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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아름다운이야기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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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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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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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희로애락과 이 가을에 먼 길을 떠나는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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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ncerely, chung jinw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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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my occasional mail addressed to my friends and loved ones, to encourage and strengthen for their spiritual well being. I dare say as the Lord admonishes “Be of good cheer, for I have overcome the world!” All the troubles and difficulties of this world, at this present time, are for our good, so let us all believe that He takes good care of all in His time, in His way. Remember this is the season of reading books and embarking a journey to eternity.
삶의 희로애락과 이 가을에 먼 길을 떠나는 사람들…
가을이 깊어간다. 왜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런 환경의 가을을 주셨을까, 가을은 무슨 계절일까? 사람들은 그런 것을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허둥대며 일상을 지나는데, 그렇게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 친구들이 이 소중한 가을을 다 허송해 버릴까봐 내심 걱정이 된다.
가을은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결실하는 계절이다. 추수와, 한해 먹을 양식의 저장과, 이로 인한 감사, 감사의 시간이다(특히 나처럼 농부가 아닌 사람들은 내 1년 먹을 양식이 고간에 들어왔으니 그 감사를 이루 말 할 수 없으리라). 가을은 또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이 자꾸 높아지고, 여름을 타서 야위었던 말이 살 찌는 계절이다. 사람도 기운을 차리고, 건강을 회복하고, 힘이 솟아나는 시간이다. 가을은 또 사랑의 계절이다. 결혼 청첩이 연일 날아 들고, 우리의 젊은이들이 좋은 짝을 만나 연애하며, 장래를 꿈꾸며, 주님이 주신 젊음과 풍부한 감성을 구가하며 즐거워 하는 시간이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실연으로 애를 태우는 모습이 보기에 안타깝다. 가을은 또 우수와 사색의 계절이다. 낙엽이 지고,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왠지 서글퍼지고 멀리 있는 사람, 떠난 사람과 친구가 그립고, 많은 사람 중에 나만 홀로 던지운 느낌(Geworfenheit)에 심연을 헤매고 다니며, 인생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에 생각으로 만리장성을 쌓다가 잠을 설치기도 한다. 또 가을 긴긴 밤, 사색하며, 책을 뒤적이며, 몸을 뒤척이며, 사람 사람마다 다르게 살아가는 중 경험하는 행, 불행의 의미를 궁구하며, 시간과 영원을 헤아려 보기도 한다. 가을은 또 병과 죽음과 이별의 계절이다. 이 가을에 간간이 부고를 접하면 멀리라도 가서 문상을 하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며, 주님을 묵상한다. 주위의 여러 사람이 병들어 신음하기도 하고, 또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순식간에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꿈을 다 이루지 못하고, 아직 눈을 감지 못하겠는데 그렇게 아쉬운 이별을 고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저런 죽음을 보며, 성경 말씀에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다는 우리 주님의 교훈을 이해하고, 시간을 극복하고, 공평하신 하나님을 앙망하며, 이런저런 진리를 내 삶에 적용해 보려고 애를 써본다. 과연 죽음이란 무엇인가? 영원의 세계란 어떤 곳일까? 로마서 14장 말씀대로, 우리는 사나 죽으나 하나님의 것인데, 생과 죽음의 사이에서 겨우 수십년 살면서 서성거리는 인생들이 왜 이리 허무하고, 초라하고, 궁색하고, 불행해 보일까?
엊그제도 한 사람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모진 고통 중에, 여기 저기 호스를 꽂고, 가래를 받아내고, 화장실도 못가고 누운 자리에서 처리를 하고, 진통제도 소용없이 몇 개월을 신음하다가 결국은 세상을 떠났다. 신앙도 고백했고, 고통도 벗어 났으니 죽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분은 미국에서 교수로 성공하고, 돈도, 명예도, 건강도 다 누리던 60대에 갑자기 기억력이 사라지면서 교수직을 내 놓고, 점점 치매 상태가 되어 아무 분별도 못하는 가운데 10 여년을 투병하며 지내시다가 엊그제 결국 세상을 하직했다. 이렇게 저렇게 세상을 떠난 내 사랑하던 친구들, 친지들을 생각하며 가끔 전화로, 메일로, 또는 대면하여 그 유족에게 안부를 묻는다. 모잠비크에서 말라리아로 순직한 이춘이 선교사, 평생을 강직한 모습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살다간 노광호 장로, 세상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유연하고 충직했던 오세진, 젊은 꿈을 못 이루고 그냥 가슴에 묻고 사라진 40 대의 김범례 군, 딸 4을 두고 차마 눈을 감지 못할 처지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김대수 목사, 그 외에도 여러 사람이 눈 앞을 어른거린다. 남은 자의 외로움과 괴로움, 슬픔을 외인이 어찌 가늠할 수 있을까마는, 차라리 죽은 자가 산 자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남은 자의 삶은 이전과 별 다름 없는, 아니 더 극한 인고(忍苦)의 나날이요, 보기에도 딱하다.
