙 체험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패트릭으로 하여금 하나님께 쉬지 않고 기도하게 하였고 성령의 세밀한 음성을 듣게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패트릭은 꿈 속에서 성령께서 그로 하여금 도피하라는 음성을 듣게 되었는데 배는 이미 그를 위해 준비되어 있어서 그 곳에서 아일랜드의 이리 사냥용 큰개를 운반하는 배에 몸을 실고 떠나 유럽에 도착할 수 있었다.
패트릭은 바로 프랑스의 레린스(Lerins) 수도원으로 들어가서 18년 동안 머물며 선교사로 훈련을 받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그는 432년에 로마가톨릭으로부터 사제로서 임명을 받던 43세 때에 자신을 노예로 판 아일랜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리스도의 강한 군사로 만들기 위해 자원하여 그곳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 드루이드(Druid)교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선교 사역이 쉽지는 않았지만 패트릭은 온갖 위험과 박해를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는데 성공하여 ‘아일랜드의 사도’라 불리게 되었다. 본 연구자는 패트릭의 어떠한 선교전략이 아일랜드를 복음화시키는데 유효하였으며 나아가 오늘날까지 그의 선교전략이 왜 중요성을 갖게 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려고 한다.

1. 미전도 종족 선교
미전도 종족이란 복음을 받아들인 종족(reached people)의 도움이 없이는 자생적으로 복음을 확산시킬 만한 능력을 가진 자원들(sources)이 자체 내에서 아무것도 없는 종족집단을 말한다. 이 개념은 먼저 랄프 윈트 박사에 의해 1974년의 로잔 I 대회 때에 처음으로 소개되어 졌다가 1980년의 에딘버러 선교대회에서 개척선교(frontier missions)라는 개념으로 발전하였고 1989년의 로잔 II 대회 때부터 확고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선교학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전도 종족 선교의 고귀함을 깨닫고 이에 뛰어든 사람은 바로 패트릭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세상 끝까지 구원을 알리는 그리스도서(書)”라 생각하며 주님이 재림하실 때를 대비하여 서유럽의 변방지역에 복음을 전해야 할 책임감을 강하게 느꼈다. 그래서 그는 늘 이방인에 대한 영적인 부담감을 느끼며 그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전하려 하였는데 그의 선교적인 마음은 그의 종말론적 사관에 잘 나타나 있다. 패트릭은 “나는 세상 끝날 까지 구원의 소식을 들어야 하는 이방인들에게 빛이 되어야 하는데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모든 세상과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어져야 마침내 종말이 오기 때문이다”고 믿고 있었다.

이교도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려는 패트릭의 꿈은 처음부터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가 레린스 수도원에서 훈련을 마쳤을 때 수도원 측에서는 패트릭이 선교사로서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어 팔레디우스(Palledius)를 먼저 아일랜드에 파송하였다. 팔레디우스는 그곳에서 사역하는 동안 이교도인 야만인들을 개종시키기보다는 그리스도를 믿고 있는 기신자들을 우선적으로 섬기는데 최선을 다하였다. 팔레디우스의 선교에 별다른 열매가 나타나지 않자 수도원에서는 패트릭을 대신 보내기로 결정 하였는데 그의 선교방향은 팔레디우스와는 아주 달랐다. 팔레디우스가 그리스도를 믿는 아일랜드의 신자들만을 돌보는 선교사에 불과하였다고 한다면 패트릭은 단 한번도 복음을 듣지 못한 이교도들에게만 복음을 전하여 그가 아일랜드에서 선교사역을 하는 동안 약 10만 명의 개종자와 함께 200여 교회를 세우게 되었다.
패트릭이 이처럼 많은 회심 자들을 갖게 된 것은 거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가 선교지로 목표를 삼았던 아일랜드는 복음에 대한 수용성(receptivity)이 강하지 못하였는데 그 이유는 자연신을 숭배하는 드루이드교가 아일랜드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복음이 쉽게 이방인들에게 파고들어갈 수가 없었다. 패트릭은 당시 복음이 널리 알려져 있던 유럽대륙보다는 덜 알려진 야만인들이 들끓고 있던 아일랜드를 선교지로 삼았다. 그의 선교전략은 전적으로 복음을 듣지 못한 미전도 종족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것이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야 영향력을 크게 미치게 된 미전도 종족 선교전략이 15세기 전 패트릭에 의해 당당하게 실시되어 열매를 맺었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 볼 수 있다. 패트릭이 선교한 지역은 오늘날 미전도 종족이 집중적으로 속해있는 10/40 창문지역은 아닐지라도 그는 복음을 외면하는 이교도들이 사는 지역에 직접 들어가서 말씀을 전하는 개척선교(frontier missions)를 성공적으로 실시한 아일랜드의 선교사였다.
