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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 > 동유럽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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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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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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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흥부선교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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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월, 너무 빠릅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삶의 엄숙함이란, 얼마나 우리를 압도 하는지...
거기까지, 감사한 것 밖에 없고, 겸허할 수 밖에 없는 인생임을...!
(동부역에서 두 형제 노숙자 '산니', 열심히 '재활선교센타' 수리하시는 아버님과 '처버', 내 생일)
1. 모녀 노숙자, 형제 노숙자도 있어요.
"어짬(아버지)! 흐흐흑..."
흥부선교사를 붙잡고 웁니다. 곤란한 것은, 한창 단에 서서 말씀을 전하고 있는 중이어서...
"사만다가 죽었다 말예요. 빨리 가서 기도해주세요. 엉엉..."
급식 직전에 먼저 '영의 양식'을 나눠주는 시간이었지만 속히 마무리 하고, 배식을 섬김이들께 맡긴 후,
울면서 저희 부부를 데리고 가는 '산니'를 뒤따라 급히 갔습니다.
바로 옆이지만, 부다페스트 4호선 지하철 공사로 임시로 막아둔 곳이라 빙 둘러갔습니다.
전화박스 아래, 그녀는 죽어있었고, 경찰 한 명이 차를 부른 뒤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어요.
"얼굴을 좀 봐도 되겠습니까?" 흥부선교사의 요청에 경찰이 허락해 줍니다.
저희 부부는 누군지 짐작은 했지만, 헝가리인은 같은 이름이 많아서 확인해야 했습니다.
덮어놓은 꺼먼 비닐 봉지를 들춰보니, 맞습니다. 모녀 노숙자 중, 어머니네요.
한번은 그녀가 급식줄에 나타났는데 얼마나 깨끗해졌는지, 제가 깜짝 놀래서 칭찬에 칭찬을 더해줬지요.
신발도 없이 때로는 비닐봉지를 발에 씌우고 끈을 칭칭 감고 다니던, 정말 누더기 거지 였는데...
아마 행려병자를 위한 병원에 다녀와서, 저렇게 깨끗해졌구나 생각했답니다.
엉? 그순간 또 한명의 똑같은 그녀가 나타나는 거예요. 알고보니, 붕어빵 모녀였던 것입니다.
그 '사만다'가, 푸르죽죽한 시멘트 덩이처럼, 그렇게 동부역 바닥에 굳어져 있는 것입니다.
흥부목사가 그 영혼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산니'가 제일 많이 흐느끼며 웁니다.
그 또한 형제 노숙자로, 꼭 닮은 남동생과 그 곳에서 30년을, '사만다'와 함께 살았던 거예요.
아브라함 품에 안긴 거지 나사로처럼 그녀의 영혼을 맡기는 기도가 끝나자, 경찰이 고마와 합니다.
'그 추운 겨울날씨 이겨내놓고, 왜 이렇게 눈부신 봄날을 못 이기는 걸까? 이 찬란한 생명의 계절에...'
그러나, 모릅니다. 인생, 그 엄숙함이란 얼마나 우리를 압도하는지, 순간순간 감사와 겸허할 뿐!
"이에 그 거지가 죽어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가고, 부자도 죽어 장사되매"(눅 16:22)
2. 친구 명하에 문안하라
"아무래도 아셔야 될 것같애요. 그 분 돌아가셨어요. 어제..."
자원봉사자로 꼬박 일년을 수고하고 돌아가신 유다금씨, 처음 그녀를 2006년 송년 한인회에서 만났지요.
마침 저희 부부 주변으로 온통 한국타이어 주재원 가족들이 앉았던 것입니다.
바로 제 옆의 그녀도 한국에서 교사를 하던 분이라 마치 교무실에 앉은 동료교사처럼 저랑 친해졌어요.
너무 말랐다 싶었지만 매주 금요일 저희 선교센타에 와서 노숙자들이 먹은 기름진 그릇을 설거지했어요.
일회용 그릇, 숟가락, 물컵으로 바꾼 후론, 금요일 급식재료를 자비로 사다주고, 요리를 거들었습니다.
나이도 비슷해서 친구가 되어 신앙서적도 서로 돌려 읽고, 이메일도 주고받고, 삶을 나누었습니다.
저희집에 손님이 오면, "선교사님은 헝가리 노숙자들 챙기니까, 난 손님 챙겨드릴께요." 하면서,
자칭 출장요리사로 음식을 해가지고 와서, 베풀곤 했습니다. 인삼넣은 삼계탕까지...
