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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선교단체 > 바울선교회 등록일 2006-11-06
작성자 관리자 (admin)
엠케이 단상 / 건강한 자존감과 정체감을 지닌 한국 아이
바울선교회지 103호 2006, 11.12월호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파란나라의 파란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파란아이로 자란 아이. 하지만 부모를 따라 노란 나라로 이사를 가서 노란 나라의 것을 배우며 노란 아이로 살았습니다. 이 아이는 파란나라가 그립고 친구들이 보고 싶어 다시 파란나라로 갔지만 친했던 친구들은 예전 같지 않고 파란 나라가 어색했습니다. 친구들은 이 아이에게 “너는 파란나라에서 살았지만 노란 나라에서 살다가 왔기 때문에 파란나라 아이도 아니고 노란 나라 아이도 아닌 초록나라의 아이야” 하더랍니다.

이 초록아이에 대하여 엠케이 네스트의 백인숙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파란나라의 아이도 아니고, 노란 나라의 아이도 아닌 나는 누구일까? 내가 초록아이인 채로 살 수 있는 곳은 이 세상에 없을까?” 12살 난 미국의 한 선교사의 자녀가 쓴 시의 한 구절 입니다. 그러나 이런 초록아이는 부모와 함께 타국에 있는 동안은 별로 자신의 정체감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타국에서 자기는 외국인이니까요. 하지만 막상 한국에 왔을 때 자기는 한국인도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충격입니다. 부모들은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부모들은 가보지 않은 길, 그래서 초록아이들은 부모에게도 자신의 혼돈을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합니다. 혹은 표현을 하기는 해도 부모가 공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디에서도 완전한 주인의식을 누리지 못하면서, 어디에서나 소수자의 위치에서 주류에 끼지 못하는 느낌, 그러면서도 여러 문화에 대해 연계성을 느끼는 초록아이, 그러다가 자기와 비슷한 경험을 한 아이들을 만나면 가장 마음이 편하고 서로 통하는 것 같은 소속감을 느끼는 초록아이.

이런 아이들을 문화인류학자 루스 유심(Ruth Useem)은 TCK(Third Culture Kid: 제삼의 문화아이)란 용어로 표현했습니다. 그녀의 정의에 의하면 이들은 성장기의 중요한 시기를 부모 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권에서 보낸 자들로서, 선교사 자녀(엠케이)를 포함하여, 교포, 유학생, 주재원 자녀 등도 다 TCK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조기유학생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도 역시 이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은 타문화를 경험하면서 다양하고 폭넓은 산지식을 얻고, 타문화에 대한 민감성을 배우기도 하는 등 많은 장점을 누리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어 홀로 서게 될 때 자신의 진정한 뿌리가 어디 있는지, 어디에 속하는지, 무엇을 위해, 어디에서 살아야 할 것인지, 열려진 다양한 기회만큼이나 혼돈과 외로움을 겪게 됩니다.

이런 초록아이들은 어디에서 소속감을 느낄까요? 한국? 제3국? 미국? 터키? 그들의 소속감은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같은 경험을 한 TCK, 엠케이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소속감을 발견하게 되곤 합니다.

제3의 문화권 자녀들(TCK)에게는 현재 당면하는 도전이나 어려움이 있지만 그들이 열린 자세로 그들의 본래성(Originality)을 잃지 않고 그들의 양면성을 긍정적으로 수용, 강화할 경우, 정체성을 잃어버린 아이가 아닌, 두 정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국제 아이(International Kid)로서 자라게 할 수 있으며, 민족 간의 막힌 벽을 뚫어낼 화해의 복음의 일꾼으로 길러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그들에게 주어져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부모들의 의식과 자녀들에 대한 조기 교육, 그리고 성장기 자녀들을 적절히 도울 수 있는 구체적 프로그램 등 적극적인 배려와 도움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체성을 잃어버린 아이(Lost Kid)가 아닌, 두 정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국제 아이(International Kid)로서 자라게 하려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한국선교사 협의회에서 한국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렸습니다.

첫째, 한국인의 피를 받고 한국인의 부모 아래 태어났음을 인식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둘째,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 이해함으로써 자신이 그 일부를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연대감을 느끼며,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셋째, 한국적인 유산에 대해 감사하며, 애정 어린 평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자신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느끼는 것입니다.

넷째, 한국인으로서 자신이 느끼는 동질감을 통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참여와 기여를 하고자 하는 의욕과 열정을 가지는 것입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있는 아이는 삶의 목적이나 목표를 쉽게 설정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체성에 의해 통제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충분히 정의 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강점을 개발시키고 약점을 보완시킬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건강한 자존감과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필수조건이 우리말로 말하고 듣고 쓰고 읽을 줄 알아야 하며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코니 버포드(Connie Buford)는 “당신의 자녀들에게 안정감을 위하여 뿌리 의식을 확실히 심어주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리가머(Rigamer) 박사는 “뿌리의식이나 대가족과 고국의 문화와의 유대감은 매우 중요하며, 우리들은 이것들을 포기할 수 없다. 자녀들은 참으로 자신들의 고국의 문화에 뿌리박을 필요가 있으며 대가족 구성원들과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아이들은 눈이 열려 국제화가 되기 전에 먼저 자신에 대한 뿌리의식과 소속감, 동족 및 자국 문화와의 정체감 및 그에 대한 신념들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전에 시작할 수 있는 무엇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20-30년 후에 어느 나라에 머물고 있을지 미리 그림을 그려 보시길 원합니다. 혹 내 자녀가 영원한 이방인처럼 살기를 거부하고 한국인으로 살기를 원하는데 언어가 안돼서 한국에서 살 수 없다면, 문화와 역사를 몰라서 문화 충격 속에 빠져야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부모인 우리들이 자녀들을 위하여 미리 준비시켜 주어야 합니다.
저는 필리핀에 있는 선교사 자녀학교에서 사역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안타까웠던 것은 자녀들의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하여 ‘한국말, 문화는 잊어도 좋다 영어만 잘해라’ 하는 식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시아 과학인재 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온 인재관리 국제 컨설턴트인 조세미 씨는 영어에 목숨 거는 한국 교육은 잘못이라며 “글로벌=영어”라고 단정 짓는 한국의 인재교육의 방향은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영어는 그야말로 의사소통 수단일 뿐이며 세계 최고의 글로벌 기업들이 영어를 미국, 영국인, 못지않게 구사하는 인재를 원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영어에만 매달리느라 다양한 문화 체험,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기를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며 영어에 목숨 거는 한국 교육을 꼬집어 말했습니다.

언어학적으로도 모국어가 제대로 학습되어진 아이들은 제 2, 제3의 언어도 쉽게 배운다고 합니다. 제 1모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줄 아는 아이들은 모든 면에서 자신감과 당당함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구성원의 대부분이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나라 사람들인데 자기 식 영어를 당당히 구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세련된 영어구사능력이 아니라 자기만의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어떤 논리로 제시하고 관철시킬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부모의 격려와 지원 가운데 자유롭고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도록 여러분 자녀들의 교육여건을 고정된 틀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시길 원합니다.

그것은 마치 아이들의 마음에 스펀지를 만들어 주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일단 스펀지를 갖춘 아이들은 뒤늦게 틀 속에 뛰어들더라도 앞서간 아이들보다 훨씬 많은 양의 지식을 빨리 빨아들이고 소화해낼 능력이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말을 하고 쓰고 읽을 줄 알며 문화와 역사를 아는, 건강한 자존감과 정체성을 지닌 세계를 이끌 한국인 인재가, 지도자가 여러분의 자녀 가운데 나올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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