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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 > 아프리카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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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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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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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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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의 고인 피로 사랑을 기록한 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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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길이 진짜 맞는 길인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지역마다 찾아 다니며 선교하는 것을 왜 나같이 부족한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인지, 혼자 이렇게 발버둥친다고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 것인지 의심을 하게 된다. 아무리 애를 써도 누구 한사람 돌아봐 주지 않을 때, 내 속에 가진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었지만 매몰차게 예수를 걷어차고 돌아서 버리는 사람들을 만날 때 그런 회의감은 절정에 달한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이 길을 간다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힘든 길이다. 개척 현장에서 선교사를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음식이나 태양이 이글거리는 사막의 모래바람이 아니다.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다. 그것을 극복하기만 하면 다른 어떤 어려움도 싸워 이겨낼 수 있다.
나는 지금까지도 ‘나’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 싸우다 지치면 심한 외로움과 고독감에 휩싸이게 된다. 그럴때마다 찾아가는 곳들이 있다. 돌아가신 빌 브라잇 박사님이 생전에 계시던 집무실이다. 예수님을 가장 사랑했던 CCC 창설자. 그는 여러 면에서 나의 영적인 멘토였다. 우리 사무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전세계 중보 기도실도 자주 찾는 곳이다. 전세계 현장 곳곳에서 날아온 기도제목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다 보면 힘이나고 의욕이 다시 일어나곤 했다. 그리고 또 한곳은 ‘믿음의 전당’이라고 이름붙여진 순교자 기념벽이다. 복음을 전하다가 죽임을 당한 선교사들의 이름이 한면 가득 붙어 있는 곳이다.
‘존 아룰루’. 그 순교자 기념벽 제일 첫번째에 붙어 있는 이름이다. 그는 우간다 현지인이었다.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서 많은 아이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예수를 믿고 전임 사역자로 헌신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했지만 우간다 민족을 위해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그는 우간다 ‘이테소(Iteso)’ 언어를 쓰는 자기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겠다며 영화 ‘예수’ 의 번역을 주도했다. 영화 ‘예수’는 누가복음 전체를 중심으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먼저 성경 번역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영화에 맞게 대사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존 아룰루는 그 모든 작업을 단숨에 해 치웠다. 그리고 녹음을 시작했다. 한주간동안 상당량의 분량이 마무리되었다. 예수님의 목소리는 그가 직접 나서서 녹음했다. 이 정도 속도라면 한달만에 영화 번역 작업이 마무리 될 것이고 그러면 수많은 자기 민족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테소’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찾아갔다. 나머지 분량을 녹음하기 위해서는 몇사람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그 일을 도울 사람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는 현지인들을 데리고 녹음 작업을 하고 있는 도시로 향했다. 그런데 돌아오던 길에 일단의 게릴라들이 나타났다. 게릴라들은 길 옆에 숨어 있다가 존 아룰루 일행이 탄 차가 다가오자 자동소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타고 있던 일행중 한사람의 머리에 총탄이 관통하여 즉사했다. 젊은 여인은 다리에 총을 맞고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에 모두 어찌 대처할 바를 모르고 비명만 지르고 있었다. 운전하던 존 아룰루는 이대로 있다가는 모두 죽는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모두에게 몸을 숙이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차를 달리기 시작했다. 게릴라들도 사격을 중지하지 않았다. 빗발처럼 쏟아지는 총탄에 바퀴는 터져 차가 휘청거렸다. 바퀴 축만 남아 덜컹거리느데도 존 아룰루는 차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는지 총소리는 잦아들고 주위는 고요해 졌다. 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었다. 유리창은 하나도 남지 않고 모두 깨져 있었다. 차 안은 피가 범벅이 되어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운전석을 보니 운전하던 존 아룰루가 쓰러져 있었다. 심장에 총을 맞았던 것이다.
일행은 급히 인근 병원을 찾아 갔다. 다리에 총을 맞은 여인은 응급실로 옮겨지고 존 아룰루는 수술실로 옮겼다. 심장에 총을 맞고 그 극심한 고통속에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의사들이 입을 모았다. 게릴라들을 피해 달려오느라 이미 피를 다 쏟아낸 것 같았다. 의사들이 수술을 준비하는 동안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병원의 복도옆에서 침대를 밀고 있던 동역자에게 존 아룰루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아브라함, 이 작업을 중단하지 말게. 우간다는 이 영화가 필요하네. 이것을 통해 우리 민족에게 예수가 전해져야 하네.”
존 아룰루가 죽고 난 다음해에 영화 ‘예수’는 우간다 ‘이테소’언어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그가 교장으로 있던 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상영되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존 아룰루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예수의 목소리를 녹음한 존 아룰루는 천국에서 자기들을 부르는 것같이 느꼈다고 했다. 영화가 끝나고 그 자리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예수를 영접했다. 그리고 그는 죽어 없지만 그의 목소리는 살아 ‘이테소’ 사람들에게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이 물과 피를 쏟아 최고의 사랑을 주신 것처럼.
박태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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