랄프 윈트 박사는 1999년 당시 미전도 종족의 수를 약 10,000여개로 발표하였다. 본 연구자는 현재 전 세계 개신교 교회의 수가 1천만 개인 것을 고려해 볼 때에 1천 교회가 1종족만 입양을 한다면 모든 종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복음을 듣지 못한 미전도 종족을 구원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교회가 미전도 종족 입양에 앞장서서 적응력이 뛰어나고, 인내심이 강하고, 자존감이 있는 선교사들을 훈련시켜 파송시켜야 할 것이다.

2. 여성 선교
캘리포니아주 바나 연구 그룹의 창시자인 조지 바나(George Barna)는 어두움의 영의 세력들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부름 받은 수많은 일꾼들 가운데 준비된 크리스천의 지도자들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시킬 때 가능하다고 주장 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중세기독교 시대 때 여성을 가감이 훈련시켜 선교 사역에 동참시킨 패트릭에서 발견할 수 있다.
패트릭은 특히 자신의 사역을 잘 감당하기 위해 여성들에게 리더십과 권위를 허락하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현대 역사가의 증언에 따르면 17세기 프랑스 예수회의 감독인 르준(Le Jeune) 신부는 12세기 전 성 패트릭이 하였든 것처럼 인디언 소녀들과 여인들을 돌보기 위해 병원과 학교를 세우도록 간호사들과 교사들을 파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프랑스 수도원에서 간청하였다고 한다. 여성사역을 강조한 패트릭의 정신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적으로 패트릭의 사역에 참여한 여인들은 주로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첫 째는 중년 부인들과 선교사들의 여동생들이고, 둘째는 노예로 아일랜드로 잡혀온 기독교 여성들이며, 셋째는 패트릭의 사역에 자원하여 동참하는 고관대작의 여인들이었다. 여인들은 대체로 성전의 마루바닥을 닦거나, 성전 예복을 짜거나 수놓기도 하며, 제단의 꽃병을 닦기도 하며, 성전 바닥에 붙어 있는 더러운 떼를 없애기도 하며, 세례(침례)를 준비하기도 하였다.
아일랜드 수도원 운동은 5세기부터 12세기까지 영국의 선교역사를 주도하였는데 이것은 5세기부터 있어온 여성들의 헌신적인 사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드 파올(de Paor)은 주장하고 있다. 실례를 들자면 성 패트릭의 제자 중 한명이었던 성 다레르카(St. Darerca)는 아일랜드 수도원에서 생활하던 여성들을 돌보며 지도하기 위해 여성 영적 자문 위원으로서 활동을 하였다.
사실 성 패트릭이 세운 아일랜드 교회는 여성들이 직접 선교지에 가서 복음을 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야만인들이 들끓는 미문명 사회에서 여성들의 도움으로 수도원이 끊임없이 선교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요한 웨슬레(John Wesley)가 평신도를 중심으로 그의 선교 사역을 확대해 나간 것처럼 성 패트릭 또한 성의 차별이 없이 여성들을 동참시켜 주님의 몸된 사역의 기쁨과 만족을 발견케 하였다.
요즈음 여성들이 국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던 것도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본 연구자는 21세기에 수없이 증가하는 기회들을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어떻게 포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본다. 여성들은 자신이 받은 달란트를 가지고 얼마든지 타문화권에 살면서 헌신할 기회가 많기에 격려하고 동참시켜야 할 것이다.

3. 현지인 언어사용 선교
복음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수용자의 언어가 소중함을 일깨워 준 종교개혁자는 루터이다. 그가 1522년에 신약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것은 말씀을 듣는 현지인의 언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전기를 마련하였다. 종교개혁을 중점으로 하여 그 이전에는 대체적으로 복음을 듣는 쪽의 형편을 고려치 않은 채 일방적으로 라틴어로 말씀을 전하는 전달자 중심의 언어가 강조되었지만 종교개혁 이후에는 루터의 영향으로 현지인의 언어가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독일의 선교학자였던 니일(Stephen Neil)은 선교사가 수용자의 언어에 익숙해져야 할 이유로 하늘나라의 언어는 하나이지만 지상의 언어는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현지인의 언어에 능통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루터처럼 선교사는 우선적으로 복음을 들어야할 현지인의 언어에 익숙하여야 할 것임을 자신의 철학으로 여긴 사람이 패트릭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에 노예생활을 겪고 난 후 골(Gaul) 사람과 영국 사람의 도움을 힘입어 아일랜드어를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사실 패트릭은 학식이 풍부한 로마인의 크리스천이 아니었다. 그는 성격이 급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었으나 아일랜드어를 배우는데 게으르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선교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었다.
패트릭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즐겁게 노래할 수 있도록 작곡을 하였는데 이것을 로리카(Lorica)라고 불린다. 이 노래는 초기 아일랜드 크리스천들의 정신을 지니고 있고 하나님의 사도들이 이교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정을 담고 있다. 더욱이 이 찬양은 사탄과 어두운 영의 세력과 신앙을 박해하는 자들을 대항하여 싸우는 패트릭의 신앙을 그려주고 있다. 놀랍게도 로리카는 오늘날에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 공립학교의 채플에 가장 주목을 받는 노래 중 하나가 되었는데 그 주요 내용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힘들고 어려울 때 위로 자가 되시며 우리의 고난에 귀를 기울이시며 우리를 환난에서 구해주실 분이시기에 감사와 영광을 돌려야 할 분으로 묘사하고 있다.