영어교사였기 때문에 우리 교회 헝가리 청년들이나 영어하는 성도들과도 잘 통했습니다.
"금요일은 아프지 말아야 되는데... 오늘은 도무지 못가겠어요. 너무 아파요."
우리가 이사를 가기 전쯤부터 그녀가 전화합니다. 웃으면서... "꼭 가고싶은데, 즐거움이었는데..." 하며.
한달 쯤 후 2007년 연말 송년 한인회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계속 찾고 기다렸다며, 늦게 참석하게 된 저희 부부를 반갑게 맞아줍니다. 조명으로 어두운데도...
장기자랑 시간에, 한국타이어 주재원 부인들이 단체로 춤추며 노래했는데, 그 팀이 전체 1등을 했지요.
감사인사할 때도, 그녀는 대표격으로 다른 한 부인과 함께 앞으로 나와서 저는 힘껏 박수를 쳐줬습니다.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그때, 그러니까 한 3개월 전에, 우리는 서로 약속했답니다. 우리 이사한 '재활선교센타'에 오기로.
'유다금씨! 고맙습니다! 죄송해요. 그렇게 아픈 줄 몰랐어요. 말한마디 없이... 인사도 못나누고...'
흥부목사가 '모스크바역 광장'에 서서, 그녀의 영혼을 위한 기도를 합니다. "주님과 소외된 자를 섬긴..."
내 친구 '문주생'도, 내 동서 '이현자'도, 헝가리에서 만난 친구 '유다금'씨도, 오십고개를 못 넘기고...
저는 지난 토요일 만 오십하나가 되었습니다. 눈물이 나네요. 안녕! 말하고 싶은데...
"평강이 네게 있을지어다 여러 친구가 네게 문안하느니라 너는 각 친구 명하에 문안하라"(요삼 1:15)
3. '재활선교센타' 보수 공사 중
편지가 왔습니다. 헝가리 이민국에서, 저희 부부 '장기 거주증' 신청이 거절된 사연이... 바로,
제 '거주증' 기간이 일주일 쯤 전에 벌써 만료가 되어버렸다는 통지였습니다. 그건 법적 생명이지요.
'그럼, 난 붕 뜬 건가? 내 존재는...?'
당연히 '거주증(1년간)'이 만료되기 전에 '장기 거주증(5년간)'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다음날 부랴부랴 이민국에 갔더니, '장기 거주증' 과정 중이라, 바로 연장을 해주었습니다. 휴~ 감사!
내 존재를 정당하게 유지해나가기 위한 법! 거의, 모든 선교사들이 선교현장에서 신경쓰는 일 입니다.
저희 '선교법인'의 존재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름은, Cultural Mission Institute Foundation 입니다.
이사한 지, 햐~ 벌써 5개월이 되어가네요. 그래도 아직 행정적인 일로, 뛰어다니곤 합니다.
그런 중에도, 사역루틴(일주일 5일 급식 및 거리사역, '거리의 교회' 예배)을 한번도 거른 적이 없으니,
감사할 뿐이며, 내일도 감사할 뿐입니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거기까지, 감사한 것 밖에 없고, 겸허할 수 밖에 없는 인생임을...!
"땅이 변화하여 진흙에 인 친 것 같고 만물이 옷같이 나타나되"(욥38:14)
저희 '재활선교센타'에도 봄이 왔습니다. 보라색 히야신스 꽃밭이 있어, 향긋하고 아름답습니다.
50년 된 집, 게스트하우스, 공동체 생활하는 '처버' 숙소, 앞마당, 뒷공간, 차고, 온통 수리 중입니다.
아버님께서 손수 '선교센타'를 수리, 꾸며주고 계십니다. 만 75세인데, 중노동을...
(아버님은 공직 퇴임 후, 영월에서 'M600 캠프' 운영하심, 두달간 어머님과 함께 오셔서 보수공사해주심)
벽, 바닥, 계단, 처마 밑 등의 헐은 곳을 새로 바르는데 시멘트 40kg짜리가 24포 들어갔습니다.
이제 곧 페인팅에 들어가게 됩니다. 우선 본래 있는 것부터, 새롭게 보수해서 아름답게 만들고,
또 주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때에, 넓은 공간에 '예배당 겸 재활선교센타 건물'을 지을 것입니다.
그때에는, 이 '재활선교센타'가 인 친 것같이 화사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그 기도와 정성의 물질, 후원과 동역... 그 기도와 기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사역에 함께 해주신 한분한분 개인, 가정, 교회, 친구 그 명하에 문안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08. 4.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흥부선교사네, 김흥근 목사의 서명희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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