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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 > 서아시아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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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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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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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 단기 선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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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받고 돌아오니 숙제를 잔득 받아온 학생처럼 어깨가 무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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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의대 11회. 열린이비인후과 이영선
11월 22일 출발하는 날부터 하나님 은혜의 연속이었던 2005년 파키스탄 단기 의료 봉사는 어떤 선교 여행보다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17명의 팀원 구성만 보더라도 5살 소녀부터 67살의 할아버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 신앙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불신자에서 부터 평생을 주님만 섬겨온 목사님까지. 그리고 서울, 포항, 부산의 3개 지역에서 모여든 서로 알지 못하는 17명의 단기 팀원이 함께 일주일간을 파키스탄 타르 사막을 중심으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처음 맡아 보는 단기 선교 진행. 이것은 단기 선교 전체의 출입국 과정과 일정 조절 및 전체 예산을 총괄하여 살림을 살아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다. 이 과정에 하나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번 단기팀이 얼마나 큰 어려움에 직면했을까 생각해 보면 아찔하기만 하다.
떠나는 첫날부터 은혜는 이미 시작되었다. 일반적으로 항공편의 수화물은 1인당 23kg이다. 부산에서 출발한 단기팀원은 9명. 짐은 500kg. 이 짐을 운반하기 위해 연산교회 000 집사님의 도움으로 1톤 트럭을 협찬 받아 김해 공항까지 운송하였다. 여러 선교사님들이 하나씩, 둘씩 부탁한 짐들을 거절할 수 없어 모두 거둬 온 것이 너무 많다. 항공사 측에서 1인당 30kg으로 양해해 줘도 200kg이상 over 된다. 그 새벽에 협상을 벌여 5만원에서 추가 운임을 협상했다. 진짜는 인천 공항에서이다. 포항팀과 서울팀과 만나 인사할 겨를도 없이 출국 수속을 밟는다. 짐이 합쳐져 이제는 601kg. 전체 팀원 18명이니 414kg이 정식 수화물 가능 무게이나 서울에서 합류한 손 동아 목사님께서 미리 타이 항공에 전화로 협조를 구한 상태여서 말이 쉽게 된다. 그래서 1인당 30kg까지 양해하고 조금 더 항공사에서 손해를 감수해 550kg까지 하고 나머지 50kg에 대해서 70만원의 over charge를 물으라 한다. 출발도 못해보고 큰 어려움에 직면한 단기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나. 가슴이 철렁 내려 않는다. 이때 손 목사님께서 다시 한 번 사정하신다. “ 파키스탄. 어려운 지역으로 봉사가는데 한 번 봐줘요? ” 타이 항공 직원들이 본사에 바쁘게 전화기를 돌려 대고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결론이 났다. 모두 항공사에서 부담하기로..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우리가 탄 타이항공이 홍콩을 경유하여 1시간정도 홍콩 공항에서 팀원들이 체류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 승무원들은 인식표를 나눠 주었는데 팀원 중 몇은 여권과 항공권을 비행기내에 두고 인식표만 가지고 공항으로 나왔다. 다시 탑승해야 하는 시간. 모두들 탑승하는데 탑승하지 않는 4사람의 팀원이 보인다. 이들은 아직도 여유롭다. 그런데 모든 승객이 탑승하고도 이들을 탑승시키지 않는다. 신원 확인이 안된다는 이유이다. 순간 모두들 당황했다. 4사람 중 여권은 가지고 있던 이 향림 간호사가 서둘러 신원 확인 후 비행기안으로 뛰어간다. 그리고 여권과 탑승권을 모두 비행기 안에 두고 내린 팀원의 짐을 모두 뒤져 둘 다 찾아내어 다시 공항 출입구로 달려와 겨우 신원 확인을 하고 비행기는 1분도 안되어 출발한다. 인천에서와 홍콩에서의 두 번의 위기를 거치며 진행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하시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다시 방콕 공항. 이곳에서는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그런데 주어진 시간은 45분. 전체 팀원의 비행기표를 가지고 있던 이 보영 선생이 길을 알아본다며 먼저 나간다. 나머지 팀원도 줄을 서 서둘러 방콕 공항으로 나간다. 수백명이 엉켜있는 방콕 공항. 먼저 나간 이보영 선생이 안 보인다. 근처의 타이 항공 직원에게 길을 물으니 boarding pass(탑승권)를 보자 한다. 하긴, 하루 수백대의 비행기가 뜨고 지는 공항에서 다짜고짜 길을 묻는 외국인에게 무엇이라 대답할 것인가? 항공권이 있어야 출입구를 알려 줄 것이 아닌가? 그런데 문제는 팀원 전체의 항공권을 이 보영 선생이 들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짧은 5분 정도 였지만 눈앞이 캄캄해 온다. 남은 시간은 이제 30분 정도. 수백, 수천의 사람이 움직이는 방콕 공항에서 어떻게 사람을 찾는다는 말인가? 그나마 남아 있는 팀원도 이런, 저런 이유로 한자리에 모여 있지 않는다. 화장실가는 사람. 환전해야 한다는 사람.. 정말 순간적인 기도가 터져 나온다. 주님. 도와주세요!!