성 패트릭은 자신이 복음 전해야 할 대상자의 언어인 현지인의 언어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는 선교사 자신의 언어가 아닌 원주민의 언어로 선교지에 접근하는 전략을 사용하였기에 아일랜드를 복음화시킬 수가 있었다. 본 연구자는 성 패트릭이 사용한 현지인 중심의 선교 전략이 오늘날 성경을 자기가 태어난 언어로 접하지 못한 약 3,000개의 종족들을 향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언어 수는 약 6,809개 정도 인데 아직까지 자기네 말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언어가 무려 3,000개 정도 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성경번역은 주로 서구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앞으로는 한국을 중심으로 한 2/3세계 국가들이 이 일에 주인 의식을 가지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4. 현대 선교에 미친 영향
오늘날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선교 전략이라면 랄프 윈트 박사가 주장한 미전도 종족 선교라 할 수 있다. 사실 미전도 종족 선교운동이 교단을 초월하여 지역교회나 선교단체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리 매김을 할 수 있도록 큰 공헌을 한 사람은 윈트 박사이지만 이 외에도 ‘길을 만드는 사람들’(WayMakers)을 설립하여 미전도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도록 돕고 있는 스티븐 호돈(Steven C. Hawthorne)과 WEC International의 연구 조사 책임자로 ｢세계기도정보｣(Operation World)라는 책을 출판하여 미전도 종족 선교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고 있는 패트릭 존스톤(Patrick Johnstone)을 들 수 있다.
윈트 박사는 그가 편집한 ｢미션 퍼스펙티브｣에서 원심적 선교(go and preach mission)를 주요 전략으로 하여 복음을 듣지 못한 이교도에게 자발적으로 들어가서 선교 활동을 한 성 패트릭을 미전도 종족 선교사로서 가장 먼저 부각 시키고 있다. 패트릭은 수용자의 문화가 주변의 기독교 공동체의 문화와 전혀 다른 문화권인 P3 지역의 미전도 종족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개척 선교사(frontier missionary)였다. 윈트 박사가 종전의 복음을 쉽게 받아들이는 지역에 먼저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는 수용성(receptivity)의 전략으로는 모든 열방을 구원시킬 수 없다는 것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복음이 들어가지 못한 미전도 종족 지역에 우선적으로 선교해야 할 필요성을 성 패트릭을 통해서도 발견하였고 이것은 미전도 종족 선교운동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성 패트릭은 15세기가 지난 이후에도 그의 미전도 종족 선교전략이 현대 선교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는 탁월한 선교 전략가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대다수의 개신교가 미전도 종족 선교의 소중성을 인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날 각 문화권 내에 파송된 개신교 선교사의 분포도를 살펴보면 26%의 선교사만이 미전도 종족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네 명의 선교사 중 한 명만이 미전도 지역에서 활동을 한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미전도 지역에 파송된 선교사들 가운데 겨우 6% 만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무슬림인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선교사들이 일방적으로 기독교 지역에 너무 많이 파송된 점과 아울려 이슬람 문화권에 지나칠 정도로 적게 파송된 것은 앞으로 개신 교회가 선교사를 집중적으로 미전도 종족 지역으로 재배치 시켜야 할 사명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II. 콜럼바(Columba)의 선교전략

콜럼바(521-597)는 원래 왕족 가문의 출신으로 도네갈(Donegal)의 가르탄(Gartan)에서 태어났는데 왕가 출신이다 보니 당시 정치적인 현안에 관해서도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한다. 콜럼바는 “교회의 비둘기”라는 뜻의 콜럼 실레(Colum Cille)라 불리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그가 매일 교회에서 시편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습관을 주변에 있던 동료들이 그의 모습을 보고 지어준 이름이었다고 한다.
콜럼바는 지성이 풍부하고 학문적으로 뛰어난 수도원 훈련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클로나드(Clonard)의 모빌레(Moville)와 다른 아일랜드 학교에서 유럽이 제공할 수 있는 라틴어 성경공부나 일반 고전 교육에 대한 최상의 교육을 이곳에서 다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그의 교육배경은 훗날 아이오나(Iona) 수도원을 기독교 교육과 선교 센터로 만들어 픽트족(Picts)을 복음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워커(George Walker)는 아이오나 수도원을 중심으로 선교사역에 매진한 콜럼바를 ‘스코틀랜드의 사도’라 불렀다.
콜럼바의 인생 여정은 크게 둘로 나뉠 수 있는데 첫 번째 그의 40년의 역사는 아일랜드에서 보내었고 나머지 인생은 이교도인 픽트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스코틀랜드에서 생을 보내었다. 본고에서는 콜럼바가 주로 아이오나 수도원을 통해 보여준 그의 선교전략들을 살펴보고 오늘날 선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연구하려고 한다.
