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9일, 일요일, 태국에서는 중요한 선거가 치러졌다.
태국 역사상 최초로 신 헌법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투표,
즉 신 헌법에 대해 찬성이냐, 아니면 반대냐를 묻는 투표였다.

신 헌법의 내용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태국인들도 자세히 알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
단지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신 헌법을 반대할 것이며,
탁신 전 총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신 헌법을 찬성할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신헌법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신 헌법을 제정한 군부를 지지하는 이들이고,
반대하는 이들은 군부를 반대하며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탁신 지지층들은 오래전부터 신 헌법 반대를 위한 여론 조성 활동을 벌여 왔는데,

아쉽게도 투표결과는 신 헌법에 대한 찬성이 57.81%,
그리고 반대가 42.19%로 신 헌법은 국민들에 의해 통과되었다.

신 헌법의 찬반 여부를 묻는 이번 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5,093,055명 가운데
약57.61%가 참석했으며, 이 중에 신 헌법에 대한 찬성이 14,727,407명,

그리고 반대하는 이들의 숫자는 10,747,310명,
그리고 무효표가 약 5십 만표 정도로 나왔다.
찬성과 반대표의 차이가 근소하게 나타난 것은
현재 태국 내 국민들의 여론이 탁신 지지층과
군부 지지층으로 첨예하게 갈라져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도 북부와 동북부 지역은 신 헌법에 대한 반대표가 우세했다.
탁신 전총리가 북부 출신이며, 특히 서민층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많이 준 것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중부와 남부는 찬성표가 우세했다.
중부의 엘리트 계층, 그리고 남부의 이슬람 세력(군부의 핵심 인물인 손티 장군이 바로 이슬람 신봉자)들은 아마도 탁신의 반대 세력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신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와 더불어 쑤라윳 쭐라논 총리는
올해 말에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선언을 했고,

신 헌법은 푸미폰 국왕의 허가를 통하여 8월 말에 공포할 예정이라 발표했다.
그러나 총선의 시기는 12월 5일이 푸미폰 국왕의 80회 생일이기 때문에,
12월 내내 축제의 분위기가 이루어질 것을 예상해 보면 올해 말,

즉 12월 중에 실시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이다.
지난 5월 31일, 해산조치 된 각 정당들도 새롭게 정당을 창당하고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 특히 탁신 전 총리에 의해 구성되었던 타이락타이 당원들도 신당을 창당하여(팔랑 뿌라차촌=국민의 힘) 총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국민들에 의한 지지도가 상당히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외의 정당들도 연합으로 총선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특히 지난 쿠테타의 주역인 쏜티 장군이 이번 9월에 임기를 마치게 되는데,
그 이후의 행방, 즉 임기 만료 후 총리로 출마할 것인지도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번 신 헌법에서 몇 가지 논란이 되었던 내용이 있었는데,
먼저 신 헌법 제정 초기부터 많은 승려들이 불교의 국교화 명시를 놓고 많은 시위와 서명 운동을 벌여 왔다.
그러나 결국 이번에도 불교의 국교 명시화는 인가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국은 불교의 국가, 불교는 태국의 국교로 알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태국의 헌법에는 불교의 국교화가 명시되어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
왜 그럴까? 여기에 대해서는 스스로 답을 찾아보시기를 바란다.

현재 태국은 상하원의 양원제로 내각이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신 헌법에서는 현재 200명인 상원의 숫자를 150명으로, 그리고 하원의 숫자를 500명에서 480명으로 줄였다.

그리고 총리에 대한 내용도 원래 임명직이었는데, 선출직으로 바꿨고, 임기는 8년으로 한번의 연임만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탁신 전 총리의 부정부패를 계기로 총리와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방지에 관련된 법안도 첨가되었다.

이번의 투표를 통하여 확실해 진 것은 태국 국민들의 이 분화된 모습,
그러나 이러한 태국 국민들의 모습이 결코 잘못된 것일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번의 투표가 신 헌법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는 역사상 최초의 투표였다는 사실, 이것만으로도 현재 태국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관문을 통과한 것이기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를 넘어서 이제 태국이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달려가는 그날까지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