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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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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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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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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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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멸의 소용돌이에서 펼치는 혼미한 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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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홉 살에 어머니를 잃고 죽음을 많이 두려워했다. 4학년 가을소풍을 부산의 회동수원지에 갔다. 점심을 먹은 후, 선생님의 부탁으로 댐을 견학하게 되었는데 담당자가 우리를 수문 위로 안내하여 수도물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수원지의 규모 따위를 설명했던 걸로 기억된다.
그런데 나는 그 설명이 하나도 귀에 들리지 않았고 잠시 아래로 쳐다본 엄청난 양의 시퍼런 물과 수문, 그리고 시멘트로 만든 거대한 송수관이 눈앞에 두려운 환상을 만들어 새파랗게 질려가고 있었다. 깔대기 모양으로 소용돌이 치는 물굽이에 불가항력적으로 휩쓸려 들어가며 절망적인 구원을 요청하는 악몽을 그 후로 여러 번 꾸었다.
그래서‘파멸의 소용돌이’라는 표현을 접하게 되면 문학적인 수사를 넘어서 나에게 그 구체가 확실히 보인다.
그런데 올해 3월초 구입한 ‘세계화의 덫’이라는 책을 요즘 보면서 지금 전세계에 몰아닥친 금융위기가“파멸의 소용돌이에서 펼치는 혼미한 게임”이라는 표현이 딱 맞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놀랍게도 경제를 전공하지 않은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두 젊은 기자, 한스 페터 마르틴(Hans Peter Martin,1957)과 동갑내기 하랄트 슈만(Harald Schumann)이 지금부터 13년 전인 1995년에 쓴 것인데 2008년 오늘의 금융위기를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 정도면 과학적 예측이라기 보다 13년 후를 미리 훔쳐 보았다함이 옳다.(비우량 부동산 담보대출의 위험, 위험을 분산한다며 전염병처럼 퍼트리는 파생상품, 조지 소르소의 “세계 금융계는 대형 위기에 대해 무방비 상태”-179쪽- 라는 경고) 그런데 이들이 특별히 뛰어난 분석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당시 세계경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활황기었다. 그러나 도처에서 통제할 수 없는 고장난 수문들이 돌출되어 있어서 조금만 눈여겨 보면 ‘파멸의 소용돌이’ 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탐욕에 취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손’ 이 천사의 손이라고 낙관하며 혼미한 게임에 밤낮 몰두했던 것이다.
출처 : 떨기나무 제15호
송모세 선교사
이메일 songmoses@chol.com
후 원 : 국민은행
예금주 : 김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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