1. 교육 선교
선교훈련의 목적은 타문화권에서 복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기로 결심한 일꾼들을 조직적으로 훈련시키어 말씀이 필요한 지역에 파송하는 것이다. 이런 훈련에는 분명한 교육 목적과 균형을 지닌 커리큘럼이 잘 짜여 져 있어야 하며 가르치는 지도자가 뛰어나야만 한다.
이런 선교훈련의 장이 콜럼바가 세운 아이오나 수도원이었다. 콜럼바의 교육 핵심은 교육은 선교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어서 그는 아이오나를 당시 이교도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크리스천 공동체의 모델로 삼기 원하였다. 그래서 콜럼바의 교육 목적은 크리스천의 문화와 증인된 삶이 이방인들에게 빛이 되어 영국 대륙을 교화시키는 것이었다.
콜럼바의 노력으로 인하여 아이오나 수도원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였는데 교회 역사가인 말덴(Malden)은 “콜럼바가 아이오나에서 수도원을 세워 30년 동안 경영하면서 성경 공부뿐만 아니라 과학을 연구하는 과목을 개설하면서 최고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더욱이 아돔난(Adomnan)은 “아이오나 수도원은 당시 지역 공동체를 관장하다보니 북아일랜드와 픽트족의 모든 수도원 중에서 으뜸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기독교를 확장시키려는 그의 선교전략과도 깊은 관계가 있어서 그의 교육정책이 선교와 연계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콜럼바가 아이오나에 도착한지 2년도 채 못 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복음의 메신저라고 부르게 된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콜롬바는 아이오나 수도원을 세워 세 가지 교육 원칙을 만들었는데 첫 째는 수도원장의 권위에 순종하는 것이고, 둘째는 영성과 육체적인 일을 함께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것이었고, 셋째는 수도승 자신이 선교사로 파송되지 않는다면 아이오나의 선교사들을 도와야 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콜럼바의 교육 특징은 당시 대다수의 수도승들이 수도원내에서만 머무는 것이 그들의 풍토였지만 아이오나 수도원에서는 수도승으로 하여금 수도원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을 전하도록 밖으로 내보내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보니 아이오나의 교육 정책은 주변의 이교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고 그의 선교 사역기간동안 약 300개의 수도원을 세울 수 있었다.
본 연구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선교사들을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선교지로 파송받기 이전에 훈련받는 부임전 훈련(pre-field training)은 대체적으로 잘 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선교지에서 전임 선교사로부터 현지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적응 훈련인 현지 훈련(in-field training)과 안식년 기간동안 선교사들을 훈련시키는 연장 훈련(extending training)은 미약한 상태라 본다. 따라서 선교사들을 훈련시키는 기관이나 교단은 앞으로 현지 훈련과 연장 훈련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 선교사들이 타문화권의 선교사들과는 달리 중도에 탈락하는 첫 번째 이유가 돈 문제도 아니고, 자녀 문제도 아닌 동료선교사들과의 갈등 때문에 빚어진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 볼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교육과 언어능력을 소유했다 할지라도 타인과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선교사라면 본인과 하나님 앞에 큰 손실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부임전 훈련 시에 필히 인성훈련(character building)를 통하여 자신의 성품을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지도하여야만 한다.

2. 토착 교회 선교
토착 교회란 선교사의 도움 없이 원주민 교회 스스로가 자립(self-supporting)하며, 자치(self-governing)하며, 자전(self-propagating)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교회를 말한다. 이 원리는 영국 CMS의 총무인 헨리 벤(Henry Venn)과 미국 ABCFM의 총무인 루프스 앤드슨(Rufus Anderson)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되어 지금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선교 전략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콜럼바가 조직한 켈틱 수도원의 수도원장은 특별히 행정 정책상의 총 책임을 지고 있는 자치(self-governing) 능력을 소유한 자였다. 당시 로마 가톨릭의 주교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지역 공동체의 영적인 삶을 관장하고 있는 것이 관례였지만 아이오나 수도원장은 로마 가톨릭의 주교보다 낮은 계급에 위치한 신분인데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는 주교보다 더 큰 힘을 소유하고 있었다. 실례로 아이오나 수도원장은 수도원의 중요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수도승 위원회를 소집하여 수도승들을 충고하며 지도편달을 하였다.