이 보영 선생이 멀리서 우릴 찾았다. 반가움과 원망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뒤로 하고 웃으면서 서둘러 다음 비행기로 몸을 싣는다. 결국, 약 1시간 정도 비행기는 출발이 지연되었다. 파키스탄 카라치에 도착하여 전체 짐 33개와 개인짐 15개 정도 모두 회수. 단 하나의 짐도 분실 되지 않았다. 이 보영선생의 꼼꼼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현지 시간으로 저녁 10시경. 마중 나온 민 간사님, 소엘 선생님과 선한 사마리아 병원 선교사님들이 보인다. 포항팀 8명은 정 선생님 댁에서 쉬기로 하고 나머지 10명은 임 선생님 집에서 쉬기로 한다. 카라치의 택시는 총알이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약간의 정리 모임 후 12시가 다 되어 취침. 이렇게 22일 첫날이 지나간다.
23일 오전은 선한 사마리아 병원 선교사님과 교제. 병원 구석구석을 밟으며 팀원들이 중보기도를 한다. 병원과 사역을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점심 무렵 카라치를 떠나 우마르코트로 이동한다. 약 5시간 걸리는 거리. 300km를 이동해야 한다. 민 간사님께서 지름길이 있다며 새로운 길로 인도한다. 결국 헤매다가 6시간도 넘게 걸려 우마르코트에 도착한다. 도착하니 저녁 7시 30분. 호스텔의 여자 아이들이 welcome송을 부르며 우리를 환영한다. 아이들의 밝은 얼굴을 보니 피로가 달아나 버린다. 반가운 얼굴들. 소엘, 샬림 목사님과 깊은 포옹을 한다. 박 목사님과도 얼싸 안는다. 두 팔을 벌려 환영해 주시는 오 선교사님. 듬직한? 원 선교사님과 현지인 staff들을 모두 만난다. 민 간사님 댁으로 팀원들이 이동하여 잠을 잔다. 밤이 깊었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민 간사님과 그간의 이런 저런 이야기로 새벽 2시가 훨씬 넘어 겨우 잠을 청한다. 여기가 우리 호스텔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우마르코트다.