가을 이맘 때 즈음에는 내 사무실 창가에서 한 예식이 거행된다. 이름도 모르는 날 벌레 한 마리가 힘없이 날아 들어와서는 창 틀을 이리 저리 배회한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가만이 앉아 있다가, 그 다음 날은 저쪽으로 옮겨가서 슬슬 기어다니다 쉬다 하기를 마지 않는다. 겨우 조금 움직이고, 숨만 쉬며, 무엇을 기다리는 것 같다. 그러다가는 몸을 파르르 떤다. 그러기를 며칠 하고 나서는 어느 순간 그냥 반듯이 앉거나 누워서 움직이지 않는다. 숨을 거둔 것이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아무 배설물도 쏟아 놓지 않고, 고통으로 몸부림 치지도 않고, 의사에게 매달리지도 않고, 누구를 불러 애원하지도 않고, 그렇게 홀로 자연에 순응하여 숨이 끊어지는 것이다. 미물이지만 조물주의 방법대로 최후를, 죽음을 맞는 모습이 내 보기에는 장엄하고, 엄숙하고, 자못 숭고하기까지 하다. 그에 비하면 우리 인간의 죽음과 장례는 떠들썩하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만큼의 의미와 교훈은 전하지 못하는듯 하다. 숨을 거둔 창가의 미물의 시신과, 그것을 심각하게 들여다 보며 인생을 궁구하는 내 모습과, 만물을 내시고, 만물을 돌아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존재 – 이 셋의 조화는 이 가을에 무엇을 교훈하는 것일까? 이 모든 것이 내 보기에는 신비하기 그지 없다.
죽음을 맞는 순간이야 우리 인생이라고 미물과 무엇이 다를까? 언제, 어떻게 죽을지를 내가 선택하고 요구할 수야 없는 비루한 인생이지만, 때가 되면 그렇게 미물처럼 깨끗하게 세상을 떠나면 좋을 것이다.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하소연하고, 자녀들에게 도움을 호소하고, 주위에 많은 고통과 염려를 안겨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리라. 임종의 순간을 지키려고 자손이나 여러 사람이 병상을 둘러 서 기다려야 할 필요도 없다. 가족, 친척, 친지는 각자 자기 일상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죽는 자는 하나님과 단 둘이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평안히 담대히 영원의 길을 떠나면 되는 것 아닐까?
스콧 니어링이라는 사람은 열심히 삶을 살다가, 노년에 이르러서는 자기 먹을 만큼만 농사를 짓고, 책을 벗 삼고 사색에 전념하다가, 적당한 때에 조용히 음식을 끊고 기다리다가, 결국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얼마나 고귀한 최후의 모습인가!
이 가을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소원과 뜻이 다 이루기를 기도한다. 감사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애통하고, 분노하고, 좌절하고… 그런 희로애락의 감정을 우리 인간은 한꺼번에 수용하고 감당할 수 없고(하나님은 이 순간에도 수십억 사람의 수천가지 감정을 한번에 수용하고 처리하고 감당할 수 있으시지만), 한 순간에 오직 한 가지씩 만 느끼고 처리할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처한 내 환경에서 희로애락을 수용하여, 그 감정을 믿음으로 승화하여 주께 나아갈 뿐이다. 어린 아이가 눈에 눈물 방울이 아직 마르지도 않았지만, 좋은 것을 보면 금방 활짝 웃듯이, 우리 감정도 상황에 따라 그렇게 바뀔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잠재의식 가운데 불신자들 가운데, 어려서부터 이 세상을 슬픔과 어려움의 처소로 오해하고 지내왔으니, 이제는 부디 기쁘고 좋은 것을 보는 즉시 그 감정으로 속히 옮아가서 그것을 표현해야 할 것이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하신 말씀으로 이 가을이 깊은 사색의 계절이며, 깊은 감사와 만족의 절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병도, 가난도, 실패도, 외로움도, 심지어 죽음 까지도 우리를 주님께로 인도하는 도구, 궁극적인 환희의 근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부디 이 가을이 모두에게 헛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땅 끝까지 내려가 땅이 꺼져라 탄식해 보기도 하고, 생의 환희로 하늘 끝까지 올라 보기도 하고, 애통에 슬픔에 눈물을 펑펑 쏟아 보기도 하고, 재미있는 광경에 폭소로 답하기도 하고, 나를 만드신 하나님이 만족하시도록 모든 것으로, 모든 기능을 구사하여 살아보자. 그래서 모든 병을 고치고, 모든 슬픔을 삭이고, 모든 것을 용서하고 품으며, 생각이 깊어지며, 영성이 성숙하는 이 가을이 되게 하자.
Sincerely, chung jinw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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