더욱이 로마 가톨릭의 한 주교가 아이오나 수도원에 방문하였을 때 콜럼바는 미사 집전을 수도원장에게 주고 주교에게는 주지 않았다. 이런 일이 가능하였던 이유는 아이오나 수도원이 당시 유럽대륙의 수도원들처럼 로마 가톨릭의 도움을 받아 운영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능력에 의해 경영하는 자립(self-supporting)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로마의 교황이 아이오나 수도원을 통치할만한 어떤 권위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인데 이는 콜럼바가 조직한 기독교 공동체가 당시 기독교 교회와는 달리 독립적은 기능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 로마 가톨릭 교회에 고용되지 못한 수도승이나 사역적으로 여러 가지 고민에 빠진 주교들이 켈틱 교회를 통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서 캘틱 교회는 로마 교회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콜럼바는 또한 자신이 개척한 300개의 캘틱 교회가 자립적으로 복음을 전파할 수 있도록 300부의 성경을 복사하여 그곳으로 배부하였다. 사실 콜럼바가 300부의 성경을 복사하는 일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는 것은 켈틱 교회 스스로가 로마 교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전(self-propagating)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켈틱 교회는 스코틀랜드에서 자신들의 능력에 의해서 토착 교회를 확고하게 세우게 되었고 점차 성장하게 되어 고올지방, 독일, 화란, 북부 이태리까지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하지만 켈틱 교회는 로마 교회와 단절한 채 지나칠 정도로 독립적인 선교 활동을 하여 다른 수도원들과 교류하는 것을 꺼려서 나중에는 스스로 와해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콜럼바가 세운 켈틱 교회는 토착 교회라는 좋은 모델을 일찍이 제시해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이념과 정책이 전혀 다른 수도원들과 서로 연합하는 선교 정책을 무시함으로 힘이 약해 질 때에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3. 자비량 선교
자비량 선교의 개념은 아프카니스탄에서 20년 동안 텐트메이킹 선교를 한 윌슨(J. Christy Wilson) 박사에 의해 1979년에 처음으로 소개되어 1980년대 이후부터 활성화되어졌는데 그가 주장한 자비량 선교사는 평신도 자비량 선교사로서 해외에서 자신의 전문 일자리를 가지고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말한다. 하지만 콜럼바가 파송한 선교사들은 평신도가 아닌 수도승(성직자)으로 선교에 동참하였고, 단기 선교사가 아닌 장기 선교사로 사역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윌슨과 콜럼바 교회의 공통적인 것은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모교회(mother church)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전문 일자리를 통하여 자비량하며 사역을 하였다는 점이다.
콜럼바는 아이오나 수도승으로 하여금 자비량 선교를 잘 감당하기 위해 이들을 연령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첫 째는 선임자 그룹(seniors)으로 예배를 인도하거나 성경을 복사하는 작업을 담당 하였고, 둘째는 노동자 그룹(workers)으로 가르치는 일뿐만 아니라 농장을 관리하거나 낚시를 하거나 해산물을 수확하는 일들을 맡았으며, 셋째는 연소자 그룹(juniors)으로 아직까지 수도승으로 헌신하지 않은 젊은이들로서 주로 사소한 일들을 하는 자들이었는데 당시 콜럼바 교회의 모든 회원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노동에 참여하여 수도원의 살림을 꾸려나가는데 도움을 주어야만 했다. 콜럼바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다른 수도승들처럼 자비량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그는 스스로 곡물을 밭에서 집으로 옮기기도 하였고 밀가루를 제조 공장에서 부엌으로 옮겨 생활하는 모범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콜럼바 교회는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감당하며 기독교 공동체를 꾸려 나갔다.
오늘날 자비량 선교는 윌슨에 의해 ‘만인선교사론’으로 부각되어 평신도의 선교 참여에 물꼬를 트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인식되고 있는 자비량 선교사는 접근제한 지역에서 비선교사라는 타이틀로 전문인으로 사역하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로 인식되어져 있는데 본 연구자는 이 보다는 윌슨의 개념처럼 평신도가 자신의 전문 직업을 가지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평신도 자비량 선교사들을 동원시켜 파송해야 할 때라고 본다. 평신도 가운데 종교의 자유가 없는 지역에 전문인 선교사로 사역하기를 원하는 자는 한국전문인선교훈련원인 GPTI에서 훈련을 받으면 되지만 그 수효는 제한 되어있기 때문에 각 교회에서는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자비량하며 어느 곳에서든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평신도들을 발굴해 내어 파송해야 한다. 왜냐하면 요즈음 총체적 선교가 필요한 곳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전문 직업을 가진 선교사가 여러 분야에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복음을 전하면서 사회봉사, 구제사업, 의료, 교육 분야 등지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사역을 할 때에 하나님의 나라는 속히 확장될 수 있다. 더욱이 각 교회나 선교단체에서 늘어나는 선교비를 축소시키기 위해서도 평신도 자비량 선교사가 절실히 필요한 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현대 선교에 미친 영향
오랫동안 사용하던 전략 가운데 영향력이 있는 것은 토착 교회 선교일 것이다. 이 전략은 대개 핸리 벤의 3자 원리(three-self formula)와 알란 티펫의 6자 원리(six-self formula)로 나뉘어 진다. 3자 원리는 원주민의 지도자를 양성하여 토착 교회를 세우는데 포커스를 두고 있는데 개신교에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성공한 선교 전략이 되었다. 반면에 6자 원리는 현지인의 사람을 키우기보다는 교회의 기능과 활동에 좀 더 중점을 두다 보니 토착 교회를 세우는 데는 한 단계 앞서게 되어서 별로 호응을 받지 못하였다.