24일. 손동아 목사님의 특강으로 하루를 시작하다. 손 목사님은 구원론에 아주 명쾌한 해석으로 팀원들에게 영적 힘을 공급하셨다. 특히 불신자로 참여한 고 철용 선생님을 위해 특별히 애를 쓰시는 것 같았다. 오전 10시경 타르 사막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6시간을 달려 타르 사막 2500여 마을 중에서도 가장 오지의 마을로 도착한다. 진료할 공간조차 마땅찮은 진짜 오지 마을이다. 오후 4시쯤. 정 용석 선생님의 지휘로 진료팀이 진료를 시작한다. 특히 올해는 기도 처방이 함께 나간다. 대부분의 기도는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것과 이제 아이를 그만 가지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 중 “이제 죽게 해 달라” 라는 어느 여인의 기도 제목이 있었다. 기도하는 목사님도 마음으로 울고 있었다. 의료진들은 기도 처방을 내면 진료를 멈추고 중보 기도팀과 함께 환자를 위해 기도했다. 내가 진료한 환자 중에 전혀 듣지 못해 치료 받으러 온 환자가 있었다. 이것은 나을 수 없는 병이다. 이것은 육신의 질병만을 의마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도 들을 수 없다는 뜻이 되므로 구원받을 다른 길이 없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 사람의 평생에 내가 마지막 크리스챤이 될 수 도 있다. 우리는 다함께 진심으로 이 사람을 위해 기도했다. 오늘 구원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 사람이 얼마나 이해했는지 우리는 모른다. 다만, 하나님께 은혜를 구할 뿐이다. 진료는 저녁 9시가 되어야 정리된다. 그나마 오지 마을이라 환자 수가 적었다. 약 250명 정도의 환자를 보았고 늦은 저녁을 먹은 후 사막에서 취침 준비를 한다. 잠을 자기에는 이른 시간. 현지인 staff의 간증을 듣기로 한다. 호스텔 아이들의 선생님인 단지, 사그르, 사라 선생님의 간증과 아즈라야 목사님과 현지인 장로들의 간증을 원 선교사님이 통역한다. 하늘에는 유난히 달과 별이 밝았고 우리는 그들의 간증이 우리를 향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진심이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들었다. 11시경 잠을 청한다. 자매들은 건물안에서 자지만 형제들은 사막에서 침낭하나로 노숙한다. 11월의 사막 밤은 엄청 춥다. 한기로 잠을 깬다. 아무리 잠을 청해고 1시간을 넘기기 어렵다. 그렇게 24일의 밤이 저문다.
25일. 아침은 빵으로 때우고 이동 준비를 한다. 1시간을 이동하여 다른 오지 마을에서 진료를 시작한다. 오전 10시. 이 마을은 제법 수준이 있다. 마을이 단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잘 정돈된 마을이 제법 푸른 나무도 많다. 오후 4시까지 약 350명에서 400명을 진료하였다. 환자 중에 상악동암이 의심되는 말기 암환자가 있었고, 8개월 정도만에 조산한 아이도 있었다. 어깨에 거대한 지방종이 있는 환자와 얼굴에 양성 종양이 있는 환자를 서 정필 선생님이 수술해 주었다. 나는 주로 이비인후과 환자와 여자 환자를 진료했고, 홍유라 선생이 소아 환자와 여자 환자를 함께 보았다. 이동 진료는 특히 약국이 힘들고 어렵다. 약국에서 수고한 신윤영, 이정미, 황부경, 안신영 선생님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5살짜리 청아는 현지인 아이들과 어울려 잘 논다. 한 번도 보채지 않고 팀원들의 재롱거리로 기쁨을 선사한다. 오랜 이동거리에도 전혀 짜증을 내지 않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이 또한 주님의 은혜.
다시 우마르코트로 이동하는 버스. 이 버스는 항상 갈림길에서 머뭇거린다. 현지인 운전사도 길을 확신할 수 없나 보다. 달리는 버스의 지붕에 오른 민 간사님을 보고 이 종선 선생과 나도 버스의 지붕으로 뛰어 오른다. 그렇게 3시간을 석양이 지는 타르 사막을 보며 달린다. 캄캄해져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을때 멀리서 차차로 마을이 보인다. 사막에 접한 첫 도시다. 이곳에 언젠가 선교 병원이 세워 지길 기대해 본다. 2시간을 더 달려 우마르코트에 도착한다. 몸은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는다. 너무 많은 일이 나를 휩싸고 지나간다.
