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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발행인칼럼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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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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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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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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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사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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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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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다보면 좋은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뱁니다. 두 가지만 말씀드리면 하나는 순간 순간을 무심코 보지 않습니다. 그 순간은 다시 찍을 수 없는 장면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순간을 소중히 여깁니다.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아름다운 장면을 잡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저는 꽃을 찍습니다. 그런데 인물 사진도 찍는데 제일 아름다운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여자 누드요? 그거 별로 입니다. 자연스런 선을 통해 사람의 아름다움을 보지만 진짜 아름다운 장면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땀 흘리며 열심히 사는 모습입니다. 힘이 느껴지는 역동적인 사진, 그 사진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이런 사진 찍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끔 아마추어들이 시장에서 고생하시는 주름이 많은 분들을 찍어 가지고 흑백으로 만들어 예술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고생한 것만 가지고 안됩니다. 고생은 하지만, 땀을 흘리지만 힘이 느껴지는 소망이 보이는 그런 사진이래야 됩니다.
이런 사진을 찍는 세계적인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김희중(에드워드 김)씨입니다. 그가 잘 찍는 사진은 땀흘리며 열심히 사는 사람입니다. 이분은 한국농촌의 모습을 많이 찍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농부와 코스모스'(1974, 남해), '저녁 노을이 붉게 든 노을과 지게진 노인'(1975, 삼천포) 등이 있습니다. 그는 <내셔널 지오그라픽> 기획위원, 편집팀장(4년 8개월)과 <타임> 사진기자를 지낸 분입니다. 타임지와 내셔널 지오그라픽 에서는 사진을 위해서라면 없는 렌즈도 새로 깍아 만들어 주고 비행기도 전세 내어 주고 모든 다 지원해 주는데 입니다. 그가 편집 팀장을 맡을 때 900만 부이던 것이 나중에 1,200만 부로 늘었습니다. 1,200만 부는 한 권의 두께가 1cm라고 할 때 일렬로 세워 놓으면 120km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거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한국화보(영문, SEOUL)의 편집을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18년 간 <내셔널 지오그라픽>에서 일하고 편집장까지 했으니 세계적인 한국화보가 나오는 것이지요. 7개 국어로 98개국에 86아세안 게임,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내셔널 지오그라픽 수준으로 만들어지는 겁니다. 세계인이 감탄했습니다. 한국이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인지 처음 알게 된 것입니다. 그 시절에는 휴대전화 LCD TV이런 것이 없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것이 없었던 때입니다. 그런데 이분이 나중에 그만두게 된 배경이 있습니다. 김희중씨는 열심히 일하는, 땀흘리는 사람을 찍어서 예술로 만드는데 정부에서는 굳이 돈 들여서 우리나라의 어두운 면을 보여줄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그래서 잘렸습니다.
이분이 내셔널 지오그라픽에서 편집장까지 오르게 된 것은 1973년 최초로 북한을 취재한 공이 컷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갈 때 유서를 써 놓고 미국을 출발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생명을 보장 할 수 없으니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취재 허락을 받고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이틀동안 바깥구경도 못하고 김일성 초상이 붙어 있는 방에서만 지냈습니다. 그 때 그가 북한 안내원에게 말하기를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다면서 몇 시간씩 낮잠만 자면 어떻게 합니까?" 이 말에 그들이 충격을 받았는지 그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면서 "김 선생 혁명정신이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와 같이 혁명과업을 완수합시다." 하는 통에 이제 못 나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이 때의 북한 취재로 <내셔널지오그래픽> 1974년 8월호에 북한 기사가 실렸고, 미국 해외 기자단 최우수상 취재상을 받았습니다. 이 상은 퓰리처상에 버금가는 권위 있는 상입니다.
그런데 그 때 북한의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자유롭게 뛰어 노는 모습을 찍으려고 했는데 북한 안내인이 찍지 못하게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사회의 어두운 면이라고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이나 북한이 숨기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꾸미지 않는 것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못사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작은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노력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것입니다. 땀흘리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사회보장 제도가 잘 되어 있는 미국과 같은 나라를 보면 그냥 도와주는 것이 아닙니다. 일자리를 마련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온 사회가 일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땀 흘리며 일하는 것이 제일 아름다운 것입니다.
| '저녁 노을이 붉게 든 노을과 지게진 노인'(1975, 삼천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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