토착 교회 전략이 한국 교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1890년의 일이었다. 당시 한국장로교회의 언드우스 박사는 토착화 원리를 중국 산동지역에 적용시켜 성공적으로 사역한 네비우스를 한국에 초청하여 그의 전략을 소개하게 하였고 이듬해 한국장로교회는 네비우스 원리를 교회성장의 전략으로 채택하였는데 훗날 네비우스 원리는 한국장로교회를 부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콜럼바의 토착 교회 전략이 헨리 벤에 의해 이론화 되었고 한국교회에서 좋은 결과를 갖게 된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본 연구자는 원주민 지도자를 중심으로 하여 토착 교회를 세울 때에 로란드 알렌(Roland Allen)이 소개한 토착 교회 원리가 함께 강조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알렌에 따르면 타문화권에서 토착 교회를 개척하여 성장시킬 때에는 반드시 성령의 역사를 믿고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실제적인 예를 들어 언급하기를 선교지가 특별히 정령 숭배로 가득 차 있는 사회일 경우 현지인 지도자가 성령에 의지하여 토착 교회를 인도할 때에 교회 성장이 빠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무속신앙과 샤머니즘이 발달한 한국사회에 성령에 의지한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에 의해 복음이 빨리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앞으로 한국교회는 정령숭배가 확산되어져 있는 인도차이나반도나 남미지역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토착 교회를 세우려 할 때에 알렌의 원리를 되새겨 적용시켜야 할 것이다.

III. 어거스틴(Augustine of Canterbury)의 선교전략

5세기 중세시대 때부터 일기 시작한 기독교의 부패와 흑암을 제거하고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상을 복음화하려는 선교의 긴박성을 일깨워 준 선교사들은 성 패트릭, 콜럼바, 어거스틴이었다. 성 패트릭과 콜럼바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영국의 독립선교사로 활동을 하였지만 어거스틴은 596년에 로마가톨릭 선교사로 캔트베리(Canterbury)에 파송되어 영국을 복음화하는데 힘썼다.
어거스틴은 특별히 오늘날 한국 교회가 어떠한 선교구조를 가져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일깨워주었고 나아가 선교사가 이방 문화를 접할 때 성서적인 원리를 기초로 하여 접근해야 할 것임을 각성시켜주기도 하였다. 그가 제시한 선교전략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통합성 (synthesis) 선교구조
오늘날 선교구조는 세 가지가 있는데 지역교회 중심의 모달리티(modality) 구조와, 선교단체 중심의 소달리티(sodality) 구조와, 모달리티와 소달리티를 합한 통합성(synthesis)의 선교구조가 있다. 이런 세 가지의 선교구조가 영국대륙을 복음화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사용되었고 장, 단점은 무엇이며, 이후 영향은 어떻게 미쳤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사실 패트릭과 콜럼바가 지향하던 선교구조와 어거스틴이 실시한 선교구조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패트릭과 콜럼바가 세운 켈틱 교회는 수도원 중심의 선교구조, 즉 선교단체 중심의 선교구조인 소달리티 선교구조를 낳게 되었다. 소달리티의 강점은 조직적으로 복음을 전파하며 과업중심적이라는데 있다. 요즈음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많은 선교단체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의 특징은 목표지향적이며 한 가지 사상을 중심으로 모여든 공동체이기에 응집력도 있고 추진력이 있어 선교 결과가 높다. 바로 성 패트릭과 콜럼바가 세운 켈틱 수도원은 아일랜드와 영국을 복음화하면서 그 여세를 유럽대륙으로 확장시켰다.
