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해마다 한국의 겨울 방학이나 여름 방학기간이 되면 많은 단기선교팀이 선교지를 방문한다. 주일학교 어린이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성도들이 선교지를 방문하여 말로만 듣고 보던 선교현장에서 봉사하고 수고하는 것은 후원교회와 선교사관계를 떠나서 모두에게 유익하고 귀한 것이다. 이러한 단기선교팀들이 선교지를 많이 방문하게 되면 선교사와 선교지를 더 많이 이해하고 함께 동역하게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이렇게 열정적인 자세와 기도와 기대, 그리고 많은 재정, 인원, 기도로 준비하여 떠나는 단기선교지만, 선교지와 선교사에 대한 잘못된 이해, 또는 이해 부족으로 인하여, 유익이 되어야 할 단기선교가 때로는 오히려 선교사와 선교지에 해악을 끼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으니 말이다.

필자는 필리핀을 포함하여 1996년부터 선교지에 몸담아 오면서 수많은 단기선교팀을 맞아 함께 사역하였다. 그래서 이러한 단기선교의 음과 양을 꽤 경험하였다. 어떤 팀은 다녀간후 선교사에게 힘과 용기와 격려를 주어 힘찬 사역을 할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반면, 어떤 팀은 그 반대로 떠난 후의 후유증으로 인해 그것을 회복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필자는 이러한 다양한 단기선교의 성격들을 고찰한 후, 그 바람직한 방향을 제기하고자 한다. 이는 물론 궁극적으로 주님의 나라를 함께 섬기고 세우는 일에 유익이 되게하기 위함이다.

단기선교팀의 다양한 형태들

그 많은 단기선교팀이라해도 성격상 크게 세가지 형으로 나눌수 있겠다. 이는 어떤 자세로 선교지와 선교사를 대하는가로 나눈 것이다.

우선, 발표회형이 있다.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을 준비하여 선교지에서 발표하는 것을 주로 하는 단기선교형이다. 이들의 중심은 물론, 자신들의 뜨거운 영혼사랑과 헌신적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무언극이나 수화 또는 인형극을 준비하고, 워쉽을 준비하고, 노방전도를 통하여 그러한 열정을 선교지에서 표현하다. 그러한 면에서 적지 않은 도전과 유익을 준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선교형의 단점은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사역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일방적으로 발표회를 구경하는 장기자랑으로 그치게 되거나, 심성과 문화가 전혀 다른 현지인이나 현지성도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수도 있다.

선교란 타문화권에서 그 타문화권의 언어와 문화를 도구로 십자가의 복음을 증거하여, 하나님의 택한 백성을 찾아 구원하시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정의 할때, 이러한 성격의 단기선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둘째로, 수련회형이 있다. 선교지를 마치 기도원에 온 것처럼 생각하고 자기들만의 프로그램만을 가지고 기도하고 성경읽고 영성훈련에만 몰두하는 단기선교형이다.

해외에서의 수련회, 나름대로 의미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너무 많은 경비가 든다!! 단순히 기도회나 수련회를 할 것 같으면 구태여 선교지에 올 필요가 없지 않을까? 게다가 영적 우월감을 가지고 선교사를 가르치려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으니 전입가경이다. 단기선교를 무슨 선교지의 선교사나 현지성도들 기죽이려고 온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런 모습가지고는 현지의 성도들을 감동시킬수 없다는 것을 왜 모른단 말인가? 그런 면에서 단기선교의 성격중 최악이 될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형이라 할 수 있다.

셋째로, 선교지 흡수형이 있다.
어찌보면 제대로 준비된 프로그램도 없고, 또 특별한 영성을 소유하고 있진 않지만, 열정과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선교지와 선교사와 현지성도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땀흘려 일하고 장난하고, 손잡고
-말이 제대로 통하지는 않지만-기도하는 형의 단기선교팀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단기선교라고 본다.
필자는 팀들이 올때마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하지말고, 현지인이
되.려.고 하십시오"라고 주문한다. 주문이면에는 이들속에 들어가 함께 하나되라는 숨은 의도가 있다. 이러한 태도는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그들이 주안에서 하나된 형제라는 의식이 없으며, 주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라는 큰 그림이 그 마음에 없으면, 갖기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태국 치앙마이 고재선 선교사