26일. 오전에 현지 시장을 방문한다. 우마르코트 일대가 술렁인다. 이런 시골에 많은 외국인이 다니니 현지인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러브 파키스탄 트러스트 이름으로 구입한 땅을 방문하고 기도한다. 이곳에 호스텔 건축이 속히 이뤄지기를. 오는 길에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학교를 우연히 방문한다. 약 150명 남짓 될까? 선생님들이 호의적으로 우리를 대한다. 현지에서는 “짜에” 라는 차를 손님에게 대접하는데 우리에게 이 차를 대접하고 싶어한다. 우리의 기도 제목 중에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무시당하거나 맞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있었기에 특별히 아이들을 잘 돌보아 줄 것을 정중히 부탁했다. 함께 사진을 찍고 나오는 뒤로 우리 호스텔 아이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워할까 생각하니 마치 그들의 부모가 된 느낌이다.
오후에는 이 종선 선생의 인도로 호스텔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80여명의 아이들과 20여명의 어른들이 그렇게 2시간을 웃었다. 몇몇의 게임을 통해 언어의 장벽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지막에 아이들을 안아 주고 함께 기도했다. 눈물을 흘리는 자매도 있었고 함께 우는 아이도 있었다. 눈물로 자란 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민족을 깨우기 위한 일꾼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27일 새벽5시 30분. 현지 버스를 타고 카라치로 향한다. 오전 11시경 현지인 예배를 참관하고 1시경 식사를 한다. 이번 점심식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카라치에 있는 한국인 선교사들을 전부 초대하여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약 50만원의 점심 식사비를 우리 단기팀에서 부담하였고, 이번 일이 계기가 되어 현지의 한국 선교사들이 더욱 활발한 교제가 있기를 바래 본다. 오후에는 카라치 시내 관광을 하러 갔다. 정용석, 이정미, 홍유라 선생님이 중국인 선교사를 위해 진료를 간다. 카라치에 이미 중국인 선교사들이 와 활동하고 있다. 이들 4명은 파송 받을 당시에 받은 200불외에 더 이상의 지원은 없다. 그래서 현지인들과 똑 같이 고생스럽게 일해야 하며, 목숨을 걸고 사역을 한다. 이들 중 2명이 A형 급성 간염을 앓고 있다. 함께 간 현지인 한국인 선교사와 함께 기도하는데 기도 받는 사람이나 기도하는 사람이나 모두가 울었다 한다. 이들은 자신의 역할이 이제 곧 이곳에 도착할 중국인 선교사들이 이곳에 적응할 수 있도록 앞길을 준비하는 것이라 한다. 오직 이것을 위해 현지에서 죽도록 고생한다. 주님이 중국 교회를 쓰실 것을 확신한다.
저녁은 정 선교사님 댁에서 비빔밥으로 한다. 여러 다양한 재료들이 버물어져 하나의 맛있는 음식이 나오듯이 선교지에서 협력 사역을 통해 주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단다. 선한 사마리아 병원 선교사들의 기도 제목을 듣고 함께 기도한다. 저녁 11시가 넘어 짐을 싼 후 공항으로 향한다. 민 선교사님과 정 선교사님이 카라치 공항까지 배웅을 나왔다. 28일 새벽 3시 30분에 비행기를 타고 방콕을 경유하여 29일 아침 7시에 인천에 도착했다. 7일간 있었던 너무 많은 일들로 인해 정리해야 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받고 돌아오니 숙제를 잔득 받아온 학생처럼 어깨가 무겁다. 늘 그렇듯이 하나씩, 하나씩 주님의 손을 의지하여 헤쳐가야 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항상 많은 일들 가운데 둘러 싸여 있었지만 서두르지 않으셨던 예수님을 생각해 본다. 일들의 중심에서 늘 기도에 힘쓰셨던 예수님을 생각해 본다. 주님의 이름으로 복음을 전하고 돌아온 제자들에게 사단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나도 보았노라 말씀하시며, 그것으로 기뻐하지 말고 천국에 너희 이름이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 본다. 이 수많은 일들이 지나고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까?
어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팀원 중 유일한 불신자였던 고 부장님이 이번 주부터 교회에 다니겠다는 전화였다. 마음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잘 자라나기를 기도한다. 그 마음이 길가나 가스덤불이나 돌밭이 아니라 옥토이기를 바래본다. 주님께서 진행한 이번 단기 선교여행은 특별히 가슴에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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