하지만 이런 선교단체 중심의 선교도 약점이 있다. 중세시대의 수도원들은 종국에 가서는 지나친 신비주의에 빠지거나 감정주의에 심취하여 신비주의에 처하기도 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정치세력을 만들어 부패하고 타락한 수도원으로 전략하기도 하였다. 또한 수도원은 너무 극단적으로 독립성을 강조하였고 서로 연합하는 상호협력 정책을 부인하여 종국에는 파행으로 치닫게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예를 패트릭이나 콜럼바가 만든 켈틱 수도원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들은 처음에는 지역 사회에 영향력을 끼쳤지만 너무 독립적이고 수도원간에 연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서 결국에는 문을 닫게 되었다. 오늘날도 수많은 선교단체들이 예전의 수도원처럼 들쭉날쭉한 것은 바로 자기들끼리만 뭉치고 선교단체끼리 혹은 선교단체나 교회가 서로 협력하지 않기에 마지막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6세기 말 영국으로 파송되었던 선교사 어거스틴은 로마 교회를 책임지고 있던 그레고리(Gregory) 교황과 연합하는 통합성(synthesis)의 선교구조, 즉 모달리티(modality)와 소달리티(sodality)를 합한 구조로써 지역교회와 교단(혹은 선교단체)이 연합하는 선교구조를 낳았다. 선교사 어거스틴은 켄트베리에서 선교 정책을 추진할 때에 베네딕트 수도원의 동기였던 그레교리 교황과 지속적으로 잘 협력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영국을 복음화하는데 초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훗날 유럽대륙을 복음화하는데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한국 교회가 서서히 통합성의 선교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협력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연합과 협력이 가일층 증가될 때 한국 교회가 지구촌 구석구석에 있는 열방들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며 열매 맺는 새로운 한국 교회의 선교 역사를 써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2. 문화수용(accommodation) 선교
문화수용이란 이방인의 문화를 무조건 거부하기보다는 수용을 하되 그 본질을 기독교 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사실 문화수용 전략은 문화에도 약간의 진리가 있음을 그 전제로 하고 있기에 타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할 때 전달자보다는 수용자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문화수용 선교전략을 주창하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풀러신학교의 선교학 교수인 찰스 크래프트(Charles Kraft) 인데 그는 수용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때 효과적인 선교가 이루어 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수용 정책을 실시한 중세시대의 주요 인물이 바로 선교사 어거스틴이다. 그가 켄트베리에서 수많은 개종자들을 얻고 난 다음 이들이 믿는 이방 신전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로마에 있는 그레고리 교황에게 편지를 보내어 답변을 듣기로 하였다. 그 때 그레고리는 이방 신전들을 다 허물지 말고 그 속에 있는 우상들만 치워 다시 사용하라고 하였고 또한 이들이 신전에서 황소를 잡는 것은 잡신에게 제사 드리는 것보다는 하나님께 경배하고 자신들이 먹기 위해서 하였음을 인식시켰다. 어거스틴의 문화수용은 이교도들로 하여금 기독교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고 호감을 갖게 하여 복음을 쉽게 받아들이게 하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기독교의 본질을 점차 퇴색시킴으로서 혼합주의(syncretism)를 낳게 하였다.
이런 혼합주의의 모습은 오늘날 과테말라에 있는 원주민 교회에서도 볼 수 있는데 교회의 지도자가 옛전에 자신이 행하던 전통종교 예식과 복음을 혼합시켜 주술적인 예배를 인도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브라질의 싱구(Xingu)지역의 원주민 교회에서는 장례식을 행할 때에 쿠아루페(Kuarupe)라는 독특한 예식을 행하고 있다. 이들의 신화에 따르면 인간은 나무를 통해 창조되었다고 믿고 있기에 그리스도를 믿고 난 후에도 이들이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전통 종교관을 기독교에 접목을 시켜 사람이 죽으면 마을 한 가운데 매장을 하고 난 뒤 그 위에다 상징이 있는 식물이나 동물의 그림을 나무에 표시 하여 밤새도록 춤을 추고 악기를 연주하면 죽은 영혼이 돌아오게 되고 다음날 통나무를 마을 바깥으로 보낼 때에 죽은 영혼이 동쪽에 있는 하늘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찰스 크래프트의 문화수용 원리는 특별한 지역에서만 효과가 있지 다른 곳에서는 수용하기 힘든 종족 신학(ethnotheology)으로 축소되었다. 크래프트의 논리처럼 문화를 낙관적으로 보는 다른 선교학자로는 성경적 문화 상대주의(biblical cultural relativity) 원리를 주장한 유진 니이다(Eunge Nida)와 로마가톨릭 인류학자로서 선교 적용화(missionary accommodation) 원리를 주장한 루이스 루즈베텍(Louis Luzbetak을 들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문화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중립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항상 혼합주의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문화수용 정책은 선교사가 경계하여 피해야 할 선교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3. 집단개종 선교
집단개종(people movement)이란 동질단위(homogeneous unit)의 그룹들이 결단하여 신자가 되는 것을 말한다. 동질단위란 모든 회원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을 중심으로 하나의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공동체를 말하는데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언어, 문화, 풍속, 직업 등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소개하여 교회성장의 붐을 일으킨 사람은 인도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맥가브란(Donald McGavran) 박사였다.
맥가브란이 주장한 집단개종 원리와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집단개종을 주요한 선교전략으로 사용한 것을 어거스틴을 통해 볼 수 있다. 어거스틴은 동료 선교사 7명과 함께 영국으로 입국하여 당시 켄트(Kent)왕 이었던 에델버트(Ethelbert)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영접하도록 설득하였지만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기독교인이었던 공주 베르타(Bertha)의 권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별 소득을 얻지 못하였다. 그러던 에델버트가 지난 1년 동안 어거스틴의 고결한 삶과 그의 뛰어난 메시지를 듣고서 감동을 받아 의회를 통해 1만 명의 색슨족(Saxons)에게 세례(침례)를 받도록 명하였다. 집단개종은 중세기독교 시대 때에 널리 사용되던 선교전략이었는데 어거스틴 외에 프랑크족의 국왕이었던 클로비스(Clovis)가 프랑크족 3천명을 집단 개종시키기도 하였고, 또한 신성로마제국을 건설한 샤르마뉴(Charlemagne) 대제가 독일을 공격하여 정복당한 부족들이 회심하게 되면 평화를 약속해 게르만족을 부족별로 집단 개종시키기도 하였다.
중세시대의 집단개종은 지도자가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느 특정 집단을 개종시키고 난 뒤 점차적으로 국민들에게 복음을 확산시켜 나가는 전략이었다. 그렇다보니 집단개종은 피상적인 신자를 만들 위험의 소지가 많기 때문에 진정한 회심이 일어나기 힘들다.
집단 개종 선교는 요즈음 사회가 점차적으로 도시사회로 변화하면서 많이 퇴색된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가부장적인 사회구조를 지닌 부족사회나 안면사회(face-to-face society) 를 중요시하는 농촌지역 같은 곳에서는 여전히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이라 여겨진다. 무엇보다도 선교사는 제자훈련을 통하여 집단개종이 갖는 취약점을 보완하여야 할 것이다.

4. 현대 선교에 미친 영향
랄프 윈트박사는 ｢미션퍼스펙티브｣에서 세 가지의 선교구조를 소개하면서 개신교에서 먼저 회복해야할 선교구조로 소달리티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조직력과 추진력을 갖춘 소달리티가 경쟁력을 갖춘 선교구조라는 사실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본 연구자도 동감을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에 절실히 요구되는 선교구조는 소달리티가 아니라 통합성의 선교구조라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영국교회에서 선교사 어거스틴과 그레고리 대제 사이에 이루어졌던 통합성의 선교구조는 한국교회에 회복되어져야만 한다.
현재 통합성의 선교구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교단을 살펴본다면 아마도 미국남침례교단(SBC)일 것이다. SBC 산하에 있는 모든 지역교회들은 자체적으로 선교사들을 훈련시켜 파송하지도 않고 교단과 유기적인 협력뿐만 아니라 파송된 약 5,000명의 선교사들은 필요에 따라 여러 선교단체와 서로 연합하는 사역을 통해 약 150개 국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통합성의 선교구조는 협력이 절대적으로 수반되어야 선교가 가능하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2/3세계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선교사역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교단을 초월하여 지역교회와 교단 혹은 선교단체가 함께 연합하며 사역하는 통합성의 선교구조가 뿌리를 내릴 때 그 영광은 지속될 것이라 여겨진다.

나가는 말

영국 복음화에 나타난 선교전략은 ‘현대 선교전략의 고전’ 이라 여겨질 만큼 보화 같은 전략들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이러한 전략들이 현재 선교에 세 가지 측면으로 크게 공헌을 하고 있다고 본다. 첫째로 선교의 불씨가 지역교회를 통해 일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유럽대륙이 영적으로 피폐하고 깊은 수령에 빠져 있을 때 선교운동을 통하여 영적 각성을 일으킨 곳은 로마 교회가 아닌 바로 캘틱 교회였다. 사실 캘틱 교회는 당시 남들 보기에는 보잘 것이 없었지만 이들이 보여준 선교에 대한 열정은 영국 대륙을 통과하여 서유럽까지 확산되어져 갔다. 오늘날에도 우리 주변에는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캘틱 교회가 수없이 많음을 알 수 있는데 이들이 지니고 있는 선교에 대한 관심과 헌신은 어두운 세상을 변화 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로 신자는 자신이 처해있는 형편에서 얼마든지 선교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성 패트릭은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선교사였지만 아일랜드의 사도로서 미전도 종족을 구원시키는 놀라운 일을 한 점을 고려해 볼 때 ‘베드로형 선교사’로 부를 수 있다. 성 패트릭과는 달리 콜럼바는 왕족 출신으로 당대 최고의 학문을 배운 엘리트 선교사로서 스코틀랜드 전역을 복음화하는 것을 보면서 ‘바울형 선교사’로 여겨진다. 또한 캔트베리의 어거스틴은 친구 그레고리와 서로 연합하는 선교사역을 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널리 확장시킨 것을 되새겨 볼 때에 ‘팀웍형 선교사’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성 패트릭, 콜럼바, 어거스틴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자질을 땅 속에 묻지 않고 하나님의 왕국을 확장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오늘날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자신이 받은 은사대로 선교에 동참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시대에 부응하고 역사를 이끌어 가는 선교전략들을 개발하며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성 패트릭, 콜럼바, 어거스틴이 집중적으로 사용한 미전도 종족 선교, 토착교회 선교, 통합성의 선교구조는 당시 가장 적절한 선교전략이었기에 효과도 클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10/40 창문지역을 중심으로 흩어져 있는 약 1만개의 종족들에 대해 거룩한 영적인 부담감을 가지고 이들을 연구하며, 입양하는데 앞장서고, 준비된 일꾼을 파송한다면 모든 열방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려는 선교한국의 꿈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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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윌슨. ｢현대의 자비량 선교사들｣. 김만풍 역. 서울: 순출판사, 2002.
펴내기 편집. ｢텐트메이커 선교: 그 이론과 실제｣. 서울: 펴내기, 1994.
허긴. ｢한국침례교회사｣. 대전: 침례신학대학교출판부,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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